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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움길로 표현되는 인생

기사승인 2022.09.26  23:55:17

이경우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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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움길로 표현되는 인생 

(<그곳이 멀지 않다>, 나희덕, 문학동네, 2014)
   
좋은 시는 많은 내용을 함축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시인들이 두루뭉술하게 표현하려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기 위해서다. 많은 내용이 함축되어 있을수록 더 많은 상황에서 적용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가 가지고 있는 힘은 독자가 어느 상황에 있던지 시를 읽고 자신만의 감상을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나에게 있어서 앞서 말한 것이 적용되는 책이라 말할 수 있다. 신학의 관점에서 바라볼 때, 신앙의 눈으로 바라볼 때, 삶을 살아가는 존재로 살아갈 때, 사랑을 하는 사람을 지켜보는 마음으로 볼 때 전부 하나의 뭉클한 감상을 내기 때문이다. 나희덕이라는 작가는 자신의 삶을 시 한 줄로 표현할 때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탁월한 능력이 있다. 내가 이렇게 많은 분야에 있어서 동일한 감정이 드는 것은 어쩌면 독자의 해석 능력이라고 하기 보다는 작가의 능력이라 생각한다. 
 
이 책에는 당연스럽게도 나희덕 작가의 시가 많이 담겨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시는 ‘푸른 밤’이라는 시다. 이 시는 많이 알려져 있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지만 나의 좁은 식견으로 인해서 이 책을 읽을 대야 겨우 알게 되었다. 아무튼 이 시는 개인적으로 큰 감명을 주었는데 그 중에서도 특별한 단어는 ‘에움길’이라는 것이다.

‘에움길’이라는 단어는 지름길의 반대말이다. 지름길이 목적지를 향해 가장 빠른 길을 의미한다면 그 반대말인 에움길은 목적지까지 우회해서 간다는 길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나희덕 시인은 우리의 인생이 마치 에움길이라고 표현한다. 우리 모두는 인생길에 가장 빠른 길을 선호한다. 그야 한국인은 빨리빨리 습성도 있긴 하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가 그만큼 가성비를 중요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가성비는 작은 수고에 큰 효율을 뽑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지름길은 가성비를 제대로 설명하는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에움길은 그 의미랑 많이 다르다. 우회하고 때로는 헤매고, 본래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늦게 도착하는 것이 에움길이다. 

문자 그대로의 에움길은 앞서 말한 것과 동일하다. 하지만 이러한 의미를 우리의 인생, 신앙, 사랑에 대입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 지점에서 그리스도인은 하나의 동일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께 향하는 길이라는 점이다. 언젠가 그리스도인은 순례자와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신앙에는 확신과 의심이 있기도 하고 복과 시련이 공존하기도 하다. 사랑하는 하나님께 다가가기 위해서 우리는 때론 상처를 받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신앙의 길은 하나님께로 향하는 에움길이다. 비록 많은 시련과 상처와 고통에 이 길이 정말로 하나님께 향하는 길인지 의심이 든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하나의 에움길로써 작용한다. 

연인과 배우자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서로 의견이 안 맞고 싸우고 힘들 때 우리는 돌이켜 봐야 할 부분이 하나 있다. 지금 관계의 어긋남이 정말로 다른 길로 틀어버린 것인지 아니면 사랑을 향한 에움길인지 말이다. 대체로 사랑하면서의 싸움은 상대를 향해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다. 신뢰를 저버리는 행동은 이 에움길에 포함되지는 않겠지만 사랑하면서의 투쟁은 서로의 실존 속에서 공명을 맞추는 일이기 때문에 싸우고 힘들더라도 사랑을 향한 에움길을 함께 걷는다 생각하면 좋겠다. 

이경우(청년)

이경우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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