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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강림의 노래

기사승인 2023.05.27  01:36:21

조진호 jino-j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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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일은 성령강림절입니다. 20세기 초 미국에서 시작된 ‘오순절 운동’의 영향을 크게 받은 한국 교회에서 성령의 역사는 큰 소리의 통성기도와 뜨거운 찬양 그리고 은사주의와 새벽기도에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우리 민족 특유의 신바람의 정서와 전통 종교의 영적 DNA가 중요한 매개 역할을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은 한국 교회의 독보적인 브랜드요 어느덧 자랑스러운 영적 유산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독일 종교개혁 전통에서는 성령강림을 ‘우리 가운데 임재하시어 우리의 안과 밖에 사랑으로 현존시는 하나님의 영과의 친밀한 교제’로 받아들입니다. 우리는 이 양 날개와도 같은 성령의 역사를 알고 그 품에 안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성령의 능력을 온전히 덧입어 성령 충만에 이를 수 있습니다.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는 교회음악가로 사는 평생 동안 네 개의 성령강림절 칸타타를 작곡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은 칸타타는 ‘BWV 172 Erschallet, ihr Lieder/ 노랫소리여, 울려 퍼져라’입니다. 이 칸타타의 다섯 번째 곡은 한 영혼과 성령 사이의 사랑의 대화를 표현하고 있는데 가사의 내용을 보면 그 영혼은 주님의 영을 너무나도 사랑해서 마치 최고의 연인에게 사랑 고백을 하듯 노래하고 있습니다. 

BWV172 Erschallet, ihr Lieder / 노래소리여,울려퍼지라
5. Aria (Duetto) (S,A) 

(영혼, 소프라노)
오소서, 나로 더는 기다리지 말게 하소서
오소서, 부드러운 하늘의 바람이여
내 마음속 낙원을 감싸 주소서

(성령, 알토)
내 아이야, 내가 네게 생기를 불어넣어 주겠노라

(영혼, 소프라노)
모든 기쁨이 흘러넘치는
심히 사랑하는 아름다운 이시여,
당신 없는 곳은 죽음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성령, 알토)
내 은혜의 입맞춤을 받으려무나

(영혼, 소프라노)
내가 믿사오니 내게 오소서,
고귀한 사랑이여 내 안에 오소서!
당신은 이미 나의 마음을 빼앗으셨나이다

(성령, 알토)
나는 너의 것이요, 너는 나의 것이니! 

영혼의 진심어린 사랑 고백을 계속하여 다 받아주며, 성령은 ‘내 아이야, 내 은혜의 입맞춤을 받으려무나, 나는 너의 것이고 너는 나의 것이란다.’라고 화답합니다. 하지만 영혼에게는 성령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영혼은 계속하여 주님의 영을 향하여 사랑 고백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이 두 목소리가 어우러져 너무나도 아름다운 이중창을 만들어냅니다. 이 또한 너무나도 부드럽고 아름다운, ‘고요한 성령충만’입니다. 

소프라노가 부르고 있는 영혼에게처럼 성령의 음성은 우리에게 잘 들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음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는 스스로 성령의 음성을 듣는다고 이야기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 음성을 듣기위해 잠자고 있는 성령을 깨우려는 듯 크게 소리치기도 하지만 이 노래처럼 우리가 끊임없이 주님의 영에 사랑을 고백 할 때, 주님은 이미 우리에게 임재 하셔서 그 사랑을 받아 주시고 사랑으로 화답해 주고 계십니다.

성령의 역사는 사도행전 2장의 표현대로 ‘하늘로부터 급하고 강한 바람(vom Himmel wie eines gewaltigen Windes)’처럼 임하기도 하지만 이 노래의 표현대로 ‘부드러운 하늘의 바람(sanfter Himmelswind)’이 되어 우리 마음 속 낙원을 감싸주시기도 합니다. 또한 성령은 강한 능력으로 우리를 휘어잡아 이끄시기도 하지만 고린도후서 3장 17절 말씀대로 우리를 자유하게 하여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게 하는 영이기도 합니다. 성령은 ‘우리를 다스리시고 우리를 자유하게 하시는’ 영입니다. 우리가 진정 성령의 충만함을 덧입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성령의 역사를 올바로 알아야 합니다.

주는 영이시니 주의 영이 계신 곳에는 자유가 있느니라 –고린도후서 3:17

성령 강림절을 앞두고 은사요 선배이며 때론 친구와도 같으신 목사님께서 교회에서 절기찬양으로 함께 부를 성령강림의 노래를 추천해 달라 부탁하셨습니다. 한국 교회에 익숙한 성령의 노래 말고 부드럽고 따스하고 조용하게 임하셔서 우리를 자유하게 하는 성령님을 간구하는 노래를 찾다가 예전에 어딘가에서 들었던 미국 교회의 찬송을 새로이 번역해 보았습니다. 

이 노래와 함께 권능과 사랑으로, 강함과 부드러움으로, 다스림과 자유케함으로, 큰 소리와 침묵으로 우리를 품어 주시는 성령님의 임재 가운데 성령 충만을 누리시는 성령강림절기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성령이여 지금 여기 오셔서
성령이여 우릴 다스리소서
자유의 영이여 기다리오니
지금 강림 하소서 

 

   
 

https://youtu.be/PP8oQtmY8QQ

 

 

조진호 jino-j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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