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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교회’ 중에 단 하나의 ‘교회’가 되기 위한 방법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 전우성 저, 책읽는수요일, 2021)
- 교회도 브랜딩이 필요합니다
광고, 마케팅, 프로그램 모든 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브랜딩’이다. 이제 브랜딩 없이 무엇인가를 홍보하고 알리는 것은 의미 없는 것이 되었다. 단순히 이슈를 만들고 여론몰이를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철학과 색깔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그것으로부터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내는 일일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홍보의 기술이 아니다. 정체성, 스토리, 차별화, 진정성 등 본질 그 자체가 녹아져야 가능하다.
교회는 어떻게 브랜딩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사실, 교회가 추구하는 방향은 큰 틀에서 다르지 않다. 복음을 공유하고, 전달하는 일이다. 모든 교회가 다 이 일에 집중한다고 할 때, 우리 교회는 어떤 차별성이 있을까? 우리 교회는 어떻게 세상에 어필할 수 있을까? 밤하늘을 수놓은 수많은 십자가 불빛 아래서 우리 교회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이런 질문을 가지고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라는 책을 펼쳤다. 저자는 네이버, 29cm, 스타일쉐어 등을 거치며 차별화된 브랜딩 전략을 실행해 왔다. 이 책에는 브랜딩 성공 사례와 당시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이 책의 표지에는 ‘수많은 이름 중에 단 하나의 브랜드가 되기 위한 방법’이라는 부제가 적혀있다. 필자는 이 문구를 「수많은 ‘교회’ 중에 단 하나의 ‘교회’가 되기 위한 방법」이라고 바꿔보았다. 그리고 저자의 질문에 따라 대답을 찾아보았다.
- 마케팅이 아니라, 브랜딩
우리가 생각하는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이다. 그러나 이것은 마케팅의 관점에서만 정답이다. 브랜딩의 관점에서 보자면, 한 기업이 이윤추구를 통하여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가?’와 관련된 문제이다. ‘우리의 상업행위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우리는 물건 판매를 통하여 어떤 삶을 추구하는가?’ 브랜딩은 단순히 판매고를 높이기 위한 행위가 아니다. 우리가 누구이고 어떻게 사람들에게 보여야 하는지, 우리를 어떤 모습으로 그들에게 기억시킬 것이고, 어떤 방식으로 우리를 좋아하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모든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교회는 단순히 ‘어떻게 사람들을 끌어 모을 것인가?’ 마케팅의 차원이 아니라, 브랜딩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또한, 마케팅이 단시간에 최대의 목적을 달성한다는 효율성의 차원에서 논의된다면, 브랜딩은 어떻게 핵심철학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을 것인지와 관계한다. 교회는 단기간에 최대다수의 사람을 모아서 복음을 주입시키는 공동체가 아니라, 복음의 내용을 사람과 그들의 삶으로 나누는 것에 관심한다. 그래서 교회 브랜딩은 지속적이며, 끊임없는 과정 중에 위치해 있다. 이 글을 읽는 이들도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내가 바라는 교회는 어떤 교회인가?’, ‘우리가 꿈꾸는 교회는 어떤 교회인가?’, ‘그리고 그것은 성경적인가?’, ‘그것을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교회 브랜딩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 무리가 아니라, 제자를
이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문구는 ‘얼추 아는 백 명보다 열광하는 한 명’을 만들라는 것이다. 그 예로 저자가 좋아하는 브랜드 ‘프라이탁’이 있다. 이 브랜드는 트럭 덮개로 쓰이는 타폴린 천에 자동차 안전벨트로 가방끈을 만든, 가방 같지 않은 가방 브랜드이다. 업사이클링이랑 독특한 개념이 탑재되어 모든 가방은 다 다르다. 저자는 이런 브랜드 철학과 아이디어에 매료되어 수많은 가방을 구입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했다고 한다. 조용하게 물건하나 구입해주는 10명보다 동네방네 자랑하고 떠들면서 적극적으로 지지해주는 구매자가 훨씬 더 제품을 돋보이게 만든다.
성경을 보면, 예수님도 무리가 아닌 제자를 키우셨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제자가 되기를 자청하는 핵심인물에게 집중하셨다. 때론, 은밀한 이야기를 비밀에 붙이셨고, 많은 사람들을 피해 제자들과 한적한 곳으로 가셨다. 이 위력은 예수님이 떠나고 나서 나타났다. 제자들은 사도가 되어 복음을 선포했고, 예수교는 동심원을 그리며 커져나갔다. ‘어떻게 철학과 방향성을 공유하는 소수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이들이 열정적인 소비자가 될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이다.
- 브랜딩을 위하여!
교회는 태생부터 소중한 본질이 있다. 그리고 이 본질은 모든 교회가 공유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을 세상에 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과 과정은 어떠해야 하는가? 이것이 우리가 브랜딩에 주목하는 이유다.
저자는 브랜딩을 위해 이것을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불리기를 원하는가?’, ‘과연 나다운 것은 무엇인가?’ 변형해보면 이런 질문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1. 이 브랜드는 어떤 탄생 과정을 거쳤는가? (탄생의 비밀)
2. 사람들이 이 브랜드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존재이유)
3. 이 브랜드는 현재 어떤 문제점에 봉착했는가? (문제점 발견)
4. 이 브랜드가 세상에 없다면 사람들이 가장 불편해 할 부분은 무엇인가? (차별성)
브랜딩 과정은 쉽지 않다. 지속적이고, 끊임없는 수정과 변화의 과정이 필요하다. 필자는 이 부분에서 교회를 설명하는 에베소서의 말씀이 떠올랐다. “너희도 성령 안에서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가 되기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엡 2:22).” 교회는 완성품이 아니다. 만들어져가는 과정 중의 공동체이다. 그 속에서 우리 교회가 포기할 수 없는 핵심 가치와 변경해 가야하는 노력은 무엇이 있을까? 그리고 그 과정을 아름다운 이야기로 어떻게 표현해낼 수 있을까? 이것은 이 글을 적는 필자의 숙제이자, 이 글을 보는 신앙인들의 과제이다.
신동훈 목사 (마포 꿈의 교회)
신동훈 마포 꿈의 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