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 머신을 오래 사용하면 생기는 변화

매일 아침 향기로운 커피 한 잔을 기대하며 에스프레소 머신을 작동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커피 맛이 예전과 다르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신맛이 지나치게 도드라지거나 쓴맛이 강해지고, 깊고 부드러운 풍미가 사라졌다면, 단순히 원두 문제를 넘어 머신 상태를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머신은 오래 사용할수록 보일러, 그룹 헤드, 필터, 배관 등에 물때와 커피 기름 찌꺼기가 쌓이게 됩니다. 이런 불순물이 제거되지 않으면 커피의 본연의 맛이 변질되고 머신의 성능까지 저하됩니다. 결국 머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심각한 고장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청소를 넘어, 오버홀(Overhaul, 전면 분해 정비)이 필요합니다. 오버홀은 머신을 완전히 분해하여 내부 부품을 꼼꼼히 점검하고, 마모된 부품을 교체하며, 전반적인 기능을 조정하는 과정입니다. 겉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더라도 보이지 않는 내부의 미세한 문제들이 커피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기에 정기적인 점검과 오버홀은 필수입니다.

이 원리는 교회의 내적 갱신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교회는 시대를 거치며 끊임없는 변화와 도전에 직면해 왔습니다. 초대 교회부터 중세 교회를 거쳐 종교개혁과 현대 교회에 이르기까지, 교회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본질을 회복하기 위한 갱신을 반복했습니다. 이는 마치 커피 머신을 오버홀하여 본래의 기능을 되살리는 것과 같은, 교회의 영적 정화를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었습니다.

초대 교회는 성령 충만한 공동체로 시작되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내적인 갈등과 신학적 논쟁이 생겼습니다. 유대인과 이방인 성도 간의 갈등(사도행전 15장), 율법과 복음의 관계, 지도자들의 의견 차이 등 다양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사도 바울과 같은 지도자들을 세우셔서 복음의 본질을 확립하게 하셨고, 이는 교회가 본래의 사명을 잃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령 안에서 갱신될 수 있도록 이끄셨습니다.

중세 시대에 접어들면서 교회는 제도화되었고, 성직 매매와 면죄부 판매 같은 부정적인 요소들이 나타났습니다. 교회 조직은 강력해졌지만, 본래의 순수한 복음 정신은 희미해졌습니다.

이때 마틴 루터(Martin Luther)를 비롯한 개혁자들이 등장하여 1517년, 95개조 반박문을 발표하며 "오직 성경, 오직 은혜, 오직 믿음"을 강조하는 종교개혁을 일으켰습니다. 이는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한 대대적인 오버홀과 같았고, 다시금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모습으로 교회를 정비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오늘날 교회 또한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예배 방식, 선교 전략, 공동체 운영 방식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 예배의 편리함이 신앙의 열정을 식게 하고 형식적인 참여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이런 시대에 교회는 외적인 성장보다 내적인 성숙과 본질적 회복을 더욱 중요하게 여겨야 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교회가 참된 예배와 제자도를 회복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내적 갱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외적인 변화보다 내적인 정화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머신이 외적으로 깨끗해 보여도 내부 오염이 축적되면 커피 맛은 변질됩니다. 교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규모가 크고 화려한 교회라도 영적 침체와 타협이 쌓이면 교회의 본질적 기능은 약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겉으로 경건해 보이는 종교 지도자들을 향해 말씀하셨습니다.
"회칠한 무덤 같도다. 겉으로는 아름다워 보이나 속은 죽은 사람의 뼈와 더러운 것으로 가득하도다"(마태복음 23:27).
교회가 진정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공동체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내적인 정화가 필수입니다.

작은 문제도 방치하면 큰 위기로 이어집니다

머신 내부의 미세한 물때를 방치하면 결국 머신이 망가지듯이, 교회의 작은 문제들도 해결하지 않고 누적하면 큰 영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교회 공동체에 작은 타협이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다음과 같이 경고했습니다.
"적은 누룩이 온 덩어리에 퍼지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고린도전서 5:6)
교회는 끊임없이 자기 점검과 정화를 통해 건강한 영적 공동체를 유지해야 합니다.

좋은 커피를 만들기 위해 커피 머신의 정기적인 점검과 오버홀이 필요하듯이, 교회 역시 지속적인 내적 갱신이 필요합니다. 
오늘,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우리의 신앙과 교회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지금이야말로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믿음과 교회를 점검하고 새롭게 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