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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함의 힘

기사승인 2023.12.05  23:43:42

김은기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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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함의 힘>, 수잔 애쉬포드 지음, 상상스퀘어)

  언덕을 지나는 나그네의 옷을 누가 먼저 벗겨낼 수 있을지 겨룬 햇살과 바람의 내기에서는 따스한 햇살이 당차게 승기를 거머쥐었다. 물리력으로 옷을 날려버리기보다, 따스한 햇살로 나그네가 스스로 옷을 내려놓도록 유도한 햇살의 완벽한 승리였다.

  우리가 문제에 봉착했을 때 문제를 정면 돌파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이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 지가 중요한 순간은 오기 마련이다. 주어진 상황에서 유연하고 현명하게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방법에 대해 책 『유연함의 힘』은 몇 가지 공식을 제시하고 있는 데 그 중 몇 가지만 추려서 다뤄보고자 한다.

  1) 경험이 불러오는 유연함
  유연함을 다른 말로 바꾼다면, ‘여유’라고 할 수도 있겠다. 완벽한 동의어는 아니지만, 유연함을 가지기 위해서 여유는 필수 요소 중 하나이다. 동시에 이러한 여유는 경험에서 온다.

  최근에 소셜미디어에서 한 전문가가 ‘경험’에 대한 생각을 나누었다. 그에 다르면 ‘경험’은 단순히 ‘무언가를 해봤다’의 영역으로만 한정되는 개념이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들어, 오마카세나 하루 100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호캉스, 호화 해외여행과 같이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럭셔리 문화를 부담스럽더라도 즐기려는 사람들이 그 이유를 ‘경험’이라고 꼽는 사회 현실을 꼬집는 말이기도 하다.

  그는 ‘경험’이란 ‘극복의 역사’라고 생각한다며, 무슨 나라를 가봤고, 얼마짜리 음식을 먹어봤다는 것이 아닌, 어려움과 문제에 봉착했을 때, 그것을 이겨내 본 것이야말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경험’이라는 것이다.

  이 말에서 우리가 지나치면 안 되는 것은 결국 ‘경험’은 쌓이고 남아야 한다는 것이다. 경험이 언제나 유쾌하기만 할 수는 없다. 어릴 적에 계곡에 놀러갔었는데, 그 날 하필 청바지를 입고 간 적이 있다. 자의는 아니었지만, 결국 바지는 물에 젖었고, 물에 젖은 청바지는 너무 무거워서 집에 돌아올 때까지도 불편했던 기억이 있다.

  이 때 같이 계곡에 갔던 할머니께서 ‘그렇게 겪어보면서 다 배우는 거란다. 앞으로 물가에 갈 때는 청바지 말고 물이 잘 마르는 바지를 챙겨 입어야겠다고 다음에 생각나면 그러면 된 거야.’라고 말씀해주셨던 기억이 난다.

  경험은 대단한 이름이 붙을 필요는 없다. 경험은 소소하게라도 쌓이고 쌓여 인생의 긴 경험의 고리를 형성하는 것이며, 이러한 경험을 통해 우리는 여유를 가지고, 살면서 마주하는 다양한 상황 앞에서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2) 목표를 세우고 미리 준비하기
  기획안이나 사업 보고서를 작성할 때 가끔은 형식적으로라도 꼭 들어가는 것이 바로 그 사업의 ‘목적’이자 ‘기대효과’이다. 우리는 우리 앞에 놓인 일들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는 지에 대해 명확하게 알아야하며, 동시에 내가 계획하고 실행해나갈 일들 역시 어떤 목표를 가지고 해나갈지 미리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

  목표가 명확해지면, 나의 다음 행동이 무엇인지 확정할 수 있으며, 앞으로의 장애물이나 문제를 미리 예상할 수 있다. 미리 예상하고 준비하면 할수록, 내가 세운 목표에 달성의 변수가 작아지며, 내가 설정한 기대효과가 현실이 될 확률이 올라가기 마련이다.

  이미 MBTI 성격 유형 검사가 한국에서 유행을 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그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MBTI는 알파벳 네 자리 조합으로 성격을 총 16가지로 분류하는 성격유형 검사인데, MBTI의 마지막 자리 알파벳은 J와 P로 나뉜다. 사실 정확한 분류는 아니지만 이 때의 J는 계획형, P는 즉흥형처럼 해석되곤 하는데, 유연성을 확보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약간은 J처럼 계획형 인간이 될 필요도 있다는 말일지도 모른다. (*둘 중 무언가가 더 좋은 유형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3) 혼자서만 해낼 수는 없다
  마지막으로 유연성을 확보하고 스스로의 삶에 성장과 발전을 불러오기 위해서는 ‘공동체’를 활용할 줄 알아야한다.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나에게 피드백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실 남의 쓴 소리는 듣기 썩 좋지는 않다. 특히나 평소에 잘한다는 말을 들으면서 살아온 사람일수록 이런 쓰디 쓴 피드백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원래 몸에 좋은 보약은 쓰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그 피드백에 전적으로 매달릴 필요는 없지만 동시에 무시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회사에 동료 한 명이 구김이 심해 쭈글쭈글한 셔츠를 입고 왔길래 주변 동료들이 ‘셔츠는 다림질해서 입으시거나 귀찮으시면 그냥 세탁소에 맡기세요.’라고 피드백하는 모습을 목격한 적이 있다. 그 때 그의 대답은 ‘에이 뭐 제 빨래 제가 스스로 하는 정도만 해도 대단한 건데 뭘 다림질까지 해요.’였다.

  결국 결론은 어떠한가. 구김이 있는 셔츠를 입고 온 것이 순간적으로 부끄러워서 그렇게 반응했는지는 몰라도, 주변의 피드백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결국 그는 구겨진 셔츠만 입게 될 것이다.

  타인의 피드백을 받아들이게 되면 유연성이 신장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유연하게 타인의 피드백을 받아들여야하는 것도 맞다. 조금은 어렵지만, 원래 어려운 것을 해나가며 스스로 성장해 나가는 것이니.

  개인적으로 자기계발서를 읽는 것을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원래 자기계발서에 나오는 그 수많은 말들은 사실 우리가 내면에서 이미 알고 있지만 행동으로 연결하기 어려운 것들일 뿐이니까. 하지만 이번에 읽은 이 책에 나온 내용처럼, 이미 다 알지만 못하고 있는 것들을 꼬집히는 것 같아 불편한 마음이 들더라도, 한 번쯤은 보약 챙겨먹듯 의식해서 노력해 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 싶다.

김은기 (대학생)

  

  

김은기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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