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리회지도자들의 책임있는 처리 믿는다며 전격 철회
언론노조, "임금소송 철회하겠다"
전국언론노조 기독교타임즈분회(분회장 신동명 기자, 이하 언론노조)가 15일자로 성명을 내고 현재 사회법에서 진행되고 있는 임금소송을 모두 취하하겠다고 천명했다.
언론노조는 15일자 성명서에서 “감독회의와 유지재단이사회가 기독교타임즈의 변화에 깊은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신 것을 깊이 감사드린다”며 “임금체불과 관련해 사회법에 제기했던 모든 소송을 오늘(15일) 이후로 중단함과 동시에 기도하며 기다릴 것”이라고 밝히고는 사태해결의 걸림돌일 수도 있는 소송건을 제거했다.
언론노조의 이같은 결정은 지난 11일 유지재단 이사회에서 "기독교타임즈의 체불임금을 어떤식으로든 해결하자"며 참석 이사들이 보였던 사태해결 의지를 언론노조가 전향적으로 받아 들이며 ‘화답’차원에서 내린 결단으로 보인다.
기독교타임즈의 사용자가 유지재단이 아니라는 노동청의 판단이 사무국 실무자에 의해 보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유지재단 이사회에서는 “감리회 기관지인 만큼 법적인 문제가 없도록 하되 감리회 지도자들이 나서서 체불임금을 해결해야 된다”는 기조아래 논의가 진행됐었다.(관련기사 "박영천 목사 사표내야 기독교타임즈 해결된다")
언론 노조는 성명서 말미에 “감리회 지도자들의 책임 있는 처리를 믿고 기다리겠다”고 해 소송으로부터 자유로워 진 감리회 지도자들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지난 12월 초 유지재단과 기독교타임즈는 조정위원회를 통해 “3항, 미지급 급여를 유지재단이 대여, 혹은 지원하기로 하고 4항, 기탐은 소송을 취하한다” 등을 합의했으나 소송이 취하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유지재단이 이행하지 않았다.
"기독교타임즈의 사용자가 유지재단이 아닌 감독회장으로 보인다"라는 노동청의 판단이 나오기 이전의 조정이었지만 전향적인 기류가 흐르는 현 시점에서 언론노조의 소송취하로 이 약속이 노조원들에게 선별적으로 이행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소송보다는 대화
한 조합원은 임금소송 철회의 배경에 대해 “임금소송으로 대변되는 대결구도를 피하고 대화와 타협으로 체불임금문제를 풀어가 보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고 밝힘으로써 '소송'보다는 '대화'를 선택했음을 밝혔다.
이는 그동안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노조설립의 ‘좌경시비’와 ‘진정성시비’를 불식시키고자 하는 언론노조의 고민을 담았다고도 볼 수 있다.
언론노조는 “현행 노동법상 노조활동을 권고하고 있고 타 교계언론에서도 노조활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권리추구와 공공성 확보를 위한 약자의 협력체를 일부에서 ‘좌파’로 규정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번의 소송철회와 대화시도를 통해 오해가 풀렸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한 언론노조의 임금소송철회는 여전히 임금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3부장 등 임원진들과 '선긋기'에 나선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는 언론노조의 대의 명분이었던 “언론의 중립성과 공공성 확립”을 실현 시키기 위해서는 임원진들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의지의 산물이기도 하다. 기독교타임즈가 정치적 시류에 휘말리며 오늘의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판이자 자성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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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3월 4일 전국언론노조 기독교타임즈분회 설립 선포 | ||
숙제들
이렇듯 언론노조나 감리회 지도자들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며 사태해결에 나서고 있으나 풀어야 할 숙제는 많다.
본부의 한 관계자는 “아직도 기독교타임즈의 재정상태를 신뢰할 수 없다. 외부지불유예금(외상)이 얼마나 되는지, 임금체불의 실상이 어떤지 우리는 아무 증빙자료도 본적이 없다. 그들의 요구만 있을 뿐”이라며 ‘신뢰’라는 첫 단추부터 끼우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본부는 “추이를 예의주시 하고 있다”며 최근의 언론노조 설치와 박영천 목사의 퇴진, 언론노조의 임금소송철회 등 기독교타임즈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나름의 논의를 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유지재단이사회에서도 “수입지출을 정확히 감사해야 한다”, “책임질건 책임져야 한다”며 경영부실 책임론을 제기하면서도 ‘유지재단에서든 총실위에서든 체불임금 지원, 혹은 대여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입장도 있어 진행형인 감리회 사태로 어수선한 현실에서 법적근거 마련이 쉽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사무국 실무자는 현재 ‘유지재단에 재원이 없다’는 점을 들어 “유지재단에서 지급, 혹은 대여 결의가 된다 하더라도 실행에는 무리”라는 입장을 보이며 또다른 난관을 예고해 놓은 상태다.
여기에 임금체불을 두고 교단 외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비노조원들과 기독교대한감리회간의 노동청고발 및 민사소송건도 해결의 실마리를 어렵게 하고 있다. 유지재단은 '사용자규정에 대한 노동청의 판단이라도 나와야 다음 행보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법적근거를 기다리는 형편이다.
노동청에 따르면 “기독교타임즈의 사용주가 유지재단이 아닌 감독회장으로 판단 됨”이라며 신경하 목사 이후의 역대 감독회장직을 수행했던 이 들(고수철, 이규학, 강흥복 목사, 백현기 직무대행)을 소환 조사하며 사용자 규명을 하고 있는 상태이다.
사용자 규명과 상관없이 감리회 지도자들간의 결의, 혹은 합의를 통한 해결방법도 있지만 소송이나 고발이 철회되지 않는 한 양자간 법적공방으로 시간만 지체될 뿐이어서 사태해결은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단사무국은 “법적 소송이 제기된 만큼 적극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일련의 해결국면과는 별개사안으로 구분하며 대처하고 있다.
한켠에선 기독교타임즈 폐간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이런 여론은 기독교타임즈에 비판적이었던 인사들 뿐만 아니라 놀랍게도 그동안 기독교타임즈에 우호적이었던 인사들 사이에서도 불거지고 있다. 지난 유지재단 이사회의 논의과정에서 나타난 이사들의 언급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폐간 여론은 감리회사태를 지나면서 보여온 기독교타임즈의 보도태도와 만성적자가 배후로 보인다.
그러나 폐간이 진행되기 위해선 요원한 상태인 총회가 개최되어야 하고 이에 앞서 재선거무효소송 등의 감리회사태가 정리되어야 한다. 게다가 기독교타임즈의 부채나 임금, 노동법 문제 등의 선결요건이 있고 폐간 이후의 대책에 대해서도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 져야 할 것이어서 아직은 감정상의 문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주에 발행된 3월 19일자 기독교타임즈에는 ‘편집인 박영천’으로 표기되오던 이전의 명판이 사라지고 ‘발행인·편집인 신경하’사장으로 통합, 변경되어 발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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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자득 webmaster@dangdang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