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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을 버리고 강기훈과 함께

기사승인 2022.08.08  22:30:54

임종석 seok944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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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신앙생활인가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일상생활이 곧 신앙생활입니다. 교회생활을 신앙생활인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교회생활이 신앙생활이 아니라는 말은 아닙니다. 교회생활을 포함한 모든 삶 자체가 신앙생활이라는 말입니다. 가 아니라 그리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하루 24시간, 1년 365일이 모두 신앙생활이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교회를 나와 교회 밖에서 하는 가정생활, 직장생활, 사회생활은 세상 사람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게 하면서 이어가는 교회생활은 신앙생활이 아니라 한낱 종교 활동에 지나지 않습니다.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롬12:1)라고 했습니다. 전에 나온 성경은 이 말씀의 뒷부분 ‘산 제물로 드리라’를 ‘산제사로 드리라’라고 번역하고 있는데, 어차피 같은 의미이지요. 우리 몸 자체가 산 제물이라면 우리 각자가 사는 삶 그 자체는 산제사로 드리는 것이 됩니다. 그리고 그런 산제사가 곧 믿는 우리가 드릴 ‘영적 예배’, 최상최고의 예배인 것이지요.

따라서 일상의 삶에 관한 이야기는 신앙 이야기가 되어야 합니다. 가정에서의, 직장·사회에서의 삶에 관한 이야기 모두가 신앙 이야기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 그렇다고 신앙이 어떻고 성경이 어떻고 하는 이야기여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어떤 말을 하고 어떤 행실을 하던 그것을 신앙의 마음으로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기독교인 중에는 정치적인 이야기를 금기시하는 사람도 없지 않은데,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정치가 작동되는 사회, 나라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믿는 사람들은 정치 이야기도 신앙 이야기로 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모두가 같을 수는 없습니다. 사람에 따라 이렇게 말하기도 하고 저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그에 모범 (답)안이 있을 수 없다는 말도 됩니다. 그것을 성경이 제시해 주고 있으나 그 성경의 해석이 각기 다르니 이야기 또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누가 조금이라도 더 성경을 바르게 이해하여 그대로 살려하는가에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저는 성경을 잘 모릅니다. 성경을 가능한 한 제대로 알아 그대로 살아보려고 힘껏 기도하며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게 잘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믿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듯 저도 미약하나마 제 신앙의 양심에 따라 말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 그렇게 정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지금의 정치상황이 저로 하여금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며칠 전 <당당뉴스>의 이 난에 ‘인간들이 주물러 만든 神은 여호와 하나님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올렸는데, 사실을 말하면 그 앞에 올린 정치를 다룬 글 ‘지혜로운 건 솔로몬만이 아닙니다’와 ‘이상민 장관님, 저는 장관님이 무섭습니다’보다 먼저 썼(執筆)던 것이지요. 그러나 바로 올리지 못한 것은 우리의 정치상황, 나라가 돌아가고 있는 현실이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나라의 안태(安泰)가 위태로운 쪽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믿음이 어떻고 복음이 어떻고 한다는 것이 한가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에 우선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마음에서였습니다. 그런데 이 글도 올린 지 며칠도 되지 않는 ‘인간들이 주물러 만든 神은…’이 있는데, 다시 쓰지 않을 수 없는 것 또한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이에 공감해 주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그렇지 않는 성도님 또한 적지 않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어느 쪽이 됐건 나라를 사랑하고 신앙의 양심에서 우러나온 생각에서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마찬가지고요.

저는 어제 80을 훨씬 넘기신 선배 목사님과 통화 중에 이런 말씀도 드렸습니다. ‘저는 애국자는 아니지만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만은 누구에게도 못지않습니다. 세속화 되어 버린 다대수의 목사들과 교회를 싫어하지만, 성도들이 서로 어울리며 더불어 모이는 사랑 공동체로서의 교회를 사랑합니다. 모든 교회들이 그런 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런 마음으로 이 글도 쓰려 합니다. 제가 보고 느낀 사실을 그대로 침소봉대하지 않고 써볼 생각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을 생각하다

 

<대통령이 극찬할 만큼 훌륭한 장관>

지금 나라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매일 매일의 뉴스가 대형 이슈들로 도배되고 있습니다. 다 아시는 대로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도 그에 크게 공헌(?)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고 한 그 훌륭한 사람 중의 한 사람이지요. 윤 대통령은 특히 ‘자질’을 들어 훌륭하다 했는데, 그 자질과, 대통령이 그렇게도 강조하곤 하는 능력에 관해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박순애 장관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뜬금없이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학제 개편안을 꺼내들었습니다. 그게 결정되어 시행된다면 76년 만에 처음으로 바뀌게 되는 중대하다는 말만으로는 설명이 안 될 만큼 중차대한 초대형 국정과제를 교육계나 학부모, 심지어 시도교육청과의 논의 한 번 없이 꺼내든 일이었습니다.

당연히 교육계와 학부모사회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언론은 벌집을 쑤셔놓은 듯 소란스러워졌습니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이에 대한 박 장관의 부적절한 대처는 연일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였습니다. 오락가락하는 행보도 말썽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하고 싶은 말을 원고를 읽는 것만으로 마치고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도 입을 다문 채 피해 가다가 신발이 벗겨지는 해프닝까지 벌였습니다. 기자들의 불만이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도 강조해 온 소통은 어디로 간 것인지 행방이 묘연하기만 합니다.

그런데다가 박순애 장관은 교수 재직 시절 표절논문 게재로 인해 학회로부터 투고금지 징계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그리고 자녀 입시 컨설팅, 만취 운전, 조교 갑질, 사안 사안에 따른 거짓해명 등 비리의 온상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논문 표절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이자 학자이기도 한 교수에게는 치욕 이상의 불명예입니다. 그것이 알려지면 낯도 못들 정도가 되는 것이지요. 거기에다 투고금지 징계를 두 번씩이나 받다니… 더 이상 말해 뭐하겠습니까.

교육부장관직이 어떤 자리입니까. 이 나라의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부의 수장 자리입니다. 어느 부처의 수장보다 도덕성이 더욱 요구될 수밖에 없는 자리입니다. 노무현 정부 때의 김병준 교육부 장관이 취임 13일 만에 물러난 것도 박 장관과 같은 논문문제 때문이었습니다.

학제 개편문제로 일반 국민과 각계의 비난이며 반발이 거세지자 박순애 장관은 ‘국민이 정말 원하지 않는다면 정책은 폐기될 수 있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게 뭔가 싶습니다.

오죽했으면 <동아일보> 조차도 이에 대해 ‘사설’을 통해

‘취학 연령이나 국민제안을 둘러싼 논란은 단순히 해프닝으로 넘길 사안이 아니다. 현 정부의 정책 역량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는 궁극적으론 취임 3개월이 다가오는데도 윤석열 정부의 국정 기조와 비전, 핵심 국정과제가 여전히 흐릿하다는 데서 기인한다.’

‘어설픈 한건주의 정책을 내놓고 여론의 질타가 쏟아지면 슬그머니 거둬들이는 일이 또 반복돼선 곤란하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국정 비전부터 바로 세워야 할 것’이다.

이 같은 비판과 지적을 내놓았겠습니까.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청문회도 거치지 않은 박순애 교수를 장관으로 임명하면서 언론과 야당의 공격을 받느라 고생했다, 소신껏 잘 하라 라고 한껏 힘을 실어줬습니다. 그 결과가 오늘의 사태를 낳은 것입니다.

 

<김건희 박사와 홍길동이 무슨 상관이 있기에>

여러분, 논문 표절이라면 누군가 생각나는 또 한 사람 없습니까. 그렇습니다. 영부인 김건희 박사지요.

국민대학교는 김건희 박사 논문에 대한 조사결과를 지난 1일 이례적으로 퇴근 시간이 임박하여 발표하였습니다. 조사대상 4편의 논문 중 3편은 '표절 아님', 1편은 '검증 불가' 판정이었습니다. 누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 그런 판정을 내렸는지 알 수 없는 발표였습니다. 발표 다음날 기자들은 대학 측에 이와 관련이 있는 질문을 했으나 ‘말할 수 없다’ ‘드릴 말씀이 없다’ ‘자료 이상 언급할 게 없다’는 말 외에는 들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김건희 박사의 위 4편의 논문이 세간의 적잖은 이목을 끌었고, 따라서 그것이 표절이라는 사실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터라서 국민들이 받은 충격과 분노는 컸습니다. 당연히 국민대의 교수, 학생, 동문의 그것은 일반 국민보다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느 교수는 ‘거대한 힘 앞에서 정의 같은 것들이 사라진다는 생각을 했다’며 분개했습니다. 국민대 교수뿐이 아닙니다. 5일, 전국 국공사립교수 및 연구자들이 대부분 가입한 전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와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 등 13개 단체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의 불이 꺼지면 나라의 불이 꺼진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여, ‘국민대가 누가 봐도 명백한 표절논문에 대해 뻔뻔하기 짝이 없는 “면죄부”를 발행한 까닭은 무엇인가’라며 ‘국민대의 표절 의혹 판정 배경·세부 절차 공개, 김건희 여사 박사 학위 즉각 박탈, 교육부의 판정 결과 재조사 및 교육부 장관 사퇴,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입장 발표 등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재학생들은 부끄럽다, 개탄스럽다, 학교 다니기 민망하다, 진짜 이렇게 하는 게 맞나, 과잠 입고 다니기가 쪽팔린다, 윤석열이 말하는 공정이 이런 것이냐, 는 등의 반응을 보였고, 한 동문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이라는 표현까지 등장시키며 ‘표절이란 단어 뜻도 모르는 어린아이가 보아도 명백한 표절인 것을 좌우를 떠나 정권 눈치 보며 벌벌 떠는 꼴이 너무도 근시안적이고 너무도 패배주의적이라 뭐라 덧붙일 말이 없어지는 현실’이라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김건희 박사의 숙명대학교 석사논문 표절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으나 논문에 관해선 이 정도로 마치겠습니다.

 

<내부 총질이나 하는 당대표와 비상상황>

윤석열 대통령을 말한다며 무슨 뚱딴지같은 논문 타령이냐고 하실 분도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지금 분명히 대통령에 관해 생각하며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이의 옥중옥으로 화룡점정은 다른 데에 있지 않습니다.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무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

강기훈과 함께’…

이것이 대통령과 여당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이 문자로 주고받은 대화랍니다. ‘…대화라면 믿겠습니까?’라고나 해야 일인데, 사실로 드러나 모두 아는 사건이 되었지요.

국민의힘은 현 상황을 비상상황이라 결론지었습니다. 어떤 것을 보고 그리 판단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비상상황인 것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비상상황은 위의 대화와 같은 상황들이 쌓여 초래된 것임도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위의 문자를 보면 결국 내무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져서 당이 잘하고 있는데, 계속 이렇게 잘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대통령의 의중(뜻)이고, 강기훈과 함께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것이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의 속셈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준석 전 당대표를 대신해서 강기훈과 그리하겠다는 것이 되는데, 그리 돼가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당이 돌아가고 있는 현실을 보면 이준석 전 당대표를 속된 말로 팽하려는 것이 분명해 보이지 않습니까. 물론 그에게도 당이 비상상황을 초래하게 한 책임이 큰 게 사실이지만, 어느 쪽 책임이 더 클까요.

문자 사건이 터진 후 여론은 부글부글 끓었습니다. 비난에 비난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에게 ‘한 이틀 고생하셨네’라 위로의 말로 힘을 실어줬다 합니다.

이러다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24%까지 하락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제가 ‘이러다가’라 한 것은 ‘이 같은 마음의 자세로 당정이 가다가’라는 뜻입니다. 사람들은 대형 악재가 없는데도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대형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는데, 그게 하도 많다보니 크게 보이지 않는 모양입니다. 어떻든 구멍이 크더라도 한두 개면 그래도 때우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작아도 그게 전면에 걸쳐 뚫린 것이라면 때우기보다 판을 가는 것이 쉽습니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그게 안 된다면… 그건 너무도 끔찍해서 입에 담기도 두렵습니다. 나라에 그런 불행이 있어서는 절대로 안 되는 것이지요.

 

<지지율을 끌어올려 대통령도 나라도 살리는 방법>

국민들은 불안합니다. 김건희 영부인이 운영하는 코바나콘텐츠 협찬사의 한남동 대통령 관저 실내공사와 용산 대통령 집무실 리모델링 공사 참여, 건진법사의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친분을 과시한 이권 개입 논란 등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의혹과 논란에 국민들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이번 펠로시 미 하원의장 방한 시에 보인 대통령실의 행보는 이해도 안 되고 납득도 하기 어렵습니다. 이로 인한 성과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야 좋을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관점에 따라 평가 또한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펠로시)에 대한 결례를 말하기도 하는데, 그 역시 견해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대통령실의 오락가락 행보입니다. 대통령이 휴가 중이어서 안 만난다 했다가, 휴가 중 예정됐던 지방 일정이 취소돼 만남을 조율 중이다 했다가, 그리고 바로 잠시 뒤 또 다시 만나지 않는다, 조율도 없었다고 번복했습니다. 그리고는 예정에도 없던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일국의 대통령실이 보인 행보라기보다 어린아이들의 소꿉놀이에 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추어도 그런 아마추어가 없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당시 부족한 부분은 인재를 잘 뽑아 쓰면 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는 것이 증명되고 있습니다. 애시당초 시작부터가 잘못됐습니다. 사람들은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이 멈추지 않자, 대통령이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들 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오늘(8일) 첫 출근을 하는 대통령도 도어스테핑에서 초심을 지키겠다했는데, 그래선 안 됩니다. 왜냐고요? 그 이유를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무속신앙 신봉자라는 것부터가 잘못된 것입니다. 지금이야 확언할 수 없지만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가 무속신앙에 심취했던 것은 확실합니다. 온 국민이 TV를 통해서 지켜본 손바닥의 임금 왕(王)자가 있으니 아니라고 한다 해서 아닌 것은 될 순 없습니다.

집을 나오는데 지지자 할머니가 써 준 것이라 하지만, 주차장이 아무나 접근할 수 있는 곳도 아니고, 설령 그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동 중 차에서 물티슈로 닦으면 될 일이었습니다. 어쩌다 그리 못했다면 화장실 없는 건물이 있을 리 없는 세상이니 가서 씻으면 끝날 일이었습니다. 그도 그리할 수 없는 무엇인가의 이유가 있었다면 후보 토론회에서 굳이 ‘王’자를 쓴 손바닥을 청중들이 보란 듯이 펴 보인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도 토론회에서, 그것도 그리 한 것이 한 번만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 끔찍한 가죽 벗긴 소 행사와 무관치 않은 건진법사라는 인물의 대선 선대본 산하 네트워크본부 참여, 마치 자기의 아랫사람이라도 된 듯 윤석열 후보의 어깨를 토닥거리는 그의 행동, 아니라 한다 해서 아니게 될 일이 아닙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무속신앙에 심취했다는 것은 김건희 영부인의 말도 증명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스님이 우리 남편 20대 때 만나가지고, 계속 사법고시 떨어지니까.…그 양반이 너는 3년 더 해야 한다. 딱 3년 했는데 정말 붙더라고요.’

‘그래가지고 그분이 우리 남편 검사할 생각도 없었는데 너는 검사 팔자다 해가지고, 검사도 그분 때문에 됐죠. 그분은 점쟁이 그런 게 아니라 진짜 혼자 도 닦는 분이에요. 스님처럼..’

김건희 영부인이 ‘스님’이라 한 ‘그분’은 건진법사로 알려진 인물인데, 영부인의 말처럼 혼자 도를 닦는 사람인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그가 보인 기행(奇行)으로 보면 우리 조상대대로 전해 내려온 그런 무속이 아니라 사교(邪敎)의 성격이 강한 그런 무속인인 것이지요.

우리는 ‘정말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는 사고나 오방낭 오방색 사상이 국정에 영향을 끼쳤을 때 어떠한 결과를 가져왔는가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이 자연인으로서의 개개인 문제라면 누구도 나무라거나 비난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국가의 통치자로서는 안 될 일입니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는 청와대에는 단 하루도 들어가지 않겠다고 거듭거듭 강조했습니다. 공간이 의식을 지배하는 것이니 청와대에 들어가면 제왕적 대통령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것은 잘한 결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실행한 결단력은 높이 살만합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이루지 못한 일이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의식이 공간을 지배한다는 말은 대선후보자로선 할 말이 못됩니다. 인간은 환경에 순응하며 사는 것이 사실이지만, 지배당하기 보다는 극복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특히 지도자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제왕적 대통령이 되지 않기 위해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말도 틀렸습니다. 윤석열 후보는 오히려 그럼으로써 제왕적 대통령의 길을 힘차게 걷기 시작했습니다.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던 공약을 불과 사흘인가 나흘 만에 뒤엎고 용산행을 택했습니다. 그토록 중대한 일을 여론수렴 한 번 없이 결정한 것이었습니다. 측근에서도 말리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듣지 않았다고 합니다. 군사독재정권시대가 끝난 후로 이 같은 제왕적 모습을 보인 대통령(당선자 포함)은 없었습니다.

대통령 관저도 육참총장 공관에서 김건희 당선인 부인이 한남동 외교부장관 공관을 다녀간 뒤 하루 이틀 만에 갑자기 그리로 바뀌었습니다. 외교부 쪽에서 보면 마른하늘의 날벼락인 것이지요. 느닷없는 방 빼! 같았으니까요. 그러니 점령군 같다는 말이 나온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윤석열 대통령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그런데도 초심으로 돌아가고 초심을 지켜야 합니까. 안 됩니다. 그랬다가는 앞으로 더 큰 문제들이 벌어집니다. 큰일 납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땜질로는 안 됩니다. 그 땜질마저 실제로는 하지 않고 하는 척해서는 더욱 안 됩니다. 의식이라고 하는 판을 전체적으로 갈지 않으면 모두가 불행해집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휴가 중 대통령실을 통해 앞으로의 국정 키워드로 ‘약자와의 동행’을 제시했습니다. 정말 잘한 일입니다. 그것이 바로 예수가 말하는 사랑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난번 대우조선해양파업 때 보인 정부의 대응방법으로는 곤란합니다. 법대로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대통령이 왜 필요하고 정치는 또 무엇 때문에 있어야 합니까. 검찰과 법원만 있으면 되는 것이지요.

오늘(8일) 오전 한 TV에 출연한 보수성향의 어느 패널은 오늘(8일) 아침의 대통령 도어스테핑에 대해 대통령께서 휴가 중에 많이 생각하신 것 같다. 사고도 안 치고 잘하셨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했습니다. 그러나 긍정적이라고는 하지만 차라리 부정적인 것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까지 야당 탓을 하기도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세간에는 이러다간 폭염도 전 정권 탓이라 하지 않을지 모르겠다는 사람까지 있습니다. 나쁜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나쁘다고만 하지 말고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오늘 나온 두 개의 여론조자 결과도 지지율이 하락이었습니다. 정말 이대로 가다가는 큰일 납니다. 뼈를 깎는 아픔으로 인식을 바꿔야 합니다. 의식을 갈아야 합니다. 그래야 대통령도 살고 나라도 삽니다. 

임종석 seok944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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