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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의 확장] 북한은 왜 그리 꽃을 좋아할까?

[편집자주][시선의 확장]은 흔히 '북한 업계'에서 잘 다루지 않는 북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그간 주목받지 못한 북한의 과학, 건축, 산업 디자인 관련 흥미로운 관점을 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최희선 디자인 박사. (현)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겸임교수.© 뉴스1


(서울=뉴스1) 최희선 디자인 박사/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겸임교수 = 지금 평양 옥류전시관에서 평양미술대학 창립 74주기를 기념하는 미술전람회가 열리고 있다. 이번 달 17일에 개막해 31일까지 2주간 열리는 미술전람회에는 교원, 창작가, 학생들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지난 4년간 공을 들여 제작한 작품 530여 점이 전시 중이다.

출품작 중에는 금빛 액자에 녹색 띠를 두르고 "김정은 동지께서 지도하여 주신 도안"이라는 붉은 문구가 적힌 판넬들이 눈길을 끈다. 전시 내용을 보면 평양미술대학 산업미술학부에서 창작한 전차와 보트 형태도안, 안경, 의상, 가방, 간판, 식료품 포장·상표 도안까지 다양한 디자인이 과거 지도자의 눈길을 받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산업미술 도안들 중 가장 비중 있게 전시된 것은 과학기술의 우수성을 보여줄 수 있는 기계공업 도안들이며 그 다음 전시판넬에는 '어머니날'(11월16일)을 위한 9종의 축하장 인쇄용 도안들과 의상, 포장용 도안들이 전시되어 있다.

 

 

 

평양미술대학에서 디자인 한 ‘어머니날’ 축하장(좌). 작년 만수대창작사, 중앙미술창작사, 평양미술대학, 문학예술출판사에서 16종의 축하장 디자인하여 발매하였다.(조선의 오늘, 2020.11.10. 이 축하장은 2021년 8월 평양미술대학 창립 74주년 미술전람회에 김정은 총비서가 지도해준 도안들의 판넬 안에 속개되어 있다.(우) (<조선의 오늘> 녹화보도물 화면 갈무리). © 뉴스1


산업미술가들은 어머니날의 축하 의미로 꽃을 소재로 카드를 디자인하였을 테지만, 기념장 외에도 북측 일상용품의 상표, 옷 패턴, 공장 조경에서도 쉽게 꽃과 나무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은 북한연구 관점에서 참으로 흥미로운 점이다.

북한의 지능형손전화기(스마트폰) 공장의 <진달래>, 평양양말공장의 <철쭉> 브랜드도 그렇고, 민들레학습장공장의 <민들레>, 용봉학용품공장의 <해바라기>, 평양가방공장의 <소나무> 상표, 최근에는 제조공장과 기업소의 근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마당에 화려하게 가꾸고 있는 장미정원(노동신문, 2021.7.11)까지, 북측이 관심을 보이는 꽃과 나무는 참 다채롭다.

지난해 10월 평양미술대학 창립 미술전람회와 같은 장소에서 개최된 당창건 75주년 국가미술전람회에서도 철쪽, 목란 외에도 만개한 해바라기 모습을 소재로 그린 조선화작품들이 관찰되었다. 해바라기는 식용유 수급난이 심한 북한에서 기름작물로서 농장의 둑과 길옆 등 비경지에서 재배가 장려되는 식물이기도 하다. 해바라기는 올해 6월 소년단 창립 75주년을 맞아 북측의 소년, 소녀들에게 "김정은 위원장을 굳게 믿고 따르는 충성의 꽃"으로 비유된 바 있다(노동신문, 2021.6.6). 북한 매체가 해바라기가 활짝 핀 평양의 거리를 사진을 내보내고, 조선소년단 대회의 무대를 김일성화, 김정일화가 아닌 해바라기들이 장식한 것을 보면, 해바라기는 김정은 위원장 집권기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상징화임이 틀림없는 것 같다.

 

 

 

 

 

 

2020년, 2021년 유치원, 소학교 입학을 앞두고 김정일 위원장 생일인 2월에 제공된 용봉학용품공장의 <해바라기>표 학용품들. 사진에서 보이는 선물명세서에도 해바라기 그림이 그려져 있고, 학용품들 포장에도 <해바라기>상표가 인쇄되어 있다. 용봉학용품공장은 수지대연필, 지우개, 원주필(볼펜), 필통, 자와 미술용품인 크레용, 수채화물감 등을 만드는 생산기지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학용품들은 과거에 비해 색감이 파스텔톤을 넣어 다양해지고, 아동화 기법의 이미지들을 활용해 포장에 생기를 넣은 특징을 보인다. (<조선의 오늘> 갈무리) © 뉴스1

 

 

 

 

 

2020년 10월 옥류전시관에서 열린 당창건 75주년 경축 국가미술전람회에 출품된 《해바라기》 작품(좌), 2017년에 발행된 북한 조선소년단 제8차대회 기념 발행 우표(우) (<조선의 오늘> 갈무리)© 뉴스1

 


"민족의 넋과 얼이 서려 있는" 상징적 나무이자 북한의 국수(國樹)인 소나무는 일찌감치 학생들의 책가방 브랜드로 북측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다. 특히 <소나무>표 배낭식 멜가방은 김정은 총비서가 직접 가방도안가, 제작자가 되어 450여 건의 가방 디자인을 보여주고 지도한 사례로 국가산업미술전시회장에서 빠짐없이 홍보되고 있는 제품이다. 소나무는 새 세대인 학생들의 어깨와 등뿐만 아니라 교육기관, 전시관의 실내조경 디자인 소재로도 사용되고 있다. 평양화초연구소 말린꽃제작소에서는 오래 보존 가능한 말린 꽃과 소나무제품도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들은 고급 살림집과 공공건물, 사무실 등에 실내장식용으로 활용되고 있다.(메아리, 2020.12.8)

북한은 최근 국화(國花)인 '목란'도 국제상표로 디자인을 등록하였다. 2021년 북측이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등록한 7개의 국제상표 중 거의 절반의 사례를 차지하는 목란광명회사의 <목란> 브랜드들은 눈여겨볼 일이다. 올해 목란(상표명: Mokran)으로 6월에 2건, 7월에 1건 총 3건이 국제상표로 등록되었다.

<목란> 브랜드들은 하나의 꽃 이미지를 같이 사용하며, 배경을 달리하여 3개의 도안을 만든 경우이다. 목란광명회사는 주로 영화, 음악, 게임 등 문화콘텐츠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상품 판매와 온라인 서비스를 목적으로 등록하였다. 목란광명회사는 입체율동영화 등 콘텐츠와 멀티미디어 프로그램 개발뿐만 아니라 태양빛전자판을 생산할 수 있는 첨단 ITC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생산기지로 북한에 이름을 날리고 있다. 북한은 이 회사를 통해 중국, 러시아 등 친선국들을 통해 본격적으로 문화콘텐츠의 디지털 보급에 힘쓸 것으로 여겨진다.

 

 

 

 

 

2021년 북한이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국제상표로 신청한 ‘목란’ 관련 상표 디자인들. (WIPO 데이터 자료)© 뉴스11. 백색 바탕 <목란> 상표(상): 소프트웨어, 게임, 프로그램 온라인 판매 및 광고, 영상배포 용도 2. 주황색 배경 <목란> 상표(좌): 비디오 게임기, 콘솔 등 게임용 전자기기 용도 3. 검정 배경 <목란비데오> 상표(우): 오디오-비디오 CD, 전자저장기기, 음악·영화 다운로드 및 온라인 소매 서비스용


북한 주민들이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헌화하고, 사적지를 꽃들로 가꾸는 모습은 언론매체를 통해 자주 보도되어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하지만, 경제 강국을 꿈꾸며 명도안을 강조하는 북한 사회에서 꽃이 지나치게 '애국과 지도자의 충성'을 상징하며 마크와 문양들로 디자인되어 평범한 일상의 물질문화 속에 스며드는 모습은 낯설고 우려스럽다.

일제강점기에서 해방된 8월이 아직도 며칠 남아있다.

남한은 민족 조형성을 버린 상업화로, 북한은 대안이 없는 충성 일색으로 '양극'으로 치닫는 요즘의 디자인계 모습이 참 씁쓸하다. 민족자존, 인간 자유와 존엄, 나라독립을 위해 애쓰신 조상님들께 어쩐지 죄송할 따름이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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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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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혜연 2021-08-31 12:04:30

    코로나사태가 나기전에 북한을 방문해 공연했던 국내외 예술인들과 음악인들도 공연이 끝나면 북한주민들에게 꽃다발을 받는건 당연시할정도이니 짐작이 가죠~!!!!   삭제

    • 박혜연 2021-08-29 23:21:30

      북한은 꽃을 중시하는 사회입니다~!!!! 김일성 주석이랑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생전에 꽃에 대해 정중하게 가꾸라고 교시를 내렸을정도니깐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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