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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 500차, 통일의 길을 묻다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공동대표 김동호 오정현 홍정길 목사)가 지난해 9월 첫 주 500차 기도회를 맞이했다. 매주 열리는 기도회니까 500주 동안 기도회를 해왔다는 의미다. 2004년부터 시작됐으니까 햇수로는 10년차다. 동독의 성 니콜라이교회 월요기도회가 7년 만에 베를린 장벽 붕괴의 ‘기적’을 가져왔지만 쥬빌리기도회 10년차인 지금 남북의 분단 장벽은 요지부동이다. 얼마나 더 기도가 필요한 것일까. 혹시 기도 외에 다른 ‘행동’이 필요한 건 아닐까. 계간 <통일코리아>가 쥬빌리기도회 500차를 맞아 좌담회를 마련했다.

쥬빌리의 성과와 과제를 짚어보기 위한 좌담회엔 이상숙 상임위원장을 비롯해 오일환(보훈교육원장), 오성훈(PN4N 대표), 이관우(쥬빌리 사무총장) 등 4명의 상임위원이 배석했다. 패널은 쥬빌리 측에서 선정했다. 다음은 좌담회 전문이다.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의 시작과 과정을 돌아보면, NCCK를 중심으로 한 진보통일운동의 퇴조와 1990년대 한때 활발했던 보수교회가 무관심으로 시들해지는 등 기독교통일운동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에서 ‘기도’와 ‘연합’을 모토로 새로운 기독교통일운동을 제시해왔다는 생각이 든다. 쥬빌리의 태동과 확장에 기여해온 상임위원들로서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의 의의를 뭐라고 보는가?

오성훈: 쥬빌리가 500차가 되었다는 것은 10년 넘는 시간을 함께 모여 계속해서 기도를 해왔다는 것인데,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을 가지고 계속 순종한다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쥬빌리기도회가 가진 장점은 연합이다. 한 교회나 한 단체가 자신의 사역을 위해 달려가는 건 쉬운 일인데 마음을 합해 단체나 교회를 뛰어넘어 기도를 이어가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쥬빌리기도회가 지금까지 이어져서 53개 단체, 국내 11개 지역, 해외 11개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었던 것은 그러한 연합기도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선교의 역사를 정리하는 논문을 쓰면서 한국교회가 하나 되지 못하고 서로 비슷한 사역을 하는 단체들끼리도 경쟁하고 반목, 질시하는 구도가 상당히 뿌리박혀 있었다는 걸 보게 됐다. 그걸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하나님의 주권 아래서 모여 기도하는 것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했고, 그런 기도가 실재화되고 있다는 면에서 쥬빌리기도회는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 오성훈 PN4N 대표 ⓒ유코리아뉴스DB

오일환: 기도는 마음을 모으는 운동이다. 통일을 하기 위해서는 국내 차원에서 국민통합이 너무나 중요하다. 이념갈등, 특히 북한이 끊임없이 갈등을 조장하는 식으로 치고 빠지고 하는 명분으로 삼고 있는 현상들을 우리는 보게 된다. 그런 측면에서 기도운동을 주목하게 된다. 기도운동이라고 하는 것은 한 성령 안에서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기에 교회연합과 연결된다. 교회가 연합이 될 때 국민들에게도 하나의 모델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통합에도 기여하는 게 바로 기도운동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한국교회는 사분오열돼 있다. 교회가 하나되지 못했다는 것은 세상 사람들에게 참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하나로 되는 모습, 분열된 것이 하나로 연합되어 가는 모습이 국민들에게 하나의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먼저 연합이 될 때 그것이 통일의 가장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북한 사람들의 마음을 사고 그들이 우리를 동경하도록 하는 게 바로 통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통일의 시원은 기도운동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 면에서 쥬빌리가 교파를 초월해 연합할 수 있는 마당을 열었다고 생각한다.

이관우: 쥬빌리가 10여년 정도 베이스캠프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한국교회는 분단이나 통일문제를 역사 속에서 놓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각자, 각 영역에서 맡겨진 것을 하다가 어느 시점에서 판이 형성되면서 함께 연합하고 연대하고 기도할 수 있었다고 본다. 교회공동체 안에 이런 연합을 이루고, 기도회를 단발성이 아닌 500차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건 기도였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기도회란 이름으로 함께할 수 있는 아름다움, 어려운 시기에 함께 연합하고 연대하는 업그레이드를 쥬빌리를 통해 이룰 수 있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상숙: 지금까지 그래도 잘 해왔다. 미래에 대한 그림이 있고 그런 것도 아니었는데 모여서 기도를 하다 보니 이런 것도 해야 하고 저런 것도 해야 하고 그렇게 해온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 우리 앞에 뭐가 남았느냐 하는 얘기가 이제 좀더 구체적으로 깊이있게 되어야 할 것 같다.

“쥬빌리가 한국교회 통일운동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해왔다”

-쥬빌리에 53개의 건강하고 전문적인 단체가 들어와 있고, 국내는 물론 해외로도 확산이 되고 있는 상태인데 이렇게 쥬빌리가 확산되고 있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는가?
이상숙: 우리끼리만 기도를 할 것이냐, 확산할 것이냐 했을 때 연합해서 같이 힘을 모아서 기도하자는 데 마음이 일치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오성훈: 쥬빌리가 생기면서 확산할 사람들이 일어났다기보다는 기존에 북한을 위해 기도하던 분들이 쥬빌리가 생기면서 계기가 되어 연결된 것이라고 본다. 우리가 지금까지 추구해온 통일의 길, 북한을 위해 기도하는 길이 너무 외롭다는 엘리야의 마음이 있었던 게 사실인데 그래도 쥬빌리를 통해 ‘나 말고도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던 게 그런 연합의 힘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쥬빌리코리아 기도큰모임대회 때 지역에서 많은 분들이 올라와서 한결같이 얘기하시는 게 ‘이렇게 북한을 위해 기도하는 분들이 많은 줄 몰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힘을 얻는다고들 하신다.

오일환: 개별적으로 일할 때와 연합해서 일할 때 힘의 크기가 다르다. 시민사회도 가장 큰 힘은 연대하는 것이다. 교회도 교회간 연합과 연대를 할 때 그 힘이 주는 파급효과가 크다. 개신교, 가톨릭, 불교가 대북지원을 하더라도 북쪽에서는 ‘천주교나 불교 쪽이 많이 준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상은 개신교의 경우 개교회의 지원을 합치면 천주교나 불교보다 훨씬 많다. 60~70%의 대북지원을 한국교회가 감당한다고 하는데도 표가 잘 나지 않는 거다. 남들에게 보이는 측면에 있어서도 개별적으로 했을 때는 약해 보인다는 것이다. 북한의 경우도 통일방식을 범민련을 통해 북측, 남측, 해외본부로 3원화시켜놓고 통일전선을 해서 동조세력을 끌어모은다. 그렇게 해서 우리 정부만 거꾸러뜨리면 북한식 통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남북한의 이런 대치상황을 영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역사는 하나님께 속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북한의 통일전략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은 영적으로 3자 연합을 하는 게 옳지 않겠나 생각한다. 남한교회, 해외 디아스포라 교회, 나아가 북한 지하교회 이렇게 3자가 하나 됐을 때가 통일이 아니겠나. 영적으로 북한의 통일전선전술을 막아내는 데 있어서 교회의 연합만큼 효과적인 게 어디 있겠나, 이런 관점으로 바라보게 된다.

   
▲ 오일환 보훈교육원장 ⓒ유코리아뉴스DB

한국교회, 해외 교회, 북한교회를 다 포함한 한국교회가 연합해서 함께 기도운동에 동참하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확산되어 가야 할 것이다. 기도운동의 본질, 취지가 강화가 된다면 얼마든지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52개 단체가 각 활동영역이 다르지만 교파도 다르고 그럼에도 모여 있다고 하는 것은 큰 힘이 된다. 일반 사회현상에서는 보기 힘든 것이다. 복음 안에서 하나가 되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잘 하면 오히려 외국에서 한반도를 바라볼 때 통일의 열정이 더 뜨겁게 되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우리가 지금까지도 노력을 했기에 이만한 성과가 있었다고 한다면 앞으로 더 큰 노력 통해 우리가 100개, 200개 지역으로 확산해 가는 것, 그 과정이 곧 통일의 과정이요 그 끝은 복음적 평화통일이라고 생각한다.

이관우: 기본적으로 지역 확산의 개념은 복음적 통일을 이루는 것이다. 단체들이 그래도 기도와 순수한 마음을 모아 그 흐름이 잘 형성이 되었다. 그 흐름이 쥬빌리라는 공동체의 마음을 모았고, 그 마음을 좀 더 구체적으로 흘러가게 한다면 지역 확산, 더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을 거라고 본다. 그런 변화들에 의해 전국의 교회들이 북한선교나 기도회에 대해 받아들이는 운동이 확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치 단기선교를 처음 시작했을 때 어느 시점에서는 모든 교회가 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쥬빌리가 지역으로 확산되는 그 과정이 곧 통일의 과정이요 그 끝은 복음적 평화통일”

-쥬빌리 500차, 성과도 크지만 헤쳐나가야 할 과제도 가로놓여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서 교파와 이념을 초월한다고 했는데 약간 보수 쪽에 치우치지 않았나 하는 지적들이 있다. 사랑의교회와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 쥬빌리가 확산되고 있지만 그 기도회의 질적인 깊이는 괜찮은가 하는 질문들이 제기된다. 이런 과제들은 어떻게 헤쳐가야 할까?

이상숙: 보수 쪽에 치우쳤다? 약간은 그렇게 볼 수도 있다고 인정된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기독교가 보수다. 왜 보수인가? 기독교를 지켜야 하는 것 때문에 그렇다. 통일을 해도 기독교적으로 해야 한다. 그것 자체가 보수다. 그 자체를 부정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다. 정치의 시녀밖에 안된다. 우리는 기독교적으로 이미 보수인데, 거기다 또 보수를 붙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쥬빌리는 처음부터 이걸 많이 견제했다. 나 스스로 그랬다. 그러니까 쥬빌리가 보수다, 라고 하는 것은 언어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의교회 문제인데 과연 사랑의교회를 떠나서 쥬빌리가 존재할 수 있는가. 나는 노우라고 본다. 사랑의교회에 있으면서 사랑의교회 신세를 지고 있으면서 많은 부분을, 즉 돈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여러 면에서 많은 걸 의지하면서 사랑의교회를 부정하는 건 위선이라고 본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이건 극복해야 할 문제다. 또한 설득을 해가야 하는 문제다.

그 다음 ‘쥬빌리가 어떻게 할 것인가?’와 관련해서 사랑의교회를 최대한으로 쥬빌리 쪽으로 몰아가서 사랑의교회가 쥬빌리가 하는 일을 대폭 맡아서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문제가 교회연합인데 이건 기도연합이다. 그러니까 교회들이 같이 통일에 관심을 갖고 기도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 일을 해야 될 사람들이 쥬빌리라고 생각한다. 사랑의교회에 얹혀 있더라도 연합해서 같이 하자, 기독교는 연합이 안된다, 이런 말은 뺐으면 좋겠다. 연합이 안되는 게 어딨나? 하나님 하시면 되는 거다. 그걸 쑥 빼고 우린 절대 안되는 것처럼 전제하면 연합할 수 없다. 그러니까 어떻게 연합할 것인가,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 대안을 찾아가야 한다. 쥬빌리운동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 2013년 6월 6일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쥬빌리기도큰모임 장면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

오일환: 난 사랑의교회 북한통일사역 전담 장로이다. 전체 지원 재정 퍼센테이지 중에서 쥬빌리에 상당히 지원을 많이 한다. 그래서 누가 보면 그런 오해는 받을 수 있겠다 생각한다. 물론 쥬빌리가 재정적인 여유가 튼튼하다면 받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는 동안 우리가 엎여서 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나 언젠가는 우리가 이 구도에서 벗어날 것을 기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정적인 독립 없이 활동의 독립이 있을 수 있는가. 그 부분에서 우리 스스로가 먼저 비판하고 성찰하는 태도를 취해왔던 것이다.

이상숙 권사님이 쥬빌리 상임위원장으로서 오정현 목사님에게 당부를 했었던 게 있다. ‘사랑의교회가 죽어야 쥬빌리가 산다.’ 그 정신은 오 목사님도 유지하고 계신 것이다. 만약 그게 지켜지지 않았다면 아마 사랑의교회가 쥬빌리를 꽉 눌렀을 것이다. 그러나 단 한 번도 그런 경우가 없었다. 그만큼 사랑의교회가 의지를 가지고 죽어온 것이다. 사랑의교회는 복음적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교회다. 사랑의교회도 이런 비전을 지키는 한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가치를 지키는 선에서 보수다. 그런데 지키지 않아야 할 것까지 지킨다고 한다면 그건 과감한 혁파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사랑의교회가 갖는 스탠스는 개혁적 보수라고 할 수 있겠다.

그 다음 쥬빌리가 보수적이다? 난 그렇게 보지 않는다. 보수적인 틀 안에서 보면 굉장히 개혁적이고 진보적이다. 53개 단체를 보라. 굉장히 스펙트럼이 넓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보수다? 그럼 보수 아닌 데가 없을 것이다. 우린 지켜야 할 가치를 지키는 것, 십자가 사랑을 붙드는 것 그런 복음적 가치 안에서 행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복음적’이란 단어를 즐겨쓰지 않나. ‘평화통일’도 많은 사람들이 평화를 위장한 평화공세를 문제삼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앞에 ‘복음적’이라는 말을 붙인다. 그만큼 했지켜야 할 마땅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고 저는 그것을 십자가 사랑이라고 본다. 우리 쥬빌리가 지향하는 것, 대북지원에 있어서는 어떤가? 정부에 대해 당연히 비판적일 수 있다. 파트너십으로 본다면 핵문제는 당연히 정부가 안보 차원에서 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북한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당위성에서 본다면 정부는 북한의 소외된 계층을 중심으로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면서, 감동 감화시킬 수 있는, 그래서 진짜 한국을 동경하게 한다면 독일식 통일도 가능할 것이다. 물론 우리가 잘못된 게 있다면 우리도 고쳐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건전한 비판에 대해서는 쥬빌리가 가지고 있는 틀 안에서 고쳐나가야 할 것은 고쳐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의 유연성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오성훈: 쥬빌리는 좌나 우나 치우치지 않고 성경적 가치를 지향하겠다, 이게 처음부터 가졌던 가치였다. 그런데 쥬빌리가 보수적이라는 얘기는 오랜만에 듣는다. 사람이 어떤 위치에서 보느냐에 따라서 우로도 보이고 좌로도 보이고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쥬빌리가 좌파라는 얘기만 듣다가 보수라는 얘기를 들으니 색다르다.

어짜피 통일을 위한 연합기도는 사랑의교회에 국한될 순 없다. 전체가 함께 가야 하는데 이걸 사랑의교회만큼 섬길 만한 교회가 있을까. 찾아도 찾기가 어렵다. 사랑의교회 새건물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실제로 예전 교회가 주일에 보면 본당에 한 번 들어가려면 30분~1시간 줄을 서야 한다. 그런 어려움에 대해 불가피한 것이었다. 지어진 건물에 대해 뭐라고 하기보단 어떻게든 사랑의교회가 더 잘 쓰임받도록 축복해주는 게 올바른 자세가 아닌가 생각한다. 쥬빌리기도회를 세워나가는 데 사랑의교회가 귀한 역할을 많이 했다. 사랑의교회에 대해 반대하는 쪽 이야기도 많이 듣지만 그럼에도 사랑의교회만큼 많이 하는 교회도 없다고 생각한다. 반대하는 쪽에서 주장하는 걸 보면 너무 인본적인 가치를 가지고 교회를 판단하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게 참 많다고 본다. 그냥 사랑의교회 하면 싫고 나쁘다고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비판하는 쪽에서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비판하는지 제대로 보면 그런 이야기들에 부화뇌동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쥬빌리가 사랑의교회를 떠나서 존재할 수 있을까?”

   
▲ 이관우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 사무총장 ⓒ유코리아뉴스DB

이관우: 쥬빌리기도회가 초점이 분명하다 보니 질적으로 보완하는 것을 실무적인 면에서 논의도 해봤는데 바꾸기가 쉽지 않다. 제한된 1시간 반~2시간 안에 매주 기도회를 할 수 있는 형태인데 쥬빌리가 가진 장점과 연대가 좀더 체계적으로 잘 만들어져서 또 다른 흐름들로 선도해가고 도와주는 것이 쥬빌리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부와 해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가장 중심에 쥬빌리가 있다. 그 역할을 극대화하고 심화시키는 것이 쥬빌리의 역할이라는 뜻이다.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고 지속적으로 이 일을 업그레이드하는 수고를 더 전문적인 영역과 실무진 차원에서 고민하고 있다. 이념적으로도 쥬빌리는 상당히 순수하게 균형을 잡으려고 굉장히 노력한다, 양 극단의 소리에 대해서는 차단하면서 서로 연합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얼마든지 함께 가고 있다. 우리는 좌나 우나 이런 고민보다는 복음적 평화통일이라는 중심의 가치를 붙들고 가되 서로 인권에 대해 강하게 얘기할 때는 우리가 듣고, 필요하다면 성찰하고 그러면서 업그레이드되어가는 것이 쥬빌리가 가진 장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최근 쥬빌리가 인권을 강하게 얘기했고, 논의의 장에서 그 얘기를 확 터다보니 보수에 대해 강조한 측면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보다 더 우선된 복음의 가치가 같이 가기에 괜찮을 거라고 본다. 다만 쥬빌리는 균형을 잡으려는 마음만큼은 특히 상임위원장께서 정파에 있어 균형을 잡으려는 데 굉장히 민감하시다. 그래서 중심을 잘 잡아가고 있다고 본다.

-쥬빌리의 정체성 문제 또한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는 것 같다. 최근에 아카데미 이야기도 그렇다. 쥬빌리는 기도하는 단체이냐 아니면 기도 외에 다른 뭔가도 하는 단체이냐인데 쥬빌리의 정체성이 뭐고, 또 쥬빌리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보는가?

이상숙: 아카데미를 하자는 건 아니고 아카데미를 할 필요가 있나, 우리가 과연 할 수 있나 이런 스터디 단계다. 쥬빌리에 속한 단체 중에 아카데미를 하는 분들도 있고, 그런 분들을 영입해서 그런 사역을 같이 할 수 있을 것인가, 이걸 검토하는 단계다. 그래서 나는 남들이 다 쓰는 ‘아카데미’라는 말을 빼고 ‘연구’ 같은 단어를 쓰면 좋겠다. 그런데 개념이 분명치 않다 보니 아카데미라고 했던 것 같다. 우리가 남이 하는 걸 뺏어서 하는 건 전혀 아니다.

-만약 아카데미를 하게 된다면 다른 아카데미를 하는 단체와 겹치기 때문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쥬빌리가 추구하는 ‘연합’과도 배치되는 것 아닌가?

이상숙: 그런 류는 아니고 그냥 사람을 기르는 데 뭘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하다가 그런 것도 안이 나온 것이다. 지난번 쥬빌리코리아 인터내셔널대회 때 설문조사를 했는데 그때 의견을 물어봤다. 실제로 뭘 어떻게 하자는 건 아무것도 없다. 우리로서는 현재 버거운 일이다. 그런데 ‘기도하는 단체’라고 정하고 우리는 기도만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기도하기 위해서도 뭔가가 필요하고 또 기도하면서 해야 되는 뭔가도 있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번 통일콘퍼런스 때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열띠게 참여해서 우리도 많이 배우고 놀랐다. 처음엔 조금 염려했다. 그런 것 했다고 괜히 골치아픈 일 생기는 것 아닌가 걱정을 했는데 너무 좋았다. 그런 걸 한 번씩 하면서 토론을 하고 또 발상도 하고, 다른 분들의 다양한 생각들을 들으면서 ‘이런 것도 있구나’ 공감하는 장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관우: 대안이 있으면 그 대안을 적극적으로 찾겠다는 게 쥬빌리의 입장이다. 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 사랑의교회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그렇다. 이보다 더 좋은 대안이 있으면 그 대안을 찾겠다. 현재는 그 대안이 없다. 그렇다면 독립할 수 있는 대안은 뭔가? 결국 사람인데 우리가 이런 식으로 사람을 일으켜서 그 사람이 선다면 그 길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청년 세대가 헌신을 해서 자발적으로 봉사할 수 있는 구조가 되고, 진짜 그게 가능하다면 우리가 키운 청년들에 의해 쥬빌리가 더 성숙해질 수만 있다면 그 대안을 적극 찾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교육도 못하고 사랑의교회 소속도 안되면 아무것도 못하는 것이 된다.

이상숙: 아카데미라고 해서 통일은 이런 것, 저런 것이다 말하는 초보단계가 아니고 조금 머리를 쓰서 괜찮은 걸 해가면서 사람도 키우고 주변 확대도 해나간다면 너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하고 어떻게 할 것인가를 앞으로 나누다보면 좋은 의견들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오일환: 정체성이라고 하는 것은 나와 공동체간 일체성을 뜻하는 것이다. 쥬빌리라는 공동체와 개인으로서의 나, 이것이 함께 합해져 느껴지는 것, 일체감 이것을 다른 말로 정체성이라고 한다. 대한민국 정체성은 대한민국과 내가 하나의 일체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지금 종북이니 뭐니 하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갖는 것도 대한민국에 살면서 왜 대한민국을 부정하느냐, 오히려 북한을 더 따르느냐는 생각 때문에 마찰이 있는 것 아닌가. 갈등과 분열을 없애려면 하나의 정체성을 갖는 게 가장 소중한 일이다. 지역교회는 별 문제가 없는데 53개 단체 중에는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인권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접근하는 단체도 있고 그것보다 북한과의 교류협력에 방점을 두는 단체도 있다. 두 단체가 서로 다른 관점으로 북한을 본다. 보는 시각의 차이일 뿐이다. 궁극적으로는 북한을 품고 통일하자는 건데도 그렇게 나타난다.

문제는 공감이라고 생각한다. 동정심으로 북한을 보는 게 아니라 그들이 겪고 있는 것을 실제 내 마음으로 느낄 때 그들을 위해 나아갈 수 있지 않나. 우리 안에도 마찬가지다. 공감하고 배려하는 것, 그것이 합치되는 선에서 수렴을 하고 공통분모를 늘려 나가는 것, 그것이 통일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우리 쥬빌리는 정말 예외적이다. 어떤 기독교단체나 교회에서도 해보지 못한 일을 우리는 지금 하고 있고 매우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저는 매우 고무적이다. 쥬빌리코리아 기도큰모임대회를 시작할 때도 거창하게 준비해서 한 게 아니고 몇 가지 대화하다가 나온 것이다. 모아서 기도할 때 공통분모를 찾게 될 거라는 거였다. 니콜라이교회가 기도하는 그것만으로도 통일의 기폭제가 되었다. 다른 거창한 일 안해도 기도운동 그 자체가 7명이 만 9년 후엔 30만명이 참여한다. 그것이 통일의 기폭제가 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쥬빌리가 기도에만 집중해도 정체성은 키워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도는 마음을 모으는 것인데 그리고 여력이 될 때 우회적으로 해외교회 통해 대북지원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5·24조치가 언제까지 가겠나. 기회는 온다. 그 날을 대비해서 우리는 물질적으로도 모으고 그래서 때가 되면 지원해줘야 한다. 생각 같아서는 미래세대를 키우고 싶은데 우리가 이런 일을 마음 갖고 하려면 기도가 흐트러질 수도 있는, 이걸 계속 해야 하느냐란 분란이 내부에서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할 수 있으면 하나님께서 하게 만든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관우: (아카데미를) 한다 하더라도 어차피 그것을 하고 있는 단체의 시너지를 위해서 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 단체들을 도우면서 해야 한다.

오성훈: 쥬빌리는 기도라는 정체성을 갖지만 실제 쥬빌리의 더 큰 역할은 한국교회를 하나로 묶어내는 것이다. 도구가 기도지만 처음 홍정길 목사님께서 오셔서 했던 이야기가 ‘기도만 하면 뭐하냐?’고 하는 거였다. 김동호 목사님은 ‘물질이 있어야 된다’고 해서 그때부터 헌금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 연합을 가능케 하기 위해 쥬빌리도 힘을 어느 정도 마련해야 하는데 쥬빌리를 준비하면서 사람이 많이 없었기에 힘든 과정에서 일이 진행됐다. 바깥에서는 큰 행사가 보이지만 실제로 일하는 사람들은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 가면 갈수록 일하고 봉사하는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기에 우리 내부적으로도 사람을 잘 길러내고 기도를 더 깊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게 아카데미일 수도 있고 훈련학교일 수도 있다. 그런 게 필요한 상황인 것은 맞는 것 같다. 물론 비슷한 단체와 경쟁하는 구도로 가서는 안될 것이다. 쥬빌리에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교회를 어떻게 연합하게 할 것이냐다. 그걸 위해서 기도하는 것이고 앞으로도 그런 순수한 마음 잃어버리지 않고 정체성을 지켜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이상숙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 상임위원장 ⓒ유코리아뉴스DB

오일환: 지금까지 우리가 쥬빌리에서 무수한 설교를 들어오고 있지 않나. 나는 그게 엄청난 통찰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자체도 이미 엄청난 교육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그것이 또 정체성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무수한 설교를 들으면서 판단력도 길러내고 분별력도 길러진다고 생각한다.

이상숙: 우리가 일을 벌이려면 사람이 좀 모자라지 않나 생각한다. 젊은 사람들 몇 명만 있어도 훨씬 일하기가 쉬울 거다.

“쥬빌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교회를 어떻게 연합하게 할 것이냐다”

-2015은 해방 70년이면서 국토 분단 70년 되는 해이기도 하다. 분단 7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의 역할은 뭐고, 또 쥬빌리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이관우: 2015년이 분단, 광복 70주년이니까 의미있는 해라고 생각한다. 쥬빌리 입장에서는 분단 70년이 되도록 현재 상황이 극복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통절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별히 교회가 화평케 하는 직책을 감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뤄지지 않았는데, 최근 교황이 와서 한국사회에 굉장히 큰 화두를 몇 개 던졌다. 그 중심에 화해, 또 화해 정도가 아닌 용서가 있다. 전 국민을 향해 던져준 사건이다. 물론 한국교회 지도자가 했으면 그 정도 메시지가 안나왔을 것 같다. 그런데 북한선교 하는 입장에서 보면, 성경이 이미 말하긴 했지만, 복음선교 입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인사이트를 준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교회가 진짜 해야 할 게 뭘까? 이번에 교황이 가식이 있다고 하더라도 보여준 게 많다. 교회가 어떤 마음이어야 하느냐, 북한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굉장히 진보적인 입장까지 다 얘기했다. 쥬빌리가 분단 70주년을 맞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할 계획도 있고,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극복하고 맞이해야 할 것인가. 우리는 기본적으로는 기도하는 일이고, 그 다음엔 70주년 맞는 2015년 통일코리아 기도큰모임을 어떻게 의미를 담고 전개할 것인가. 올해는 살려내는 통일이었는데 내년엔 열매맺는 통일로 진행할 예정이다.

오일환: 유대인들이 바빌론에 붙들려간 지 만 70년 만에 해방이 됐다. 그건 하나님이 이루신 것이다. 광복 70주년 분단 70주년인데 쥬빌리는 역시 기도운동이 최우선이다. 하나님께 간구해야 한다. 하나님의 능력을 기대해야 한다. 그것이 이루어질 때가 바로 카이로스다. 사실 그것을 위해 절절히 하나님께 간구하고 눈물의 기도를 뿌려야 한다. 70년 생각하면서 ‘돌아온 탕자’가 떠올랐다. 우린 복음의 빚진 자다. 통일대박, 통일대박 하는데 너무 물질적 측면에서만 통일을 꿈꾸고 있다. 또 통일비용이 든다고 통일이 굉장히 어렵다고 하는 부류가 있는가 하면, 또 통일이 대박이 된다며 물질적으로 생각하는 부류가 있다. 우리는 빚진 자의 심정으로 영적인 통일대박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은 사고를 하고 절절한 눈물의 기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돌파구를 생각해보면 돌아온 둘째를 기다리는 아버지의 마음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아버지의 절절한 그 마음, 우리가 생각하며 기도드리는 이 자세가 더 중요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우리의 정체성은 기도운동이기에 기도에 더 큰 무게를 싣고 가야 한다고 본다. 정말 그들의 아픔을 가시에 찔린 예수님을 바라보며 피흘리시는 그 심정으로 간구해야 한다고 본다.

오성훈: 쥬빌리가 연합을 한다면 현실적으로 통일선교운동의 플랫폼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좀더 구체적으로, 영적으로 통일이 가까이 온 걸 인식하게 하는 숫자가 70이라고 생각한다. 각 교회마다 나름대로 통일에 대해 통일선교부서들 모임일 하고 있는데 이런 부서들을 모아서 북한사역 또는 통일선교사역 교회들을 서로 연결하는 일을 쥬빌리가 했으면 좋겠다. 관심을 가지고 북한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쥬빌리가 나름대로 연합을 잘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고, 이번 콘퍼런스 때 그런 쥬빌리의 저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어느 누구도 하기 힘들지만 쥬빌리가 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각 교회에서 통일선교를 전문으로 하는 위원회나 팀을 모아서 서로 나누고 연결해주는 장을 쥬빌리가 감당해서 한국교회가 실제적으로 미려 연결되어 있으면 전환기에 교회가 조직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가급적 올해 안에 했으면 좋겠다.

이상숙: 분단 70주년을 맞는 교회와 쥬빌리의 역할? 어려운 질문이다. 사실 그것이 앞으로 우리가 헤쳐가야 할 세계이고 길이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모여 논의하는 게 굉장히 필요하다. 이번 계간 <통일코리아> 좌담회가 그런 시작을 열어줬다고 생각한다. <끝>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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