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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보장이 되나요

기사승인 2020.08.03  00:20:28

김화순 givy4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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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담자들이 상담을 신청할 때, 빠지지 않는 질문 중에 하나가 ‘비밀보장이 되나요?’라는 것이다. 내담자의 입장에서는 상담 내용에 대한 비밀보장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면서도 가져야 할 권리이다. 반면, 이 질문을 받는 상담자의 입장에서는 상담가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낌과 동시에 상담자 윤리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풍토 조성에 대한 바램을 갖게 된다.

상담을 통해 알게 된 내담자의 사생활과 정보에 대해 비밀을 보장해 주는 것은 상담자가 지켜야 할 윤리적·법적 의무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사생활을 존중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으며 내담자에 관한 정보를 동의 없이 제삼자에게 누설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하는 것은 상담자의 윤리를 위반하는 것으로 상담 관계의 신뢰를 깨뜨리는 부정적 영향을 가져 온다.

모든 상담 관련 학회나 협회에서는 비밀보장(confidentiality)을 상담자의 중요한 윤리적 책임으로 규정하고 있다. 헌법 등 각종 법률에서도 내담자가 사생활을 보호받을 권리가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상담자가 비밀보장의 의무를 소홀히 하면 내담자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고, 상담자의 자격증이 상실되거나 소송 등의 윤리적·법적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

내담자들이 염려하듯이, 상담 관계 속에서 비밀보장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상담자 자신이 의식하지도 못한 사이에 친구와 대화를 나눌 때 내담자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기도 하고, 학회나 학술대회 등에서 또는 저술 활동을 할 때 내담자의 동의 없이 사례가 다루어지기도 한다. 별다른 의도 없이 대수롭지 않게 다루어졌다 해도, 상담자의 윤리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고, 내담자에게 심각한 충격을 줄 수 있음을 명심하고 전문적인 윤리적 태도 함양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물론, 상담자가 내담자의 비밀을 보장해 줄 수 없는 특별한 상황이 있다. 자살의 위험, 사회의 안전 위협, 전염성이 있는 질병, 아동학대, 미성년자 대상의 상담 등에서이다. 이러한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고서 비밀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 상담은 신뢰가 중요하다. 내담자가 안심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어야 상담과 치료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진다.

상담의 현장뿐 아니라 목회와 교회의 현장에서도 비밀보장 윤리에 대한 묵직한 책임의식이 요구된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힘겨운 이야기를 갖고 목회자를 찾아와 상담하고 기도를 요청했는데 상담한 내용이 버젓이 설교시간에 다루어지거나, 비밀을 지켜 줄 것을 약속하고 성도 간에 나눈 대화가 교회 안에 다 알려져 있을 때, 그 이야기의 당사자는 수치심과 모멸감이라는 이중의 고통에 빠지게 된다.

비밀은 없다지만 지켜져야 할 비밀은 있다. 사이버 공간을 통한 댓글, 신상털기 등으로 무분별하게 개인의 사생활이 노출되는 사회이기에, 오히려 타인의 삶을 안전하게 지켜주고 보호해 주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우리 모두에게 있다. 나아가 인간에 대한 존엄성과 인권에 대한 존중이 그 어떤 가치보다 우위에 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살면서 많은 일을 누군가에게 털어놓는다. 그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충고일까? 직접적인 도움일까? 누군가에게 퍼뜨려 주기를 원하는 것일까? 아니다. 자신의 마음을 읽고 공감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야 다음에 무슨 일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안전한 공감의 대상을 떠올리게 된다.

나를 신뢰하여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스럽고 아픈 이야기를 드러내 주었다면 그것으로 감사하자. 고통과 아픔을 경청과 기도로 분담해 주자.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안전하게 지키고 보호해 주는 태도, 그 성숙한 의식이 곧 나 자신의 안전보장이다.

김화순∥중앙연회 부설 심리상담센터 엔

김화순 givy4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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