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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짭조름하고 칼칼한 맛의 조화 경북 안동찜닭

기사승인 2022.09.20  22:30:04

임석한 skygrac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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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딸이 안동찜닭을 먹고 왔다고 한다. 안동찜닭,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음식이름이다. 1999년도 결혼한 이후 춘천에서 전도사로 일했던 시기인 2000-2001년도 즈음 닭갈비의 고장 춘천에 안동찜닭집이 많이 생겼었다. 춘천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안동찜닭 열풍이 불었던 때였다. 젊은이들 붐비는 곳이면 전국 어디든 안동찜닭집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그런데 몇 년 지나지 않아 안동찜닭집들은 거의 사라져 버렸다. 훅하고 나타났다가 훅 들어가 버린 음식 중 하나이다. 

안동찜닭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을 보니 경상북도 안동과 연관이 있다. 안동찜닭의 탄생에 대한 설은 몇 가지가 있다. 하나는 조선 시대 안동의 부촌인 ‘안쪽 동네’에서 닭찜을 해 먹는 것을 보고 ‘바깥 동네’ 사람들이 붙인 이름이라는 설이다. 

두 번째는 1980년대 중반 안동 구시장 닭 골목에서 단골손님들이 닭볶음탕에 이런저런 재료를 넣어 달라고 요청하면서 재료가 더해져 지금의 '안동찜닭'으로 변모했다는 설이 있다. 한때 자신의 이름으로 안동찜닭 프랜차이즈 사업을 했었던 이귀남씨는 자신이 원조라고 주장한다. 1990년대 매일통닭집이라는 이름으로 장사를 했는데 단골이었던 학교 선생님인 듯한 분들이 닭을 찌개처럼 끓여달라는 주문을 자주 해서, 처음에는 고춧가루 넣고 찌개를 하다가 그 손님들의 요구에 따라 채소가 들어가고, 감자와 당면을 넣기 시작하면서 차츰 지금의 안동찜닭이 만들어지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이 외에도 안동찜닭의 원조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여럿 있지만 안동찜닭도 언제 누구에 의해 발명되었는지는 불분명하다. 

세 번째는 더 설득력이 있는데 서양식 프라이드 치킨점의 확장에 위기를 느낀 안동 구시장 닭 골목의 상인들이 그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맛을 찾던 중 생긴 퓨전요리가 '안동찜닭' 이라는 것이다. 안동의 구시장에는 1970년대부터 생닭이나 튀김통닭을 주로 팔던 ‘통닭골목’이라는 곳이 있었다. 소비자들이 튀김통닭에 식상해하자 1970년대 중반부터는 튀김통닭에 다진 마늘을 듬뿍 버무려 맵고 칼칼한 맛을 내는 마늘통닭을 개발하여 팔기 시작했다. 마늘통닭은 한때 큰 인기를 끌었고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지만, 다시 새로운 맛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1980년대에 새롭게 찜닭을 개발하게 되었다. 갈비찜 양념에 당면과 각종 채소를 넣어 물기가 약간 있게 조리한 양념찜닭이 매콤달콤한 맛과 저렴한 가격, 푸짐한 양으로 전국에 입소문이 나면서 ‘통닭골목’은 ‘찜닭골목’으로 명칭을 바뀌었다.

안동찜닭이 예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통음식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조리서인 '수운잡방'과 조선중기에 안동 장씨(장계향 1598-1680)에 의해 쓰여진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조리서 '음식디미방'을 보면 안동지역에서 오래전부터 안동찜닭과 비슷한 조리법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토막된 닭을 사용하고 부재료 등을 넣어 간장으로 간을 맞춰 만든다고 기록되었다. 

안동찜닭의 맛은 복잡하지 않다. 양념이 전혀 되지 않은 생닭을 먹기 좋게 토막 낸 후 소스에 버무려 채소와 당면, 감자, 당근, 무, 고추 등을 넣고 끓이는데 소스는 간장의 짠맛과 설탕의 단맛, 그리고 고춧가루의 매운 맛의 조화만 있을 뿐 숨어있는 맛은 없다. 단짠에 매운맛까지 있으니 젊은이들이 좋아할 요소이지만 맛이 단순하면 금방 싫증을 느끼게 되는 단점도 있다. 그래서 한때 젊은이들의 거리에서 크게 번창했다가 오래 지속하지 못한 것이 아닐까? 

안동찜닭과 닭볶음탕의 차이는 양념의 차이와 닭조각수의 차이가 있다. 찜닭은 간장베이스양념의 조림요리이고, 닭볶음탕은 매운 양념장으로 끓여낸 요리이다. 통닭이나 닭도리탕은 닭 한 마리를 26-27조각으로 나누는데, 최근 찜닭은 33조각으로 나누기 시작했다. 이유는 닭을 한 입 크기로 토막 내서 간이 더 잘 배게 하기 위해서이다. 

안동찜닭 맛의 생명은 자작한 양념국물이다. 양념국물을 쌀밥에 올려주고 포슬포슬한 감자와 당면까지 쓱쓱 비벼주면 입 안 가득 퍼지는 짭조름함과 칼칼함의 조화가 끝내준다. 

임석한 skygrac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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