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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흔들어 깨우소서!

기사승인 2023.09.23  23:44:36

신동훈 마포 꿈의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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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흔들어 깨우소서! 

(<매일기도서>, 스티브 하퍼 저, 정명성 역, 도서출판KMC, 2013) 

물을 담기 위해서는 그릇이 있어야 한다. 물을 마시고, 보관하고, 건네주기 위해서는 그릇이라는 틀이 필요하다. 너무 당연한 소리인가? 여기서 물을 내용(contents)이라고 한다면, 그릇은 형식(form)이 된다. 내용이 중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형식이 없다면 내용도 존재할 수 없다. 이 단순하고도 분명한 원리는 모든 곳에 적용된다. 

신앙생활에도 내용과 형식이 존재한다. 내용을 ‘하나님을 향한 사랑’, ‘진실한 마음’, ‘믿음의 행함과 실천’ 등으로 표현한다면, 형식은 ‘시간의 구별’, ‘생활의 규율’, ‘거룩한 습관’ 등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 교회는 신앙인의 달력, 교회력을 제공한다. 그리고 성서일과에 맞춰서 말씀을 선포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사역이 우리 삶에 스미도록 한다. 기독교 전통에서는 하루 중 시간을 정하여 ‘성무일과’(daily office)를 반복하면서 하나님의 은혜에 젖어 살아가도록 하였다. 따라서 신앙생활은 거룩한 리듬에 맞춰 규칙적이며 지속적으로 하나님 앞에 내 마음을 돌아보고 은혜를 기억하는 반복의 과정이라 말할 수 있겠다. 이를 ‘영성 형성(spiritual formation)’이라 부른다. 

여기 영성 형성을 위한 좋은 안내서가 있다. KMC에서 발간한 “매일기도서”이다. 이 기도집은 하루를 살면서 반복적으로 기도할 수 있는 예문집이다. ‘잠에서 깰 때’, ‘아침에’, ‘정오에’, ‘저녁에’, ‘취침하며’ 월화수목금토일 기도할 수 있는 표준적인 기도문이 담겨져 있다. 글씨만 반복해서 읽는 분에게는 밍숭밍숭한 기도문이 될지 모르겠다. 똑같은 기도문을 왜 매번 반복해서 읽어야 하냐고 물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하나님의 자비하심으로 하루를 열고, 하나님의 은혜로 하루를 닫기 원하는 감수성과 간절함이 있는 분에게는 구절 구절, 단어 단어가 깊은 떨림과 울림을 준다. 그리고 이 기도문을 매일, 매주, 매월, 매년 반복할 때 자연스럽게 거룩한 생활이 형성되어 갈 것이다.

세계적으로 한국 교회만큼 열심히 기도하는 교회는 드물다. 더구나 한국 교회만큼 간절히 부르짖는 성도도 많지 않다. 이것이 한국 교회의 영성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의 기도가 너무 자기중심적이며, 감정에 치우친 간구라는 사실도 부정하기 어렵다. 하나님의 마음으로 자기 자신을 조명해보고, 그 빛 안에 거하기 위한 거룩한 노력과 습관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뜨겁게 솟아나는 간절한 바람으로 기도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매 순간이 하나님의 숨결로 채워짐을 인식하고, 그 안에 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일상적인 삶에 기도의 리듬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믿음의 고백과 삶의 돌아봄은 기분 내키는 대로, 혹은 감정이 요동칠 때 간헐적으로 드려질 것이 아니라, 습관적으로 반복되어야 한다. 예수님도 습관을 따라(눅 22:39) 기도하셨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우리의 신앙생활은 반복해서 형식을 만들고, 그 안에 내용을 하나하나 채워가는 과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책의 서문에 담긴 랄프 쿠쉬만의 기도문(5쪽)을 싣는 것으로 소개를 마친다. 

우리로 하여금 불타오르게 하소서, 주님.
기도하오니, 우리를 흔들어 깨우소서!
사라져 가는 세계 속에서 하루하루
방향 없이, 열정이 사라진 채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갑니다. 
우리로 하여금 불타오르게 하소서, 주님.
기도하오니, 우리를 흔들어 깨우소서!

매일 시간을 구별하여 기도함으로 리듬에 맞춰 하루하루를 채워나갈 때, 거룩하신 하나님의 불꽃이 잠자는 우리의 심령을 흔들어 깨울 수 있기를 소망한다. 

신동훈 목사 (마포 꿈의 교회)

 

신동훈 마포 꿈의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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