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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특보 발언, 과연 논란일까?문정인 특보의 워싱턴 발언 ‘논란’, 과연 논란일까?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1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동아시아재단(이사장 문정인)과 우드로윌슨센터가 공동 개최한 ‘한미 동맹’ 세미나와 이후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한 발언을 일부 언론들이 지나치게 쟁점화시키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일부 언론들의 이 같은 쟁점화는 문 특보의 전후 설명은 자르고 일부 문장만 인용하거나 지나치게 미국 입장만 대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한 ‘익명성’에 기대어 무책임한 비방을 쏟아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 특보는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만약 북한이 핵과 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우리는 한미 합동군사훈련 규모 축소를 미국과 상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에 항공모함과 핵잠수함 같은 전략자산까지 전개해 북한을 자극할 게 아니라 2010년 연평도 포격 사건 이전 상태로 전략무기를 하향조정하자는 제안이다.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1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동맹' 세미나에서 “만약 북한이 핵과 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우리는 한미 합동군사훈련 규모 축소를 미국과 상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JTBC 화면캡처

이 같은 문 특보의 발언은 “북한이 우선 핵동결을 하고 핵동결이 충분히 검증된다면 거기에 상응해 우리가 한미간 군사훈련을 조정하고 축소한다든가 상응하는 조치들을 취할 수 있다”(4. 27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 “북한이 핵과 미사일의 추가 도발을 중단한다면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수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지난 15일 6.15 남북정상회담 17주년 기념식 축사)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과 맥이 닿아 있는 것이다.

문 특보는 세미나 후 한국 특파원들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전후 맥락을 자세히 설명했다. 우선, 사드 추가 배치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와 관련 ‘미국은 시간 끌다가 이걸 안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크다’는 질문에 세미나에서 전략국제연구센터(CSIS) 마이클 그린 선임연구원의 “한국이 미국의 동맹이라면 핵심 안보사항인 사드 배치를 위해 법적인 절차를 서둘러 마무리해야 한다”는 말을 인용하며 “사드 해결 안되면 한미동맹 깨진다고 한다. 그게 무슨 동맹이냐”고 반문했다.

문 특보는 “사드는 무기체계, 방어용 무기체계”라며 “그걸로 동맹이 깨진다? 유사시 미군이 온다는 데 대한 회의감이 드는 것”이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문 특보는 거듭 “사드가 동맹의 전부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특보로서의 입장이 아닌) 교수로서의 입장”이라는 언급도 덧붙였다.

<조선> “한미, 이견 표출 넘어 충돌로?”

문 특보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19일자 국내 조간신문들은 ‘파문’ ‘논란’이란 말을 넣어 대서특필했다. <조선일보>는 ‘대통령 외교특보의 워싱턴 발언 파문’이라며 “이달 말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가 대북 정책과 관련해 이견 표출을 넘어 충돌로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또 “청와대가 문 특보에게 강하게 선을 긋지 못하는 이유 중에는 문 대통령과 특보 사이의 특수한 관계가 작용하기 때문이란 관측도 있다”며, ‘여권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문 특보는 참모라기보다는 '멘토'라 할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도 매우 조심스럽게 대한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이 때문에 임명 당시부터 '외교통일장관 위의 '상(上) 장관'이란 말이 회자됐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한미합동훈련과 전략무기 배치가 한반도 긴장 고조와 북한 도발의 원인이란 주장은 그동안 북한, 중국, 러시아가 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근거로 사용해 온 논리”라며 “한미 훈련 축소나 평화협정 추진 등은 북한이 가장 원하는 것”(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미리 우리의 전략을 다 노출시키는 '촉새 외교'”(김유정 국민의당 대변인)라고 비난했다.

<중앙>, “청와대 거짓말”

<중앙일보>는 “우리는 미스터 문의 개인 견해로 본다. 한국 정부의 공식 정책이 반영되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정부에 알아보길 바란다”는 앨리시아 에드워즈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대변인의 말을 언급하며 “'한치의 틈도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하던 한미동맹이 단순한 대북 정책 이견을 넘어선 수준으로 악화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문 특보 개인 견해’라는 국무부 대변인의 코멘트는, 청와대 관계자가 18일 기자들과 만나 했던 “(이번 방미는) 개인 자격의 방문이다. 문 특보가 개인 학자적 견해라는 것을 전제로 이야기를 하셨다. (청와대와) 조율된 게 아니다”라는 해명과도 다르지 않다.

<중앙일보>는 또 예비역,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하며 문 특보의 발언을 비난했다. “북한의 비난이 강할수록 그만큼 전략자산 전개와 연합훈련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를 핵 동결에 대한 보상으로 써버리면 핵 폐기에서 쓸 수단이 없어진다. 문 특보의 발언은 사실상 북한의 비핵화를 포기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신원식 전 합참 차장), “올해 연합훈련 기간 중 미군이 예년보다 많은 전략자산을 전개한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증강에 대응하는 차원이다. 북한의 위협은 강해지는데 문 특보가 어떤 맥락에서 한 발언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군 관계자).

<중앙일보>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이번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핵심 관계자로부터 ‘한국 거짓말론’을 들었다는 ‘한 소식통’을 인용했다. “청와대가 '사드 발사대 4기가 추가로 들어온 사실을 보고받지 못해 몰랐고, 문 대통령은 이에 충격을 받았다'는 주장은 확실한 거짓말로 NSC는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NSC 핵심 관계자와 말이 통할 ‘소식통’이라면 어짜피 미국 입장을 대변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이해한다 치더라도 한국 특파원들이 마치 한국 입장이 아니라 미국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는 ‘착각’마저 든다.

문정인 특보의 발언에 대해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19일 문 특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JTBC 화면캡처

동아> “문 특보 경질하라”

<동아일보>는 문 특보의 ‘사드 동맹’ 발언에 대해 “사드 배치에 대한 미 정부의 불안감을 더욱 부추기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워싱턴에서 문 특보를 비공개로 만난 한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하며 “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이러니까 문재인 정부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가시지 않는 것이다”라고 했다. 외교 소식통? 그 역시 미국의 입장을 충실히 대변하는 사람 쯤으로 여기면 될 것 같다.

그러면서 <동아일보>는 “대북정책을 놓고 한미가 잇따라 이견을 노출하면서 한미정상회담에는 적신호가 켜졌다”,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조급함을 노출하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제기했다. 급기아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문 특보의 경질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세계일보>는 ‘전직 외교안보 고위 관료’의 말을 인용하며 “북한이 추가 핵·미사일 도발을 하는 순간 문 대통령의 구상은 공기 중에 흩어질 수 있는 취약한 성격을 띠고 있다. 미국과 긴밀한 정책 공조를 펼쳐야 하는 시점에서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민감한 사안에 대한 우리 쪽 입장을 성급하게 공식화하면 우리가 치러야 하는 부담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 “문 특보 발언은 전략 차원”

반면 <한겨레>는 문재인 ‘명예특임교수’가 “사드 배치 문제를 한미동맹의 레드라인(금지선)처럼 주장하며 한국의 새 정부를 압박하는 미국 내 일부 여론을 정면으로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국책연구기관의 안 외교안보 전문가’의 말이라면서 “북한이 유엔 결의를 위반하고 핵미사일 발사를 지속한다면 새 정부가 남북대화를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는 없다. 북이 적어도 국제적 규범을 지키는 '성의'를 표시한다면 그에 상응해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한미연합훈련 규모 축소와 남북 대화 등을 추진할 수 있다는 얘기”라고 문 특보의 발언을 ‘풀이’했다.

<국민일보>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 고위 인사가 워싱턴에서 미국을 자극하는 발언을 내놓은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문 특보의 발언이 주목을 끌고 있다”며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문 특보가 총대를 메고 '나쁜 경찰'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 같다는 시각이 많다. 미국이 싫어할 만한 말을 미리 해둠으로써 문 대통령의 방미 부담을 완화하려 한다는 분석”이라고 보도했다.

문 특보의 발언을 ‘논란’이 아닌 ‘국익’ 또는 ‘전략’의 관점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번 문 특보의 발언은 앞에서 인용한 ‘한미연합군사훈련 규모 축소’ ‘사드로 동맹이 깨진다?’ 두 가지 발언이 ‘논란’의 표적이 됐다. 그도 그럴 것이 북한은 연신 핵·미사일 등 도발을 일삼는데 우리는 군사훈련을 더 강화해도 모자랄 판에 ‘축소’니 ‘한미동맹에 금가는’ 소리만 쏟아내고 있으니 말이다. 그것도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라는 자가 말이다.

적어도 문 특보의 발언을 ‘논란’으로 만들고 있는 언론의 기사를 보면 그렇게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특파원 간담회에서 문 특보와 국회의원, 기자들 사이에 오고간 말을 통으로 살펴보면 문 특보의 발언은 해석을 달리할 수밖에 없다. 감사하게도 <한국일보>가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내용 전문을 게재했다(간담회 전문 보기). 신문은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 책사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의 한미 군사훈련 축소, 북한 김정은 정권 실체 인정론 등의 발언으로 한미동맹의 균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독자들의 이해를 위해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직함으로 지난 16일 워싱턴 ‘우드로윌슨센터’가 주최한 세미나 이후 한국 특파원단과 가진 간담회 내용을 일문일답 요약해 소개한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세미나에서 했던 ‘핵동결 대가로 (한반도 배치) 미군의 전략자산 축소’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문 특보는 “그건 문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말한 것 아니냐”고 일축했다. 하지만 이것이 열흘 뒤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의제로 오르거나 공동성명에 공개될지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문 특보는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한미간 공조를 한다는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도 최대한의 ‘압박’과 ‘관여’니까,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관여 쪽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보면 된다. 국제사회 제재 체제에 동참하지만 거기서 틈을 찾아 대화하고 관여(Engage) 하는 것이다. 한국이 미국을 놀라게 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특보는 “저는 ‘비상근 특보’이므로 정부 입장 대변하는 것 아니고, 관찰한 것을 얘기하는 것이므로 그 점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진 질문 역시 ‘전략자산 축소’ 문제. 문 특보는 “원래 전략무기 전진 배치는 안 돼왔다. 2010년부터 바뀌면서 항공모함, 핵잠, 랩터 등이 동원되고 그러니까 우리 입장에서 천안함·연평도 있었으니까 그럴 수 있지만, 이런 게 긴장 증폭시키고 북한 대응 강화시키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일 때 18년간 미사일 18발 발사, 김정은 때 5년간 53번 발사했다는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했다.

문 특보는 “그 사이에 북한 미사일 개발 능력 함양된 것 분명한데, 그만큼 미군 전략무기가 전진 배치되니까 북한이 ‘약한 사인’을 보내면 미국이 칠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렇게(강하게) 대응하는 것 같다”며 “학자로서 관찰한 것이다. 정부 입장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특보는 그러면서 “(전략배치 전진배치 축소로) 긴장을 완화시키면 북한도 긍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느냐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략자산 축소에 대한 미국 동의 가능성을 묻자 문 특보는 “큰 문제 아니라고 본다. 우리가 얘기하면 하향 조정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제안을 북한이 수용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가능성 낮다고 본다. 그러나 시도는 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 특보는 “그렇게 설득이 되고 하면 새 진전을 볼 수 있겠죠. 중요한 것은 한반도 긴장 완화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정인 “중요한 건 한반도 긴장 완화”

또 다시 ‘북한이 동결하면 전략자산 축소한다는 것인가?’란 질문이 나오자 문 특보는 “전략무기의 전진배치에 대해서 우리가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전략자산이라는 것이 ‘포워드 디플로이’(전진 배치) 되는 것, 북한이 걱정하는 게 그것이다. 그것을 다운사이징(축소) 하더라도 긴장이 완화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서는 얼마든지 그런 제안을 할 수 있다는 것. 마치 “한반도 평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겠습니다. 필요하면 곧바로 워싱턴으로 날아가겠습니다. 베이징과 도쿄에도 가고. 여건이 조성되면 평양에도 가겠습니다”라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미군 전략무기 전진 배치가 북한의 대응을 강화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취지의 문 특보 발언에 대해 옆에 있던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군사훈련에서 전략자산이 전체적으로 가동된 게 몇 년 안 된다. 핵 잠수함 등이 가동될 때 과거 비공개였다. 최근에는 그걸 언론에 공개하는 것 자체도 5-6년 전부터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전진배치를 하향한다는 건 무슨 말인가?’란 특파원의 질문에 문 특보는 “칼빈슨이 해상훈련하고 그러는데 줄일 수 있지 않느냐. 위치가 아니라 그걸 왜 배치하냐. 무기 자체를 항공모함 올 필요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핵 잠수함이 꼭 전개할 필요 있냐는 것”이라며 “문제는 그럴수록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 강화할 텐데, ‘텐션 에스컬레이션’(긴장고조)인데, 긴장관리 측면에서 배치하지 않고 기존처럼 하면 위기가 완화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종대 의원 “전략자산 전개는 과거 아닌 최근의 일”

‘북한이 도발 수위 높인 게 (미군의) 항공모함 등 이런 거 때문이 아니라 북한이 핵실험해서 전략자산 등 배치하고 한 것 아니냐’는 특파원의 질문이 다시 나왔다. 이번엔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전략자산 배치는 지금까지 한국정부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추진된 논리지, 미국이 한 것은 없다”면서 “오히려 미국은 전략 폭격기, 스텔스 전투기 등을 한반도에 추가 배치할 계획 없다. 다만 항모, 핵 잠수함이 군사 연습시 증강 배치됐다. 그것도 사실 다시 따져보면 최근 몇 년간 동해상 한미연습 때 수년간 안 오다가 다시 온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항모의 서해전개는 한미동맹 역사상 2번”이라며 “제대로 배치된 것은 연평도 포격 때 딱 한번이다. 중국이 강하게 반발해서 ‘G20’ 회의 개최 지장 우려한 이명박 대통령이 그 이후에 배치해 달라고 해서 11월말로 연기했고, 그 중간에 연평도 포격이 있었다. 연평도 포격 때문에 배치된 게 아니라, 한국 정부가 연기해 달라고 했는데 그때 연평도 포격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국간 정상회담 앞두고 이견이 노출된 상황인데, 미국과 상호 조율하는 것인지, 조율이 안돼도 트럼프에게 제기할 것인가?’란 질문에 문 특보는 “우리는 하겠죠. 북한이 도발 안 하는데 우리가 대화 안할 이유가 있나.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으면 대화 안한다? 우리가 어떻게 수용하나. 북한이 도발하지 않으면 대화해야죠. 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라고 답변했다.

직접적인 표현이긴 했지만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북핵 문제 해법을 찾기 위해서라도 북한과의 대화는 당연한 수순이다. 대화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북핵 문제는 전혀 해결하지 못한 채 한반도 긴장만 고조하고 만 이전 정부로 돌아가자는 것이거나 미국 등 다른 나라의 입장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자 한 특파원이 ‘미국이 관여되는 부분까지 문 대통령이 언급했으므로 (남북 대화와 관련해) 한미간 조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고, 이에 대해 문 특보는 “미국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익표 의원 “남북대화는 미국한테 허락받을 문제 아냐”

그러자 홍익표 의원이 “그건(남북대화는) 미국한테 허락을 받고 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면서 “남북대화는 필요하면 하는 것이고, 그런 과정에서 미국이 우리를 좀더 지원해주거나 미국 역할이 필요할 때 할 문제지, 남북관계가 일정 조건 충족될 때 대화하는 것은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논의할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특파원이 거듭 ‘북한이 미사일 도발하는데, 국제사회의 컨센서스는 제재를 강화해야 할 때지 대화할 때는 아니다라는 게 유엔 안보리에서 하는 컨센서스다. 어떤 것을 기준으로 북한이 도발을 안 한다고 할 수 있나’라고 캐묻자 문 특보는 “안보리 결의안에 대화하지 말라는 대목 있냐. 결의안 2270호 45조는 민생 관련 무역 거래 등을 다 허용한다. 지난 정부가 국제사회의 컨센서스라는 이름으로 자발적 제재를 강화시킨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새 정부 왔으니 새롭게 해석해야 한다. 그렇다고 국제 레짐을 위반하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문 특보는 거듭 “우리가 말하는 제재와 압박을 위한 국제적 컨센서스 위반이라고 보지 않는다. 목표는 비핵화고, 대화가 효과적이면 하는 것”이라며 거듭 비핵화를 위한 북한과의 대화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러자 이런 질문이 한 특파원으로부터 나왔다. ‘대화는 어떤 대화냐는 게 중요하다. 북한이 핵 문제를 남한을 대화 카운터파트로 인정한 적이 없다. 무엇을 위한 대화와 비핵화가 들어갈 수 있는 얘기인가?’

문 특보는 “대화는 대화죠. 핵심은 남북관계 개선이다. 개선되고 북한 설득하는 입장이 되면 미사일, 핵에 긍정적 효과 미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홍익표 의원은 북한이 남한을 대화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북한 기본 입장이 핵은 북한과 미국 사이의 관계라고 하지만 남북이 배제돼 있는 게 아니다”며 “여러 차례 합의문에 (남한이) 들어갔다. 페리 프로세스는 사실 내용적으로 임동원 프로세스였고, 9.19도 우리 정부가 주도했다. 2007년 2.13 합의 등도 고비고비마다 북핵 문제에 있어 우리 정부가 역할을 했고 협의했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대화한다고 해도, 트럼프가 전략자산 보내면 우리도 대화가 안될 수 있다’는 지적에 문 특보는 “한미가 동맹 아니냐. 동맹 한 축이 이런 요구할 때 다른 한 축이 일방적 거부 못할 것이다. 트럼프가 일방적이라고 하지만 동맹에서 일방적 행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거듭 ‘미국이 걱정하는 게 제재와 압박의 바람을 뺄 것이라는 부분이다. 미국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라는 특파원의 질문이 나왔고, 문 특보는 “문 대통령이 고민하는 게 제재, 압박이 지배적인 패러다임인데 그걸로 안 풀리니까 새로운 것을 고민하는 것”이라며 “노력하고 정부도 작업하니까 청사진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6.15 행사와 AIIB 연차총회 때 문 대통령이 했던 연설이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본다는 것이다. 문 특보는 그러면서 “북한은 지금 어렵다. 말라리아 약 거부했고, 이산가족도 그렇고. 그러나 현실적 제약에서 뭔가 찾으려 하는 게 문재인 정부임을 인정해 달라”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가 사드 추가 배치에 대해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기로 한 것이 한미 정상회담 의제가 되거나 미국의 불신을 살 수 있다는 지적에 김종대 의원은 “지난해 11월 약정 맺은 사드배치는 당시에 올해 연말까지 배치하기로 합의한 것”이라며 “그 전체는 지금도 변함없다. 그게 가장 합리적이라고 본 것이다. 그러나 4월 26일 배치가 끝났다. 사드 배치의 가속화조치는 가속이 아니라 과속사고 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특보는 “워싱턴 일부 여론이 고의 지연시켜서 한미동맹 약화시킨다, 중국 눈치보기다, 라고 하는 것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지적하고, “사실이 아니고, 사드를 대선 한복판에 끌고 들어온 상황 자체가 조사돼야 하고, 거기서 진상 파악해야 한다”며 “어떻게 이런 비정상적 상황에서 배치를 강행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특보는 그러면서 “오히려 한미가 작년에 합의한 대로만 했으면 역풍이 불지 않았을 것이다. (환경영향평가는) 정상화를 위해 필수 불가결한 조치다. 이 점을 워싱턴에서 잘못 이해하고 있다. 사드가 중국 눈치보고 그런 게 아니라 주권에 따라, 정부 필요에 따라 상황 통제하고 정당성, 타당성 검토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북한과 대화, 남북대화의 전제조건, 북미대화의 전제조건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인가?’란 질문에 문 특보는 “나라마다 국익이 있고 대통령은 국익에 맞춰서 하는 것이다. 꼭 우리가 남북대화하는 데 북미대화 조건과 맞출 필요 없다고 본다”며 “라이트 컨디션 아님에도 시민 데려오려고 조셉 윤이 (북한과) 대화했다. 나라마다 사정이 있으므로 대화의 옳은 조건도 달리 해석할 수 있는데,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와 협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문정인 “특파원들, 미국 쪽 시각에서 보지 말아 달라”

‘남북대화에 의해 한반도 비핵화 가능하다고 보느냐?’란 질문에 문 특보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비핵화는 우리의 당위론적인 목표가 돼야 한다. 그것은 시간이 걸린다. 비핵화 가는 과정은 동결에서 시작해야 한다. 핵과 미사일의, 그리고 핵 시설과 물질에 대한 검증 가능한 폐기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핵무기에 대한 완전하고도 검증 가능한 불가역적 폐기는 출구에 놓일 수밖에 없다. 목표에 비핵화 설정하고 과정을 디자인 잘하고, 6자 틀, 국제사회 틀에서 다뤄져야 한다. 비핵화는 우리의 목적일 수밖에 없다. 그 목표를 향해가는 과정에서 동결에서 시작하고 폐기 거쳐서 비핵화를 가야 한다. 상당히 오랜 시간 걸릴 것이다. 비핵화 가는 조건은 긴장 완화다. 우리가 북한 설득 노력해야 한다. 북한도 변해야 할 것이다. 시민사회도 들어가고...”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추구했던 '비핵화 입구론'이 아니라 '핵동결'을 입구로 '비핵화' 출구로 나가자는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가 당장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시도해봄직한 방법이라는 게 상당수 한반도 전문가들의 견해다.   

‘대화가 오히려 북한 핵 능력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지적에 문 특보는 “시간은 우리 편 아니라는 상식에 역행하는 것이다. 파국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데 피해는 대한민국”이라며 “미국 쪽 시각에서 보지 않으면 좋겠다. 파국적 결과 피해야 한다. 그러면 대통령 선택은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특파원들의 지나친 ‘미국 입장에 선 우려와 비판’을 지적한 것이다. 아울러 우리에겐 ‘파국적 결과’를 막기 위해서는 ‘대화’밖에 다른 수단은 없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미국 쪽 시각'의 질문이 이어졌다. “미국은 '시간 끌다가, 환경평가 구실을 대지만, 이걸 안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크다”는 특파원 질문. 이에 대해 홍익표 의원은 “환경평가의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오는 게 사드 배치 취소 아니다”며 “성주에 배치가 안 된다는 것이지 사드 배치가 철회되는 것은 아니다. 사드 배치 철회는 국방라인에서 다시 협의하지 않는 한 뒤집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문 특보는 “사드는 안보의 문제다. 또 환경평가 포함해 생명권, 재산권 등등, 법의 지배와 민주주의의 문제다. 중국의 사드 제재로 엄청난 피해가 나는데 우리 생각보다 엄청 크다. 사드 문제는 안보 축, 민주주의 축, 민생 축이 있는데 제가 대통령이어도 이를 다 볼 것”이라면서 “민주주의 훼손하고 민생에 손해된다면 다른 생각할 수 있는 것 아니냐. 트럼프 봐라. 동맹 갈아치울 수 있다. 민생이 중요하니까. 그건 억셉트하고 우리 대통령이 신중하게 고려하는 게 나쁜 게 될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문 특보는 끝으로 “모든 것은 손익 계산이다. 한미동맹은 도구다. 생존 위한 수단이자 도구다. 민주주의 훼손, 민생 훼손돼도 좋다? 그것은 수용하기 어렵다. 이건 제 개인적인 의견이다”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진보주의자도 아니고 북한 문제나 대미 외교에 있어 아마추어도 아니다. 누구보다 깊이 알고 있고 그러면서도 가장 실리를 추구하는 전문가로 손꼽힌다. 그가 아마추어여서, 뭘 몰라서 그런 발언을 한 게 아니다. 오히려 잘 알기 때문에, 그것도 우리의 실리를 생각하기에 그런 해법을 제안한 것이라 믿는다. 미국이 아닌 남한, 우리의 형편과 처지를 생각한다면 누구라도 문정인 특보처럼 발언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아예 미국에 외교와 군사를 다 맡겨버리든지, 아니면 북한과 전쟁을 하자는 것인가.

그리고 문 특보는 발언 말미마다 '특보로서의 의견이 아닌 개인 의견이다'는 언급을 여러 차례 했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언론은 이 말은 쏙 뺀 채 마치 문 특보를 특보로 임명한 문재인 정부 또는 대통령의 입장인 것처럼 '논란'을 키워가고 있다. 문 특보가 개인 자격으로 핵심적인 문제들을 거침없이 언급할 수 있다면 그거야 말로 우리나라가 그만큼 민주적이고, 또 그와 같은 선제적인 언급을 통해 미국의 다양한 입장을 피드백 받을 수 있는 '전략'으로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이참에 미국에서 열심히 취재, 보도활동을 하는 특파원들에게 질문이 생긴다. 원래 취재처에 오래 있다 보면 그 취재처와 동질감을 느끼게 되고 그게 지나치다 보면 '한 편'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다. 문 특보도 지적했듯이 간담회에서 쏟아져 나온 질문들이 왜 한국의 입장이 아닌 미국의 입장에 지나치게 서 있는 것인가? 미국에서 나오는 우려 제기를 통해 한국 입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괜찮다. 그랬기를 바란다. 만약 그렇질 않고 취재처와 지나친 동질감으로 아예 한 편이 된 것이라면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부디 기우이길 바란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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