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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추얼의 힘

기사승인 2023.03.20  22:48:48

최명관 혜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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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추얼의 힘>, 캐스퍼 터 카일 지음, 박선령 옮김, 마인드빌딩, 2021

“우리는 고립과 산만함의 위기에 처해 했다” <리추얼의 힘>의 표지 문장이다. 

현대인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사람들은 더 큰 고립감과 복잡다단한 세상에서 모든 것이 흐트러진 산만함 속에 살아가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현대인들이 무한경쟁과 성과주의 사회에서 매일같이 두려움 속에서 깊은 고립감과 외로움, 그리고 단절을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이런 사회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저자는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리추얼’을 제시한다. 리추얼(ritual)의 사전적 의미는 의식절차, 의식의 형식 및 집행, 관례 등을 말한다. 저자는 리추얼을 루틴(성과와 성취를 위한 일상의 단순한 반복)과는 구별하여 리추얼을 ‘일상 속에서 자신에게 의미 있는 행위를 찾아 그것을 신성한 의식으로 반복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 리추얼이 사람들을 고립과 단절에서 벗어나 좀 더 의미 있고 풍성한 삶을 살 수 있게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의 저자 캐스퍼 터 카일은 하버드대학교 신학대학원 펠로우이자 유명한 팟캐스트 공동진행자이다. 그는 하버드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고 ‘신성한 디자인 랩’의 공동창립자로 컨설팅 연구소도 운영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신학수업과 사회경험을 통해, 고립과 단절에서 벗어나 ‘삶을 풍성하게 하는 리추얼의 네 가지 단계’를 소개한다. 

첫째는 ‘나와의 연결을 위한 리추얼’인데 이를 위해 영적인 독서 기술, 리추얼과 안식일, 기술 문명과 떨어지기, 놀이 공간의 중요성 등을 제안한다. 둘째는 ‘타인과의 연결을 위한 리추얼’이다. 제 2장에 나오는 내용인데 그중에서 ‘함께 식사하기의 위대함’을 설명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노라 에프론 감독(영화 유브 갓 메일 제작)이 한 말 “가족은 저녁에 같은 걸 먹는 사람들이다”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함께 식사하는 것은 가족뿐 아니라 공동체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말한다.(102) 함께 식탁에 둘러 앉아 식사하는 것은 먹는 것 이상의 신성한 일이고 위대한 일이라고 주장하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된다. 특히 일주일에 식사 한 끼 다함께 하기도 어려운 현대의 바쁜 가족 구성원들, 코로나로 인해 주일에 함께 식사조차 할 수 없었던 교회 공동체가 떠올랐다. 교회는 본래 주님의 성찬을 중심으로 모이는 식탁 공동체였기에 주일식탁 공동체에 거룩한 리추얼의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 중요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교회 공동체가 믿음 안에서 함께 식사하는 것이 큰 은혜이고 신성한 것임을 기억하고 그리스도와 그리스도 안에서의 성도의 교제를 더 깊은 차원으로 이끌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저자는 이를 위해 식사 전 리추얼로서 함께 부르는 짧은 노래를 부르는 것과 공동체 안에 의미 있는 식사 모임을 만들어 갈 것을 제안한다. 저자는 함께 하는 식사와 더불어 운동 등을 통해 개인의 탈중심화를 이끌어내고 공동체에 더 깊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 개인의 고립을 넘어 타인과 연결하는 일이 우리 사회에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3장에서는 자연과 연결을 위한 리추얼로서 순례와 계절 축하하기를 4장에서는 초월자와의 연결을 위한 리추얼로서 기도와 찬양, 회개와 감사 등을 소개한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분열과 고립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위로와 평안을 줄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을 통해 교회 공동체와 우리의 신앙생활을 새로운 관점으로 보게 된다. 교회가 분열과 고립으로 고통하는 성도들과 이웃들에게 교회 공동체가 역사를 통해 발전시켜온 거룩한 리추얼들, 즉 예배와 성찬, 기도와 성령 안에서의 교제, 성경읽기와 세례 등에 초청하고 참여함으로 하나님 앞에서 더 풍성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회의 소명이며 사명임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우리의 삶을 풍요롭고 성숙하게 하며 단단한 연결과 연대로 이어주는 예배공동체의 힘! 이것이 거룩한 리추얼 공동체인 교회의 힘이고 신앙공동체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들은 매일 성경을 읽고 기도한다. 그리고 교회에 모여 함께 예배 드리고 소그룹 모임을 통해 교제한다. 이것을 신앙의 여정을 통해 반복한다. 이 모든 것이 믿음의 리추얼, 신성한 리추얼이다. 이것은 하나님 앞에 우리의 삶을 새롭게 조명하게 하고, 고립과 산만한 우리의 삶에 새로운 질서와 따스한 연결을 더해준다. 이런 의미에서 교회는 책 제목 그대로 ‘리추얼의 힘’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공동체다. 이것을 아름답고 건강하게 만들어 가는 것 또한 이 시대 교회의 사명일 것이다. 교회 공동체를 통해 우리들의 삶의 모든 일상의 반복이 신성한 리추얼이 되어, 우리 내면의 성숙과 진정한 삶의 변화가 일어나길 기대한다. 일상의 반복이 신성한 리추얼이 될 때 우리 삶에 진정한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최명관 목사 (혜림교회)

최명관 혜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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