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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해법 찾기? 하나도 어.렵.지. 않~아~요!『플리바겐-북한을 보는 새로운 프레임』이 이상의 한반도 해법 논리는 없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 이 이상의 한반도 해법 논리는 없다.
-『플리바겐-북한을 보는 새로운 프레임』, 김광수경제연구소, 2011

 

플리바겐.

낯설다.

하지만 듣고 보니, 아는 얘기다.

 

마약범죄조직의 우두머리는 살인 사건으로 수배중이다. 마약 밀매를 하던 자신의 조직원이 CSI의 치밀한 수사 끝에 잡혀 들어갔고, 이에 앙심을 품은 그는 CSI 직원 중의 한 명인 닉을 납치했다. 그는 사형을 받아 마땅한 인물이지만, CSI 호라시오팀장은 자신의 부하직원 닉을 살리기 위해, 그와 협상에 들어간다. 닉의 생존을 보장하고 위치를 알려주는 대가로, 검찰은 그가 사형을 면하도록 조치해준다.

미국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런 장면 즉, 피의자가 혐의를 인정하거나 다른 사건의 해결에 결정적 실마리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검찰이 가벼운 범죄로 기소하거나, 형량을 낮춰주는 제도를 플리바겐(plea bargain)이라 한다.

남한은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진절머리가 난다. 이 막돼먹은 ‘불량국가’ 북한이 와르르 무너져버리길 기대한다. 하지만 막상 그로 인한 엄청난 부작용을 생각하면 그다지 바람직한 해결책은 아니다.

북한은 핵무기를 만들어 한반도 평화를 위협한다. 공격적인 태도를 통해 남한으로부터 보다 많은 양보를 이끌어내고 손해를 입힐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 극심한 경제난으로 체제유지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는 것을 스스로도 알고 있다.

북한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자신의 붕괴가 남한 체제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점에서 제한적인 강점을 보유한 약자 입장의 피의자다. 남한은 압도적인 강자이나, 현실적인 필요와 제약조건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협상을 해야 하는 검찰이다. 

‘플리바겐’은 남북관계의 이러한 역설적 관계를 잘 드러내는 모델이다.

김정일 사후, 더욱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북한문제가 단순히 이념적인 잣대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임을 직시하고, 가장 현실적인 대안을 차근히 풀어나가고 있는 책, 『플리바겐-북한을 보는 새로운 프레임』의 논리를 따라 가보자.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면서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통일을 준비하는 ‘보다 큰 목적’ 달성을 위해, 남한이 협력적인 대북정책을 펼쳐야만 한다
는 것이 이 책의 핵심 메시지다. 벌써 ‘타협’ 혹은 ‘협상’이라는 말에서부터 반감을 가진 이들이 있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보다 큰 목적’의 중요성을 놓치면 안 된다. 당신의 주머니가 털릴 수 있는 사안이다. 왜 그러한지 궁금하다면, 1장 「대한민국, 북한 딜레마에 빠지다」를 자세히 읽어보길 바란다. 천문학적인 통일 비용에 이민을 가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MB정권이 택한 대북정책은 북한을 압박하면 북한이 스스로 변화할 것이며, 북한이 변화하기 전에는 북한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비핵․개방․3000’은 이를 단적으로 나타낸다. 천안함 사건 이후 정부가 시행한 ‘5.24 대북제재 조치’ 역시 북한과의 모든 인적․물적 교류를 중단함으로써 북한의 태도가 변하길 기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북한은 변하지 않았을 뿐더러, 시간이 갈수록 우리가 치러야 할 비용만 늘어났다. 가장 큰 변수는 중국이었다. 정부의 강경한 태도는 북한이 더욱 중국을 의존하게 만들었고, 중국이 북한의 지하자원을 독식하게 되는 결과를 만들었다. 북중 협력은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상실해가고 있으며, 중국과의 관계도 틀어지고 있다.

1장 「대한민국, 북한 딜레마에 빠지다」는 우리가 처한 씁쓸한 현실을 직시하고, 지금이 바로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주도권을 가져와야 할 때임을 인지하게 한다. 통일비용은 우리의 선택에 따라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다. 우리가 ‘보다 큰 목적’을 달성하느냐에 따라 통일 비용 계산의 초기 조건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 중국이 투자했거나 채굴권을 확보한 북한 광산과 자원 매장량 (책 44쪽에서 발췌)


많은 사람들이 북한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지구상에 3대 세습을 이어가는 독재 정권은 북한 밖에 없다. 폐쇄적이고, 벼랑 끝 전술을 포기하지 않는 북한에게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운 일인 것만 같다.

하지만 북한도 지구인들이 사는 나라다. 사람에게 먹고 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94년 김일성 주석의 사망 이후, 엄청난 수의 북한 인민들이 굶어 죽을 정도로 북한은 심각한 경제난을 겪었다. 이러한 체제 존립을 위협하는 경제난에 맞서, 북한이 걸어올 수밖에 없었던 ‘생존’을 위한 경제 구조의 변화가 있었고, 이 과정은 생각보다 다이내믹했다.

북한은 정말 변했을까? 의심이 든다면, 더욱 2장의 내용에 주목해야 한다. 북한의 변화를 의심하면서 북한의 경제 변화 과정을 모른다면, 아예 말을 말아야 한다. 특히, ‘시장’은 북한에게 있어 ‘소용돌이’와 같았다. 사회주의 국가답게 계획경제를 정상적으로 운영하려 할수록, 시장화가 진행되는 역설적인 상황 속에서 ‘시장’에 끌려가는 모습도 보였다. 북한은 경제를 관리한다고 생각했겠지만, ‘시장’ 때문에 소위 완전 말렸다.

2장 「북한 경제, 시장의 딜레마에 빠지다」에서, 우리는 북한 경제의 처절한 실패와 ‘시장화’에 적응 혹은 휩쓸린 2000년대의 변화를 여실히 볼 수 있다. 북한 경제의 작동 기제와 변화에 대한 명확한 그림 없이, 대북 정책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2장의 내용만 잘 이해해도, 북한이라는 나라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할 것이다. 북한 얘기가 나올 때 마다 빠지지 않는 ‘7․1경제관리개선조치’, ‘제2경제’, ‘화폐개혁’에 대한 개념도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머릿속에 차분히 정리가 되는데, 이것은 덤이다.

이제까지 많은 북한 관련 서적들은 정치적 관점에서의 북한 분석을 내놓았다. 기본적으로 북한에서의 정치권력이, 남한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통제력을 발휘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김정일 위원장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선군정치’가 떠오른다. 김정일 위원장이 살아생전 가장 밀던(?) 말이기도 하고, ‘핵’과 함께 언론에 많이 나왔던 말이기도 하다. 실제, 극심한 경제난을 겪으면서 북한 내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조직은 ‘군대’ 밖에 남지 않았다고 분석하는 학자들도 있다. 하지만 군사력을 등에 업은 막강한 철의 정치만으로 인민을 다스릴 수는 없었다. 그래서 북한의 정치권력은 북한의 경제 위기 극복 과정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변화해왔다.

3장 「북한 정치, 경제의 딜레마에 빠지다」를 통해, 북한의 정치구조 전반과 김정일 위원장의 경제 개혁 흐름을 알기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물론, 낯선 북한 정치 기구 이름과 길고 복잡한 온갖 제도 이름들이 망라되지만, 걱정할 것 없다. 김광수경제연구소 북한경제팀 윤재원 팀장은 부드러운 글의 전개로 핵심만 파악할 수 있도록 잘 정리하여 제시하고 있다. 이 책 곳곳에서 발견되는 간략하면서도 명쾌한 도표와 해설은 최근 북한 정세분석을 담은 책들 중의 단연 으뜸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결론 부분을 옮기며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플리바겐’은 용납하기 힘든 행위를 했지만, 덮어놓고 강경하게만 밀어붙일 수 없는 대상인 북한을 상대할 때 마주치게 되는 딜레마를 가장 잘 나타내는 모델이다. (중략)

이 책에서는 경제적인 관점을 통해 북한 내부를 살펴봄으로써, ‘플리바겐’식으로 접근하더라도, 우리가 불한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유도할 동력을 찾을 수 있음을 살펴보았다. (중략)

지금과 같은 상태에서의 통일은 남북한 서로가 감당하기 어려운 혼란과 재앙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남북경협을 통해 북한의 개혁․개방을 유도해 북한이 일정하게 자생적인 경제기반을 마련한 다음, 남북한의 격차가 일정한 범위 내로 좁혀졌을 때 통일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얼핏 이상적인 시나리오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북한과 한반도 정세를 아는 것.

전혀 어렵지 않다.

『플리바겐-북한을 보는 새로운 프레임』이 비춰주는 이정표를 따라 한 걸음씩 걷다보면, 가깝고도 먼 나라 북한이 보이고, 앞으로 한반도가 가야할 바람직한 미래도 보인다.

북한 자체가 낯설어,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 코스에서는 빨리 읽어 넘겨도 좋다. 학자들이 난해하고 복잡하게 만들어 놓은 북한의 정치경제를 이 책만큼 쉽고 친절하게 풀어놓은 책을 본 적이 없다.

이제, 이 책을 주변 사람들에게도 적극 권하는 당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김 단  jade4nk@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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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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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ooner 2012-02-05 10:10:08

    잘 읽었습니다.^^   삭제

    • hephzibah 2012-02-01 11:33:45

      『플리바겐-북한을 보는 새로운 프레임』이 비춰주는 이정표를 따라 한 걸음씩 걷다보면, 가깝고도 먼 나라 북한이 보이고, 앞으로 한반도가 가야할 바람직한 미래도 보인다.
      꼭 읽어보아야 할 책 목록에 올려야 겠군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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