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을 막론하고 20세기 초반까지 여성을 홀대했다. 그러나 예수와 바울의 주변에는 그들을 열심히 따르는 여성들이 있었다. 그것은 여성들이 인간 대접을 받지 못하는 사회에서 그들이 여성들의 능력을 인정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태도는 그 당시의 사회·문화적 상황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관용 정신이었다. 예수와 바울은 웨슬리가 실천한 관용 정신의 모태였다.

웨슬리가 활동하던 18세기에도 여성을 무시하는 편견이 여전했다. 그런 사회에서 웨슬리는 여성들을 각 속회의 지도자로 삼고 그들이 설교하는 것을 허용했다. 그뿐 아니라 평신도 여성들이 대형 전도 집회에서도 설교하게 했다. 사회와 교회의 강한 반발 때문에 그들에게 안수하지는 못했지만, 이런 웨슬리의 여성에 대한 관용 정신의 결과로 미국의 감리교회에서는 19세기 말에 여성을 목사로 안수하여 일본에 선교사로 파송했다. 

한국의 장로교 합동이나 일부 보수 교단에서는 아직도 여성에게 안수를 하지 않지만, 감리교회에서는 한국에서 가장 먼저 1955년부터 여성 안수를 실시해 왔다. 그 22년 후에는 기독교 장로교회에서, 42년 후에는 장로교 통합 교단에서 여성에게 안수를 시작했고, 연이어 많은 교단이 여성 안수를 실시하고 있다. 이렇게 감리교회가 한국에서 가장 앞서서 여성안수를 실시하기 시작한 것은 웨슬리의 관용 정신의 영향이다. 

웨슬리는 그의 설교 “편협한 믿음에 대한 경고”에서 도덕법의 본성과 사용, 하나님의 섭리, 하나님의 은혜 등에 대해서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을 포용할 것을 권면했다. 특히 “우리가 반성서적이거나 반그리스도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교회”에 대해서도 관용 정신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다른 모든 교단에서 성소수자들을 외면하는 때에, 감리교회의 일부 목사들이 그들을 품으려는 운동을 시작했다. 어떤 선한 운동에서든 개척자들은 박해를 받게 마련이어서 지금 한국의 감리교회에서는 성소수자들을 포용하는 목회자들을 줄줄이 파면시키고 있다. 박해를 감수하면서 이 운동에 앞장선 목사들은 바로 웨슬리의 관용 정신을 본받은 사람들이다. 

우리의 근대사는 소외된 자나 억압받는 사람들을 해방시키려는 역사였다. 불란서 혁명을 통해서 전제군주와 귀족의 압제로부터 시민이 해방되었고, 미국의 남북전쟁은 흑인을 해방시키기 위한 전쟁이었다. 여성주의 운동은 가부장제에 의해서 소외되고 사람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여성을 해방시키는 운동이었다. 그리고 2차 대전 후에는 서구의 강대국에게 침탈당했던 식민지들의 해방운동이 대거 일어났다.  

지금 한국에서도 소외된 자와 억눌린 자들을 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여성이 교육, 직장, 정치 등의 영역에서 차별받지 않는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복지정책에 힘쓰고 있다. 그리고 장애인들을 위해서 여러 가지 편의 시설을 설치했을 뿐 아니라 그들을 위한 특수 교육을 실시하고 그들에게 직장을 마련해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성소수자들도 소외된 자들과 억눌린 자들에 속한다. 사회에서는 차별금지법을 입법화하려고 하는데, 예수와 바울을 따라서 소외된 자들을 품어야 할 교회에서는 차별금지법을 적극 반대하고 있다. 그들은 사도행전 8:26-39에 기록되어 있는 빕립이 성불구자인 에티오피아 내시에게 복음을 전한 것을 보지 못하고, 구약뿐 아니라 신약에서도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성소수자를 차별해야 한다고 강변하고 있다. 

우리가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성경해석이나 신학은 주어진 시대의 사회·문화적 상황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구체적인 예로,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해야 한다는 고린도전서의 기록이나, 14만 4천 명만 구원받는다는 요한계시록의 구절을 지금 문자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 

우리는 소외되고 억압받는 사람들을 품으시고 그들을 구원하기 위해서 몸바쳐 일하신 예수를 따라야 하는 사람들이다. 더구나 지금은 그러한 사람들을 해방시키기 위해서 노력하는 시대이다. 2천 년 전 사회의 관습이나 편견에 따라 기록된 성경 구절을 현대인의 삶에 문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재고되어야 한다.

정리하자면, 소외된 자 혹은 억압받는 사람들을 품으려는 것이 현대의 사회·문화적 상황일 뿐 아니라, 그것은 예수와 바울의 미션이었고 웨슬리의 정신이기도 했다. 지금 한국에서, 여성 안수의 경우처럼, 성소수자를 품으려는 운동이 감리교회에서 가장 먼저 시작된 것은 감리교회가 웨슬리의 관용 정신을 이어받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