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자의 비유’를 우리는 오해하고 있습니다.
눅 15:1-10
지금까지 눅 15장의 비유를 ‘탕자의 비유’로 해석해 왔습니다. 그러나 ‘탕자의 비유’가 아닙니다.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에게 “세리와 죄인들이 죄인인 것은 분명하지만 너희도 구원받아야 할 죄인이다”는 것을 깨닫게 하기위해 가르쳐 주시는 비유인 것입니다. 그 이유를 본문에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1. 서로 연관된 하나의 비유
성경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주도면밀하게 짜여진 성령의 책입니다. 성경을 주목해서 보면 예수께서 가르치실 때 그 ‘시간’과 ‘장소’, 그리고 ‘대상’에 대해 명확히 밝히고 있습니다.1) 누가복음 9:51-19:27절은 누가복음 구조상 중반부에 속하는 것으로 예수님이 유다에서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여행 설화의 두 번째 부분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누가복음 15:1-17:10절까지는 같은 단락에 속합니다.
예를 들면 15장의 비유들은 그 대상이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고, 16장에 나오는 “불의한 청지기의 비유”는 제자들이고, 그 다음 이어지는 “부자와 나사로의 비유”는 그 대상이 돈을 좋아하는 바리새인들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비유는 어떤 의도에서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에게 하시게 된 것일까요? 눅15:1-2절이 그 동기를 밝힙니다. 예수께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잡수시자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불평한 것입니다. “어째서 하나님의 아들이고, 그리스도라고 하는 사람이 죄인들과 함께 어울리며 음식을 같이 먹을 수 있느냐?”(15:2)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예수께서 그 이유를 비유를 들어 설명하신 것입니다. 그러니까 세 가지 비유는 바리세인과 서기관들의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별개의 비유가 아니라 하나의 비유 프랭크 윌리엄 보어햄(F. W. Boreham)은 “눅15장에 나오는 세 개의 비유는 별개의 그림이 아니라 하나의 그림을 세 개의 화판에 그린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세 개의 비유는 세 개가 아니라 한 개의 비유2)인 것입니다.
세개의 비유가 서로 연결된 하나의 비유로 보는 이유는 세 비유의 배경이 같고, 주제가 같고, 목적이 같고, 꼭 같은 4개의 동사, 곧 “잃다”, “찾다”, “발견되다”, “기뻐하다”라는 동사들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 비유는 잃은 양의 비유입니다.
어떤 사람이 양 일백마리를 치고 있었는데 그 중 한 마리를 잃어버렸다. 그러자 목자는 잃은 양을 찾기 위해 온 들판을 헤맸다. 끝내 그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아서 어깨에 둘러메고 집에 돌아와 친구와 이웃들을 불러 모은 다음 잔치를 베설했다. 잔치를 배설한 것은 “죄인 하나가 회개하면 하늘에서는 회개할 것 없는 의인 아흔 아홉을 인하여 기뻐하는 것보다 더 기쁘기 때문이다”(눅15:7).
둘째 비유는 잃은 은전(드라크마)의 비유입니다.
어떤 여자가 열 드라크마가 있는데 한 드라크마를 잃어버렸다. 여인은 잃어버린 한 드라크마를 찾기위해, 등불을 켜고, 온 집안을 치우고 쓸면서 부지런히 찾았다. 마침내 잃었던 드라크마를 찾은 여인은 벗과 이웃을 불러 함께 그 기쁨을 나눴다. 잔치를 배설한 것은 “이와 같이 죄인 하나가 회개하면 하나님의 사자들 앞에 기쁨이 된다”(10절)고 하셨습니다.
세 번째 비유는 두 아들의 비유입니다.
어떤 사람에게 두 아들이 있는데 둘째 아들이 아버지에게 자신에게 돌아올 재산을 나눠달라고 요구한 후, 재산을 나눠주자, 타국으로 가서 그 재산을 모두 탕진한 후, 남의 종으로 들어간 것인데, 굶주린 배조차 채우지 못하게 되자, 비로소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남의 집 종살이를 하면서도 굶주린 배를 채울수 없다면 차라리 먹을 것이 풍부한 아버지의 집에서 종살이 하는 것이 더 나으리라는 계산 때문이였다.
막상 고향으로 내려왔을 때 먼저 그를 알아 본 사람은 아버지였다.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버지는 돌아오는 아들을 먼저 발견하고 달려가서 목을 끌어안고 입을 맞추며 환영했다. 마치 출세라도 하고 돌아온 아들처럼 살진 송아지를 잡고 잔치를 배설한 후, 동네 사람들 앞에서 춤을 추며 “이 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잃었다가 다시 얻었다”고 기뻐했다.
그때 맏아들이 밭에서 돌아왔다. 갑자기 집안에서 풍악이 울리고 춤을 추며 사람들이 들끓자 종을 불러 그 이유를 물었다. 종은 대답하기를 “당신의 동생이 돌아왔으매 당신의 아버지가 그의 건강한 몸을 다시 맞아들이게 됨을 인하여, 살진 송아지를 잡았다”고 설명해 주자, 맏아들은 크게 화를 냈다. “어떻게 아버지의 재산을 창기와 함께 날려버린 이 아들을 위해 살진 송아지를 잡을 수 있느냐?”는 항변이였다. 이때 아버지가 집밖으로 나와 맏아들을 달랬다. “네 동생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왔으니 잃었던 사람을 되찾은 셈이다. 그러니 이 기쁜 날을 어떻게 즐기지 않겠느냐?"(눅15:31-32 공동번역).
이 비유는 이렇게 결론없이 끝납니다. 과연 맏아들이 아버지의 권유를 받아들여, ‘집안’으로 들어간 것인지, 아니면 끝까지 버텼는지, 그 다음의 과정은 전혀 기록이 없습니다. 이 비유를 듣고 있는 바리새인과 서기관들 역시 더 이상 묻지도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비유를 통해 예수께서 나타내시려 하시는 것은 무엇일까요?
만일 예수께서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의 원망에 대해서만 해명하려 하셨다면 잃은 양의 비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꼭 같은 주제, 꼭 같은 내용, 꼭 같은 형태의 비유를 세 번씩이나 반복 하신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여기에 이 비유의 중요한 포인트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2. ‘안’과 ‘밖’에서 잃은 두 아들
본문의 내용을 유심히 살펴보면 매우 정교하게 짜여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세 비유들을 대조해 보면 세 비유의 주제나 형식, 그리고 표현양식이 매우 꼭 같습니다. 예를들면, 주인공에 대한 표현인 “어떤 사람”(15:4), “어떤 여인”(눅15:8), “어떤 사람”(눅15:11)이란 헬라어 원문상 모두 모두 꼭 같습니다.
또한 누가복음 15장 4절, 8절, 24절, 32절에 나오는 “잃은 것”이란 표현도 모두 꼭 같을 뿐만 아니라, “찾은 것”이란 표현도 꼭 같을 뿐만 아니라, 4절과 8절에 나오는 “찾아내기까지”란 단어 역시, 24절과 32절에 나오는 “얻었노라”란 단어와 원어의 뜻이 꼭 같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세 비유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단어는 “집”이라는 단어입니다. ‘집’을 중심으로 세 비유가 전개되는데, “잃은 양의 비유”는 ‘집 밖’인 ‘들’에서 잃은 양을 찾은 후 ‘집’으로 왔다는 것이고, ‘잃은 은전의 비유’는 집 안‘에서 잃은 은전을 찾기 위해 등불을 켜고 온 ’집 안‘을 쓸며 부지런히 찾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두 아들의 비유는 ‘집 밖’과 ‘집 안’이 모두 등장합니다. 둘째 아들은 아버지의 재산을 나눠가진 후 ‘집 밖’으로 나가서 탕진했고, 맏아들은 ‘집 안’에 있었으나 아버지를 원망했습니다. 방탕한 둘째 아들은 ‘집 밖’이 배경이고, 맏아들은 ‘집 안’이 그 배경입니다. 첫째 비유인 ‘잃은 양의 비유’는 ‘집 밖에서’ 잃었고, 둘째 비유인 ‘잃은 은전의 비유’는 ‘집안에서’ 잃은 것인데, 두 아들의 비유는 ‘집 밖’과 ‘집 안’에서 모두 잃었다는 뜻입니다. 첫째 비유와 둘째 비유가 셋째 비유를 주석하고 보완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세 비유의 결론이 모두 꼭 같다는 것입니다. 7절과 `10절과 32절을 대보해 보면, 표현상 약간의 차이가 있는 하지만 세 비유의 결론은 모두가, “잃은 것을 찾은 후 벗과 이웃을 불러 잔치를 배설했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후렴처럼 “이와 같이 죄인 하나가 회개하면 하늘에서는 회개할 것이 없는 의인 아흔 아홉을 인하여 기뻐하는 것보다 더 하리라”(눅15:7, 10, 32)고 결론 맺습니다.
이로볼 때 앞의 두 비유가, 뒤에 나오는 두 아들의 비유를 설명해 주는 서론 격이라면, 뒤에 나오는 두 아들의 비유는 앞에 나오는 두 비유의 결론인 셈입니다.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예수님께, “당신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어떻게 죄인이나 세리들과 교제하며, 음식을 함께 먹을 수 있느냐?”는 비판에 대한 대답인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앞에서 제기한 것처럼 왜 꼭 같은 내용을 세 번씩이나 반복하느냐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밝힌다면 “죄인과 세리도 죄인이지만, 바리새인과 서기관 너희도 죄인이다!”는 뜻입니다. 어째서 죄인이라는 것입니까?
둘째 아들이 탕자라는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 아버지에게, “자신에게 돌아올 분깃을 미리 나누어 달라”고 한 것입니다. 고대 유대인의 상속법(신21:17)에 따르면, 두 아들이 있을 경우 장자는 두 분깃을 받게 되고, 차자는 전 재산의 1/3을 차지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재산을 상속 받을 수 있는 기간은 아버지가 임종했을 때입니다.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는 아버지가 자식에게 기증하지 않는 한 상속권을 주장 할 수 없는데도, 아버지 생전에 자신의 분깃을 요구했다는 것은 아버지에게 큰 불효를 저지른 것입니다. 그런데도 둘째 아들에게 재산을 물려주었다는 것은 그만큼 집요하게 요구했다는 뜻입니다.
둘째, 재산을 상속받은 아들은 아버지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 먼 곳으로 떠났습니다.3) 어거스틴은 이 대목에 대해 “먼 나라는 하나님을 잊어버림을 나타낸다”고 주석했습니다. 바울의 표현대로 한다면 “하나님의 생명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것”을 의미 합니다.
그 곳에서 “허랑방탕하여 재산을 허비했다”고 했습니다. 16절을 보면 “저가 돼지 먹는 쥐엄열매로 배를 채우고자 하되 주는 자가 없는 지라”라고 했는데, 굶주린 배를 채워줄 친구 하나도 마련하지 못하고 허비해 버린 것입니다. 그 뒤로 이어지는 16:1-13절 ‘불의한 청지기 비유’가 그 설명입니다.
셋째, “그 나라 백성중 하나”곧 이방인의 집에서 “돼지를 치는 자가 되었다”는 것은 몰락할 대로 몰락하고, 추락할 대로 추락했다는 뜻입니다. 그러자 비로소 고향을 생각한 것입니다. 아버지를 생각한 것이 아니라, 양식이 풍족한 품군을 생각한 것입니다. 여기서는 돼지가 먹는 쥐엄 열매로도 굶주린 배를 채우지 못하지만 아버지 집에서는 품군들조차 배불리먹는 것을 떠올리고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결심한 것입니다. 부모를 생각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서입니다.
게다가 “내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사오니 지금부터는 아버지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감당하지 못하겠나이다 나를 품꾼의 하나로 보소서 하리라”(눅15:18-19)고 한 것은 회개가 아닙니다. 자식이 자식의 도리를 감당해서 자식이 아니라, 부모와 자식의 관계란 천륜입니다. 더욱이 부모가 자식을 품군으로 부리는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둘째 아들의 귀환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회개가 아니고,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린 것도 아니고,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한 것으로 철저히 자기 중심적이란 점에서 ‘탕자의 비유’라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둘째 아들을 통해 예수께서 나타내고자 하신 것은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세리들이 죄인인 것은 맞지만 그들이 무엇을 잘해서, 또는 받을 만해서 구원을 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찾는 그것 만으로도 기뻐하시는 하나님이심을 계시하고자 한 것”입니다. 회개의 대가로 구원을 받는 것이 아니란 뜻입니다. 그들이 “하나님을 찾고 그리스도이신 예수께 나왔기에 이를 반긴다”는 뜻입니다.
맏아들은 어떻습니까? 맏아들이 등장하는 누가복음 25-32절까지를 보면 몇가지 주목할 표현이 나옵니다.
첫째 맏아들은 아버지와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도 한번도 “아버지”란 호칭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다만 29-30절을 보면, “내가 여러 해 아버지를 섬겨 명을 어김이 없거늘 내게는 염소새끼라도 주어 나와 내 것으로 즐기게 하신 일이 없더니 아버지의 살림을 창기와 함께 탕진 해버린 이 아들이 돌아오매 이를 위하여 살진 송아지를 잡으셨나이다”라고 합니다만, 그것은 아버지에 대한 존칭이 아니라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표현한 것입니다. 자식으로서 아버지를 부른 호칭이 아니라, “왜 나와 동생을 편애하느냐?”는 항거와 원망의 표현인 것입니다.
둘째, 맏아들이 친구들에 대해서는 “내 벗”(29절)이라고 지칭 하면서도, 자기 동생에 대해서는 “이 아들”, 곧 ‘아버지의 아들’이란 표현을 사용합니다(30절). 또한 그의 하인이 “당신의 동생(27절)이라 하고, 그의 아버지 역시 ”네 동생“(32절)이라고 밝혔음에도 맏아들은 여전히 ‘동생’을 ‘형제’로 받아드리지 않고, 자신조차도 그 집 식구가 아닌 것처럼 행세합니다.
셋째, 29절을 보면 맏아들은 “내가 여러해 아버지를 섬겨 명을 어김이 없거늘 내게는 염소 새끼라도 주어 나와 내 벗으로 즐기게 하신 일이 없더니”라고 했습니다. 이 구절에 의하면 분명 맏아들은 “아버지를 섬겨 명을 어김이 없다”고 했으나, 그가 집을 나간 동생을 기다리는 아버지의 심정을 몰랐다는 점에서 그는 진정으로 아버지의 명을 어김이 엇었다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맏아들은 “아버지의 살림을 창녀들과 함께 삼켜버린 이 아들”(30절)이라 함으로서 그는 동생에 대해 소상히 알고 있었다는 뜻이 됩니다. 그런데도 둘째 아들이 돌아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는 아버지의 심정에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버지를 섬겨 명을 어기이 없었다”(눅15:29)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진정 “아버지의 명을 어김이 없었다”면 살아서 돌아온 동생을 맞는 아버지의 기쁨에 동참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원망한 것을 보면 그는 아버지의 명을 어김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재산이 탐이 나서 집을 나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만일 그가 아버지의 재산이 탐이나서 집을 나가지 않았다면, 아버지를 공경한 것이 아니라, 아버지가 속히 임종함으로서 유산 상속을 기다려 왔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아버지의 죽음만을 기다려 온 자식이란 뜻입니다. 그런 점에서 맏 아들 역시 탕자요 잃은 아들임에 틀림없는 것입니다(요10:16).
집안에서 아버지와 함께 거주한다고 해서 선하거나, 착한 아들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집 안에 있으면서도, 아버지의 마음을 모르고, 재산 상속을 기대하며, 아버지의 죽음만을 손꼽아 기다려온 아들이라면, 그도 역시 잃어버린 아들임에 틀림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비유는 둘 다 잃은 아들임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둘째 아들은 누구이고, 맏아들은 누구이겠습니까? 둘째 아들이 세리와 죄인들을 가리킨다면, 맏아들은 바로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인 것입니다. 세리와 죄인은 ‘함께 어울릴 수 없는 죄인들’이고, 자신들이야 말로 ‘하나님을 잘 섬기고 의로운 자’라 자청하는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바로 맏아들이란 뜻입니다.
3. 잃은 자를 찾으러 오신 그리스도
이 비유를 통해 예수께서는 “너희들이 진정 의로운 자인가? 너희들이 진정 하나님의 말씀과 뜻을 지킨 자들인가? 그렇다면 당연히 죄인과 세리를 맞이하는 예수의 마음을 이해하고 환영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들을 맞이하고 기뻐하는 하나님의 마음을 모른다는 것은 마치 둘째 아들의 귀환을 불평하는 맏아들과 같다는 점에서 ”너희도 역시 구원받아야 할 존재“이며, ”내가 너희를 찾기 위해 내려오셨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바로 이 비유의 핵심 요지인 것입니다.
만일 이 비유가 “세리들도 죄인이고, 바리새인과 서기관들도 죄인이다”라는 말씀으로 끝난다면, 이 비유가 다른 예화나 우화들과 별반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비유들이 “예수께서 누구이신가?”를 계시해 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큰 것입니다.
과연 예수는 누구일까요? 잃은 양을 찾아 목자! 잃은 은전을 찾는 여인! 두 아들을 찾는 아버지! 그는 과연 누구일까요? 세 비유를 통해 나타내시고자 하는 것은 “그가 바로 나다!”라는 말씀입니다. “‘밖에서’ 잃은 양을 찾는 목자, ‘안에서’ 잃은 은전을 찾는 여인, ‘안’과 ‘밖’에서 잃은 두 아들을 찾는 그 아버지가 바로 나다!”라고 예수께서는 자신을 계시하신 것입니다. 즉 요5:39절의 뜻이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여러분은 그 분을 누구로 고백하시겠습니까? 또한 저와 여러분은 누구입니까? 안에서 잃은 자입니까, 밖에서 잃은 자입니까? 저와 여러분은 누구와 같은 자일까요? “나는 너희를 구하러 온 아버지지다!”(마23:9) “너희가 나를 맞을 때까지 반드시 너희도 찾을 것이다!”(계3:20)라고, 이 비유를 통해 지금도 우리를 찾고 계시는 분이심을 계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굶어죽을 지경이 되자 비로소 집에 돌아와 “품군의 하나로 써 달라”는 아들에게, 제일 좋은 옷을 입히고, 새가락지를 끼우고, 새 신을 신긴 후, 살진송아지를 잡아 잔치를 배설한 아버지! 목숨만이라도 부지하고 싶어 “품군의 하나로 써달라”는 아들에게, 상상할 수 없는 영광으로 맞아들이는 아버지! 그 분이 우리에게 내려주시는 그 영광은 상상할 수 없는 영광이고 축복임을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요?(요10:10, 계21:3-4, 22:3-5)
각주
1)누가복음 9:51-19:27절은 누가복음 구조상 중반부에 속하는 것으로 예수님이 유다에서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여행 설화의 두 번째 부분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누가복음 15:1-17:10절까지는 같은 단락에 속합니다.
2)프랭크 윌리엄 보어햄(F. W. Boreham)은 “눅15장에 나오는 세 개의 비유는 별개의 그림이 아니라 하나의 그림을 세 개의 화판에 그린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세 개의 비유는 세 개가 아니라 한 개의 비유라는 것입니다.
3)어거스틴은 이 대목에 대해 “먼 나라는 하나님을 잊어버림을 나타낸다”고 주석했습니다. 바울의 표현대로 한다면 “하나님의 생명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것”을 의미 합니다.
원형수 paul9524@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