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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계간 [통일코리아] 2014년 가을호
김정은 시대의 북한은 어떤 모습일까?‘김정은 시대’를 전망하는 세 편의 논문

2011년 12월 17일 8시 30분,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면서 그 아들 김정은에게 모든 권력이 승계된다. 1974년 후계자 내정 이후 37년간 북한을 직간접으로 통치했던 김정일은 김일성 시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때문에 김정은 시대의 북한이 김정일 시대와 어떤 차이를 보일지 많은 사람이 주목해 보고 있다.

1인 독재국가인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의 리더십과 성향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요소이다.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최고지도자가 바뀐 북한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해 가고 있을까? 통일코리아의 성취라는 측면에서 북한의 변화는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을까? 통일코리아를 염원하는 통일코리안이라면 김정은 시대의 북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동안 여러 언론보도를 통해 북한의 변화와 김정은의 통치 스타일에 관한 소식이 외부에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계속되는 언론보도 속에도 김정은 시대의 북한에 관한 뚜렷한 그림을 그리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북한이라는 특수한 상황, 정보의 폐쇄성, 남북관계의 긴장 등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김정은은 그동안 외부에 거의 알려진 바 없다가 김정일의 후계자로 내정되면서 점차 외부로 알려진다. 김정은은 김정일의 영결식이 끝난 직후 2011년 12월 30일 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되면서 후계자로 등극한다. 2011년 이후의 북한은 김정일 시대와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변화되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번 논문소개 코너에서는 김정은 시대의 북한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는 논문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소개하는 논문은 홍성후 교수의 ‘김정일과 김정은의 통치 스타일 비교’, 김갑식 입법조사관의 ‘김정은 정권의 수령제와 당•정•군 관계’, 이지순 교수의 ‘김정은 시대의 애도와 구원의 코드’ 총 3편이다.

김정일과 김정은의 통치 스타일을 비교한 홍성후의 논문은 김정은의 통치 스타일이 김정일과 어떤 차이를 보이고 있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1인독재국가인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의 성향과 통치 스타일은 북한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홍성후의 논문은 김정일과 김정은을 비교하면서 드러난 통치 스타일의 특징을 잘 설명하고 있다.

이어 김갑식의 ‘김정은 정권의 수령제와 당•정•군 관계’는 김정은시대로 들어서면서 북한체제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수령제와 당•정•군의 관계가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김일성 시대에 완성된 수령제에 의한 강력한 1인 집권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수령제 국가이다. 북한체제의 핵을 이루고 있는 수령제가 김정은 시대에 당•정•군 관계에 어떤 영향을 주어 변화하고 있는지를 분석해 내고 있다.
끝으로 이지순의 ‘김정은 시대의 애도와 구원의 코드’는 김정일 사망 이후 출판된 일련의 추모문학집을 분석해 김정일 생전의 역사와 슬픔을 표현하고, 더 나아가 김정은 권력의 정당화 논리로 이어지는 추모문학 속에 나타난 후계구도의 맥락을 파악하고 있다. 이지순은 북한 문학에 나타난 김정은 시대 북한의 특징을 잘 드러내고 있다.

소개하는 3편의 논문은 독자들에게 김정은 시대의 북한을 이해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김정은 개인의 통치 스타일과 북한의 수령제와 당•정•군의 변화 그리고 북한문학 등 세 가지 관점에서 들여다 본 김정은 시대의 북한은 김정일 시대와는 다른 북한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과 김정은의 통치 스타일 비교’ - 홍성후
홍성후는 김정일과 김정은의 통치 스타일을 비교분석하면서 향후 북한의 정책변화를 예견하고 있다. 논문에는 개인, 국내, 국제 수준의 접근 방법으로 김정일과 김정은의 통치 스타일을 비교하고 있다. 이런 다양한 시각은 폐쇄적인 북한을 이해하는 데 커다란 도움을 준다.

김정일은 김일성의 보호 아래 북한의 지도자로서 갖추어야 할 소양과 정치력을 충분히 습득할 수 있었고, 김일성 생전에 모든 권력승계를 마침으로써 탄탄한 권력기반을 갖출 수 있었다. 하지만 김정은은 짧은 권력승계 기간으로 인해 김정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숙한 정치력과 불안한 권력기반을 가지고 있다고 연구자는 말한다.

김정일과 김정은 주변의 권력 엘리트, 경제정책, 대남정책에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주변의 권력 엘리트는 두 사람 모두 친인척과 빨치산 2세대(태자당)들이 주축인데 이는 최고 권력자와 운명을 같이 하는 세습적 권력층의 형성으로 이해된다. 북한의 경제 회생은 김정일•김정은 모두에게 체제의 사활이 걸린 중요한 문제로 김정일이 수립한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을 김정은이 이어받아 중국의 동북지역개발과 연계하여 북중 경제협력을 가속화하고 개방효과를 국내 경제개발에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김정일과 김정은의 대남정책은 강온정책의 반복을 통해 한국정부를 압박하고, 자신의 체제위기를 극복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연구자는 분석하고 있다.

김정일 시대는 공산주의를 버린 동구권이 고전하는 모습을 통해 선군(先軍)정치와 사회주의 예찬론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었지만, 현재 김정은은 공산주의 퇴조론이 고착화된 상황에서 체제유지를 모색해야 하는 불안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김정일은 핵을 이용해 ‘벼랑 끝 전술’을 사용했고, 김정은도 같은 정책을 펼칠 것으로 연구자는 전망하고 있다.

저자의 전망에 의한다면 북한은 김정은 시대에도 핵보유국으로 가기 위한 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북한의 정권교체는 부자세습 방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혈통의 계승성과 정책의 연속성이 중요하다. 당분간 김정은의 정책은 김정일이 추진하던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추진될 것으로 연구자는 내다보고 있다.

김정은의 출생과 내력을 살펴보면 김정은은 김정일의 셋째부인 고영희를 생모로 1984년 평양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김일성의 생년인 1912년, 그리고 1942년과 끝자리를 맞추기 위해 김정은의 생년을 1982년으로 조정하고, 출생지도 평양에서 평안북도 창성으로 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연구자는 말한다. 이는 김정은이 첩의 자식이라는 비난을 상쇄하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의 생모 고영희는 북송 재일동포로 만수대예술단 무용수로 활동하다가 1970년대 중반 김정일을 만나 셋째부인이 되었고, 김정은과 그의 형인 김정철, 여동생인 김여정을 낳았다. 2004년 김정은은 생모 고영희의 죽음으로 맘고생이 심해 폭음을 하여 어린 나이에도 심장질환과 고혈압이 생겼다는 소문도 있다고 한다.

김정은은 1991년부터 2001년까지 가명을 사용해 스위스 베른에서 10년간 유학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정일은 김정은이 유학생활을 통해 자본주의 생활양식에 물들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했다고 한다.

김정은이 후계자로 부상한 것은 김정일이 뇌졸증으로 쓰러진 2008년 8월부터였다. 2009년 1월 김정일의 교시 이후 후계자로 내정된 김정은은 2010년 9월 제3차 당대표자회의에서 ‘대장’칭호를 수여받고 당중앙위원 및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선임되면서 후계자임을 공식화 했다.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의 갑작스런 사망 이후 김정은의 권력승계는 더욱 빠르게 진행되었다. 김정은은 김정일이 김일성을 ‘공화국의 영원한 주석’으로 추대한 것처럼, 김정일을 ‘영원한 총비서, 영원한 국방위원장’으로 추대하고 자신은 당 제1비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되었다.

김정일 시대와 김정은 시대를 이끌어가는 권력 엘리트는 어떤 차이를 보이고 있을까? 김정일 시대 권력 엘리트의 특징은 첫째, 국방위원을 서열에 있어 정치국 위원보다 상위에 위치시켜 군부 엘리트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했다. 둘째, 자연스러운 세대교체와 실무형 엘리트가 등장했다. 셋째, 노•장•청을 효율적으로 결합하여 내부갈등을 미연에 방지했다.

반면에 김정은 시대의 엘리트 정책 중 주목되는 것은 권력엘리트들의 계급 강등과 복귀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연구자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김격식의 경우를 소개하고 있다. 김격식은 2009년 2월 인민군 총참모장에서 갑자기 해임되어 황해도와 서해 NLL을 관할하는 4군단장으로 좌천되었고, 2010년 11월 발생한 연평도 포격 도발에서 남조선의 반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대장에서 상장으로 강등되었다. 김격식의 사례는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권력이 이양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충성도 검증에서 문제가 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계급이 강등될 수 있고, 다른 방법으로 충성을 보이면 원래 지위나 자리로 복귀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이는 군부인사의 계급 강등과 복귀를 통해 군부의 충성경쟁을 유도하여 자신에 대한 충성심을 확보하려는 김정은 나름의 통치술로 연구자는 분석하고 있다.

강등과 복귀를 통한 충성심 경쟁 방법은 김정일 시대에도 나타난 현상이지만 연구자는 현 김정은 정권에서보다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정일•김정은 부자는 북한의 권력 엘리트들이 자신들에게 열성적으로 충성할 때 안전한 것이며, 고의든 실수든 지도자에게 해를 끼치면 그는 더 이상 권력 엘리트로서의 자격이 없음을 공공연히 보여주어 자신들에 대한 충성심을 높이는 통치 스타일을 공통적으로 구사하고 있다고 한다.

연구자의 분석은 얼마 전 국제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준 장성택의 처형 사건에도 잘 드러나고 있다. 북한의 2인자로 알려진 인물을 하루아침에 처형할 수 있는 김정은 체제의 잔인성은 국제사회를 분노하게 했다. 연구자의 분석처럼 김정은 시대 권력엘리트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1인자에 대한 도전 없는 절대 충성이라는 것을 장성택 처형 사건을 통해서도 잘 보여주고 있다.

김정은 시대의 대내과제와 정책방향은 2014년 4월 김정은의 ‘4.6담화’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는 김정은이 김정일의 유훈관철을 위해 선군노선을 토대로 당면과제인 체제안정과 경재재건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김정일이 수립한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을 계승하여 거점개방을 성공시키는 것만이 김정은이 택할 수 있는 유일한 경제재건 수단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문제는 김정은의 권력이 공고화되지 못하면 정책의 실행이 늦춰질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고 연구자는 말한다. 지금처럼 미사일 발사, 핵실험, 전쟁위협 등으로 긴장을 조성하여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대외적 환경을 악화로 중국과의 경제협력도 어려워질 것으로 저자는 전망한다.

김정일과 김정은의 차이 중 주목해 볼 점은 권력승계의 기간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김정일은 사실상 후계자로 내정된 1973년 국방위원장직에 올라 모든 권력 승계를 마무리한 1993년까지 20년이라는 긴 권력승계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김정일은 김일성의 보호아래 북한의 지도자로서 갖추어야 할 소양과 정치력을 충분히 습득할 수 있었고, 김일성 생전에 모든 권력을 승계함으로써 탄탄한 권력 기반을 갖출 수 있었다. 반면 김정은은 불과 3년 만에 권력을 승계받았고, 20대 후반의 나이에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되었다. 즉 김정일이 아버지 김일성의 보호하에 오랜 정치수업과 탄탄한 권력기반을 다졌던 데 비해 김정은은 상대적으로 미숙한 정치력과 불안한 권력기반을 가졌다고 연구자는 말한다. 따라서 김정은은 자신의 정치력 친위세력 육성과 권력의 정통성 확보를 위해 공격적이고 도발적인 대외정책으로 자신의 리더십을 과시함과 동시에 내부결속 강화를 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북한의 경제회생은 김정일•김정은 모두에게 체제의 사활이 거린 중요한 문제임이 분명하다. 김정일은 경제회생을 위해 2002년 7•1조치를 통해 부분적인 시장화를 허용했지만, 2007년부터 급속한 시장화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해 시장통제 조치를 취함으로써 경제회생은 실패로 돌아간다. 이에 김정일은 2011년 1월 중국의 동북지역개발과 연계하여 북중 경제협력을 가속화하고 개방효과를 국내 경제개발에 이용한다는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을 수립했다. 김정은에게는 이를 계승하여 거점개방을 성공시키는 것만이 그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경제재건수단이 되었고, 따라서 김정은은 북중관계를 더욱 중시할 것으로 연구자는 전망하고 있다.

연구자는 김정은의 정책이 김정일이 추진했던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추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년이라는 짧은 세습기간과 정치경험이 부족한 20대의 젊은 권력자라는 점에서 김정은의 현실적인 상황은 부친 김정일의 경우보다 불안할 수 있다. 김정은 정권이 어느 정도 안정적 궤도에 진입할 때까지는 남북관계도 불안한 상태에 머물 것으로 연구자는 전망한다.

홍성후의 논문은 북한의 현 지도자 김정은이 김정일의 통치 스타일과는 어떠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더 나아가 최고지도자의 통치 스타일의 차이가 만들어낼 북한의 내일을 전망하고 있다. 북한은 1인 독재국가로 최고지도자 김정은의 통치 스타일이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홍성후는 김정은이 지난 3년간 어떤 통치 스타일을 보여주었는지를 분석하면서 독자들에게 김정은 시대의 북한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김정은 정권의 수령제와 당•정•군 관계’ : 김갑식
북한 권력구조의 핵심은 수령제와 당•정•군이라고 할 수 있다. 김일성을 수령으로 모시고 있는 북한에서는 수령의 영도가 모는 국가기관을 통치하는 힘의 근원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에서 수령제와 당•정•군 관계의 변화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수령제와 당•정•군의 관계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시대에 각각 차이를 보이고 있다. 김갑식의 연구논문은 독자들에게 이런 차이를 보여주면서 김정은 시대의 특징을 잘 드러내고 있다.

논문은 북한 김정은 정권의 권력구조의 특징을 북한 핵심 구조인 수령제와 당•정•군의 관계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다. 김정은이 김일성•김정일에 비해 수령으로서 능력이 떨어진다는 전제 가운데 ‘수령 개인의 카리스마에 의존하던 정치’에서 ‘정치시스템에 의한 정치’로의 전환이 되고 있다고 연구자는 말한다.

또한 김정은 시대의 특징으로 김정일 시대에 약화된 당이 북한정치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경제발전과 체제 보위를 위해 내각과 군대의 독자적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고 한다. 김정은 체제의 향후 권력구조는 김정일 시대의 수령제와 중국의 집단지도체제의 중간형태가 될 것으로 연구자는 전망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속도전’ 이라는 말을 즐겨 사용한다. 김정은 정권의 권력승계과정이 그야말로 속도전이었다고 연구자는 말한다. 2009년 1월 8일 후계자로 내정, 2010년 9월 제3차 당대표자회의에서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추대, 김정일 사망 직후 2011년 12월 최고사령관으로 추대, 2012년 4월 제4차 당대표자회의와 제12기 5차 최고인민회의에서는 당 제1비서, 당정치국 상무위원, 당중앙군사위원장, 국방위 제1위원장 등 당•정•군의 모든 직위에 등극하며 초고속적이고 압축적인 권력승계를 이뤘다고 평가한다.

전통적인 사회주의국가는 당이 국가를 이끌어 가는 최고의 기관이다. 하지만 북한은 1967년 유일사상체계를 건설하면서 여타 사회주의국가와는 다른 ‘수령 중심의 당국가체제’를 수립한다. 1980년대 중반에는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으로 발전하며 수령제가 더욱 강화된다.

연구자는, 수령 중심의 당국가체제는 사회정치적 생명체를 이루고 있는 유기체적 체제로서, 혁명과 건설의 최고영도자로서의 수령, 혁명의 참모부로 혁명적 무장력으로서의 인민군대로 이루어진 전일적 조직체라고 말한다.

수령의 능력에 있어서 김정은은 김정일에 비해 정책재량권, 정책조율능력, 인사권, 대중적 기반 등 네 가지 측면에서 모두 뒤떨어진다고 연구자는 평가하고 있다. 이에 김정은과 북한지도부는 ‘수령 개인의 카리스마에 의존하던 정치’에서 ‘정치시스템에 의한 정치’로의 전환에 합의한 듯 하다고 말한다. 카리스마적 리더십의 약화를 제도적 리더십의 강화로 보완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김정일 시대에 분리되었던 수령과 당을 서로 밀착시키고 당의 영도를 보다 강조하면서 이를 통해 수령의 영도를 관철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3년 6월 19일 김정은이 당, 국가, 군대, 근로단체, 출판보도부문 책임일꾼들 앞에서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철저히 세우는 것이 북한이 반드시 추진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업’이라고 말한 것도 당의 권한이 확대되고 있는 증거로 평가된다는 것이다.

수령의 유일적 최고결정권이 김일성•김정일 시대에 비해 김정은 시대에는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김정은의 연소함에 따른 경륜의 부족에 기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수령의 유일성을 분리하여 당조차도 수령이 자유로이 통제할 수 있는 하나의 기구로 위치시켰다. 반면 김정은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중간 형태로, 분리되었던 수령과 당을 밀착시키고 있다.

당조직의 정•군에 대한 우위성은 김일성 시대에는 강력했으나, 김정일 시대에는 약화되었고, 김정은 시대 들어 다시 회복 중이라고 연구자는 말한다. 김일성 시대에는 당적 지도가 정치정책적 지도에 머문 것이 아니라 행정지휘적 지도까지 담당함으로써 행정대행이라는 폐해를 양산했다고 한다. 김정일 시대에는 당의 공식적 의사결정체계가 무력화되고 대신 당비서국으로 당이 운영됨으로써 당의 사당(私黨)화가 강화되었다. 반면 김정은 시대에는 당의 공식적 의사결정체계가 부활하고 있지만 그것을 정치정책적 지도에 한정지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연구자는 분석하고 있다.

   
▲ 김갑식의 논문 중 북한 권력구조의 변화를 나타낸 그림

연구자는 북한 각 시대의 수령•당 관계와 당정•당군 관계를 개념화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김일성 시대의 권력구조는 ‘수령 절대적 우위의 통합형’과 ‘당적 지도와 역할분담의 저발전(당의 행정대행화)’이고 김정일 시대에는 ‘수령 절대적 우위의 분리형’과 ‘수령의 직할통치와 역할분담(당적 지도 후퇴)’을 특징으로 하며, 김정은 시대는 ‘수령 상대적 우위의 밀착형’과 ‘당적 지도와 역할분담의 절충(당의 정치정책적 지도)’으로 구분한다.

연구자에 의하면 김일성 시대에는 1인 통치의 수령제가 강화되고 당을 통한 행정대행이 이뤄진다. 하지만 김정일 시대에는 1인 통치의 수령제가 독립적 형태로 지속 강화되지만 수령의 직할통치가 이뤄지며 당의 힘은 상대적으로 약화된다. 김정은 시대는 1인 통치의 수령제를 유지하면서도 김정일 시대와 다르게 당의 힘을 강화하고 있다. 따라서 김정은 시대가 김일성•김정일 시대의 중간형태로 보여진다고 연구자는 분석한다.

김갑식의 논문은 수령제와 당•정•군의 관계를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각각의 시대별로 비교분석하면서 현 김정은 시대의 북한권력구조와 특징을 독자들에게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김정은 시대의 애도와 구원의 코드 : 이지순
북한의 문학은 북한체제 보위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 북한의 문학코드는 단순히 타국가의 문학과 비교하기가 어렵다. 이것은 북한 문학이 최고지도자에 대한 충성과 북한체제 보위를 목적으로 인민들을 선전선동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북한문학은 정치적 목적이 절대적인 우위로 작동하고 있다.

이지순의 논문은 김정일 사망 이후 출판된 추모문학집들을 애도와 구원의 코드로 분석하고 있다. 집단적 행위로서의 애도는 1차적으로는 슬픔을 표현하지만, 2차적으로는 김정일의 생전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김정은 권력의 정당화 논리가 덧붙여짐으로써 추모문학은 후계구도를 맥락화하고 있다. 전대 지도자의 유훈과 후계자의 혈통, 통치의 정당성으로 가득 채운 북한 추모문학은 국가가 주도하는 역사 쓰기에 인민을 동참시키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연구자는 말한다.

연구자에 의하면 일찍이 북한은 김일성 사후에 ‘수령영생문학’이라는 형태로 추모문학의 흐름을 보여준 바가 있다고 한다. 수령영생문학은 ‘민족의 태양’으로서 ‘영생’하는 김일성의 위대성과 김일성의 ‘유훈’을 계승할 것을 강조한 형태를 지닌다. 이러한 북한문학의 목적은 수령의 부재가 야기할 수 있는 혼란을 잠재우고 후계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연구자는 말한다.

김정일 추모문학은 수령영생문학의 연장선에서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그 지속성과 집중성은 김일성 때와 달리 비교해 상대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2012년에 출간된 추모문학집은 애도의 분위기는 유지하되 김정은에게 무게중심을 둠으로써, 안정된 체제 전환을 이루려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북한추모문학집 목록
• 리일섭 편, 시집 『장군님세월은 영원하리라』, 문학예술출판사, 2012.3.15.
• 김은일•문상봉•고윤호 편, 작품집 『선군태양은 영원하다』, 문학예술출판사, 2012.3.15.
• 리남혁 편, 시집 『아, 우리 장군님』, 금성청년출판사, 2012.7.10.
• 박성보 편, 추모설화집 『강산이 운다』, 금성청년출판사, 2012.7.10.
• 박춘선 편, 작품집 『영원히 함께 계셔요』, 금성청년출판사, 2012.7.17.
• 박춘선 편, 작품집 『영원한 우리 아버지』, 금성청년출판사, 2012.7.25.

연구자에 의하면 추모문학집으로 먼저 출판된 것은 시집과 산문 작품집 각각 한 권씩이다. 『장군님세월은 영원하리라』는 “위대한 장군님을 잃고 몸부림치던 피눈물의 그 나날에 우리 군대와 인민이 보내온 수천편의 시들 중에서 그 일부를 묶어” 편집했으며, 『선군태양은 영원하다』는 “령도자와 인민이 혼연일체를 이룬 내 조국의 위대한 현실을 온 세상에 보여준 우리 군대와 인민의 이 순결한 충정의 세계를 후세에 남기기 위해 전국의 각지에서 보내온 작품의 일부”를 편집한 것임을 머리글에 밝히고 있다고 한다. 이 두 권의 추모문학집 이후에 북한 내부의 애도의 분위기를 정리하고 체제를 재정비한 다음 7월에 네 권이 더 출간된다. 이 과정에서 시, 수기, 수필, 소설 중심에서 동요, 동시, 가사, 설화, 단상, 실화문학 등으로 장르가 확장되어 추모문학이 완비 되었다고 연구자는 말한다.

먼저 출간된 『장군님세월은 영원하리라』와 『선군태양은 영원하다』는 애도의 분위기가 우세한 반면, 7월에 잇달아 출간된 추모문학집들은 김정은 체제 안착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북한에서 7월은 상징적인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2012년 4월 11일에 로동당대표자회의에서 당 제1비서로, 4월 13일에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추대되면서 김정은 체제는 공식출범한다. 그리고 김정은은 2012년 7월 18일 공화국 원수로 추대됨으로써 권력 장악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7월에 잇달아 출간된 이유는 김정은의 최고통치자 취임과 커다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연구자는 말한다.

추모문학집의 핵심은 “김일성민족, 김정일조선의 명맥”과 “김정은동지를 따라 이 세상 천만리라도 가고갈 우리 인민의 신념과 의지”를 보여주고,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계시어 아버지장군님은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철의 진리”, “경애하는 김정은선생님 계시여 아버지장군님은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학생청소년들의 신념과 의지”를 강조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해 추모문학집의 최종 심급이 김정은의 권력기반 안정에 있음을 연구자는 확인하고 있다.

이들 추모문학집은 “작가들만이 아닌 평범한 로동자, 농민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인민들이 자기들의 그리움의 심정을 글로”남긴 것으로, 작가들이 “아버지장군님을 그리는 절절한 마음을 반영한 아동문학작품들”을 투고하여 엮은 아동문학작품집과 “아버지장군님을 잃고 너무도 일찍 철이 든 학생 청년들이 추모의 그 나날 장군님에 대해 사무치는 그리움”을 담은 청소년들의 작품집으로 편집되었다고 한다.

작가와 대중의 작품은 서로 구분 없이 편집되어 있다는 점을 연구자는 지적한다. 작가와 인민 대중 전체가 창작자로 참여함으로써 이들은 상실의 공동체로 구성되는데, 이는 작가와 대중은 동일한 슬픔을 지닌 애도자의 입장에서 서로 동등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다만 성인 작품의 경우 머리글에서 노동자•농민의 작품이라고 밝히긴 했지만, 이름 외엔 주어진 정보가 없다. 반면에 아동•청소년은 소속 학교가 명시되어 있다. 여섯 권의 추모문학집 가운데 두 권이 아동문학 중심의 작품집임을 고려해 보면, 실명과 소속을 밝힌 아동•청소년의 작품은 김정은의 지지 기반이 어린 세대에까지 폭넓게 분포되어 있음을 과시하는 효과를 지닌다고 연구자는 말한다.

집단적 행위로서의 애도는 1차적으로는 슬픔을 표현하지만, 2차적으로는 김정일의 생전의 역사를 기록한다. 그리고 여기에 김정은 후계구도를 정당화하는 논리가 덧붙여짐으로써 추모문학이 지향하는 방향성이 뚜렷하게 가시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북한추모문학은 통치자의 정당성이 대중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북한은 김정일의 애도와 김정은의 구원이라는 문학적 코드를 통해 북한통치의 정당성을 창출해 내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건국의 역사를 쓸 때 김일성을 구원자로 그려내곤 했다. 김정은에게 권력이 이양된 오늘날 재문맥화된 것도 구원이라고 연구자는 말한다. 북한의 유일한 구원자인 김정은이 북한을 경제난과 국제고립 등의 위험 상황에서 구원해 낼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이번 논문코너에서 소개한 홍성후, 김갑식, 이지순의 논문은 독자들에게 김정은 시대의 북한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홍성후는 김정은의 통치 스타일을 김정일과 비교하면서 김정은이 갖고 있는 통치 스타일의 특징을 분석한다. 1인 독재 국가인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의 통치 스타일과 특징은 북한을 이해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이다. 홍성후는 김정은이 김정일에 비해 짧은 기간에 권력을 승계받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미숙한 정치력과 불안한 권력기반을 형성했다고 평가한다. 이 때문에 김정은이 자신의 정치적 친위세력 육성과 권력의 정통성 확보를 위해 공격적이고 도발적인 대외정책으로 자신의 리더십을 과시함과 동시에 내부 결속을 꾀할 것으로 북한을 내다보고 있다.

김갑식은 논문에서 김정은 시대의 북한 수령제와 당•정•군의 관계를 소개하고 있다. 북한은 강력한 수령제를 기반으로 당•정•군을 통해 국가를 통치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수령제와 당•정•군의 관계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시대에 각각 차이를 보이고 있다. 김일성은 강력한 수령제 기반 위에 당을 통해 정•군을 통제하며 북한 사회를 통치했지만, 김정일 시대에는 상대적으로 당의 위상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김정은 시대로 들어서면서 당의 위상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고 한다. 연구자는 김정은 시대가 김일성과 김정일 시대의 중간 형태로 보여진다고 말한다.

이지순은 북한추모문학 속에 나타난 김정일 사망에 대한 애도와 김정은의 구원이라는 문학적 코드를 찾아내어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북한문학은 북한체제 보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지순은 김정일 사망 이후 나타난 북한추모문학 속에 담겨진 내용과 의미를 우리에게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북한 하면 보통 김정은 근황이나 북한핵무기, 미사일발사 등 정치•군사적인 모습만 익히 알고 있는 독자들에게 이지순의 논문은 북한문학을 통해 김정일의 사망을 받아들이는 북한의 모습과 김정은을 향한 충성맹약의 모습을 문학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엿볼 수 있게 돕고 있다.

김정은은 현재 김정일 사망 이후 젊은 나이에 권력을 승계받고 북한최고지도자의 자리에 앉아 북한을 통치하고 있다. 많은 연구자들은 짧은 권력승계 과정과 경험의 부족이 김정은 시대의 불안요소라고 평가하고 있다. 김정은체제가 짧은 권력승계 과정에서 나타난 공백을 어떻게 채워나갈 것인가는 향후 북한의 체제 안정에 상당히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으로 살펴본 논문들은 김정은 시대의 북한을 최고지도자의 통치 스타일과 북한 수령제와 당•정•군 관계의 변화 그리고 추도문학에 나타난 애도와 구원의 코드라는 세 가지의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김정은 시대에 나타난 북한의 변화를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기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북한은 김정은 시대에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변화가 통일코리아를 향한 발걸음에 어떠한 긍정적 또는 부정적 원인으로 작용할지는 앞으로도 유심이 살펴봐야 할 것이다.

백인주 기자  oasiseagl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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