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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회총회 감독회장선거를 마치고 나서

기사승인 2020.10.24  11:50:12

박인환 gojumo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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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예배의 중단과 각 종 소모임의 금지로 혼란을 겪고 있는 와중에 치러진 제34회 총회 감리회 감독회장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도 혼란스럽게 치러졌다. 그 결과는 참담하였다.

 

1.출마동기

   
 

현재의 감리교 난맥상을 만든 장본인들에게 다시 교권을 맡겨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기도하던 중 하나님의 부르심을 들었고 이 위기를 돌파하라는 하나님의 차출로 여겨 출마하게 되었다. 성경말씀에 충실하고 예수님 말씀에 순종하는 합리적이고 상식이 통하는 감리교회를 세워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출발하였다.

깨끗한 선거로 정직한 지도력이 뽑혀야 내외적으로 신뢰를 얻고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진실을 내세워 함께 할 동역자와 평신도 지도력을 모았다. 많은 분들이 함께 하였는데, 한 분 한 분이 감리회를 사랑하는 소중한 분들이었다.

 

2.선관위유감

선거관리위원회에게 주어진 임무는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그런데 선거에 처음 나서 본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겪었다. 선관위원들 중에는 본연의 임무에 복무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후보의 진영에 복무하는 듯한 이들이 다수 있었다.(이번 당선자는 일정부분 선관위정치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하며 후보자를 보호하고 유권자들에게 널리 알려 좋은 지도력이 뽑히도록 돕는 일이 주어진 책무임에도 불구하고 선거법의 지나친 남용과 오용으로 후보자를 움츠리게 만들곤 하였다. 사소한 제보 하나를 가지고도 후보(그 때까지는 정식 후보도 아니었다)에게 소명조차 듣지 않고 법에도 없는 경고장을 내용증명으로 보낸다거나 어떤 선관위원은 “내가 박인환은 기필코 아웃시키겠다”는 말까지 회의석상에서 발언하기까지 하였다고 한다.

선관위부터가 공정하지 못하였다. 선관위정치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쓴 웃음을 지어야 했고, 선관위정치를 할 줄 모르는 나는 계속 무엇엔가 쫒기는 심정으로 지내야만 하였다.

 

3.프레임

내가 감독회장후보로 출마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나에 대한 온갖 프레임이 만들어졌다.

 1)세월호프레임:“박인환목사는 세월호목사이기 때문에 안 된다”는 말이 퍼졌다. 도대체 세월호유족들을 위해 기도해주고 같이 마음아파하고 도운 것이 무슨 죄가 된다는 말인가? ‘세월호목사’라는 것이 주홍글씨가 되어 나를 따라다녔다. 그런 개념 없는 프레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목회자들이 오히려 나를 지지해준 것은 감사한 일이다. 반면에 많은 평신도들이 세월호프레임을 그대로 받아들여 마치 세월호가족을 도운 박인환목사는 지도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것은 가슴 아프고 유감스러운 일이다.

 2)운동권(좌파)프레임:“박인환은 운동권이기 때문에 지도자가 되어서는 안 되며 그가 감독회장이 되면 운동권 P목사가 재단사무국장으로, Y목사가 행정기획실장으로 들어가서 감리교본부를 쑥대밭으로 만들 것”이라는 소문이 그럴듯하게 퍼졌다. P목사는 이번 선거에서 어떤 면으로든지 나와 관계가 없었고, Y목사는 나를 도와주었지만 한 번도 자리 얘기를 나눈 적이 없다. 아니면 말고 식의 인격모독적인 프레임이 계속 되었다.

프레임이 얼마나 무서운 지는 다음의 대화에서 엿볼 수 있다.

A장로(나를 도와준 경기연회 장로이다) : B장로, 이번 선거에 화정교회 박인환목사를 도와줍시다.
B장로(나와 일면식도 없는 경기연회 장로이다) : 그 사람 운동권이라던데?
A장로 : 운동권은 무슨, 군목출신이던데 무슨 운동권? 그리고 그 목사님 할아버지가 김일성에게 숙청당해서 온 가족이 월남했다던데 그런 사람이 북한을 추종하는 운동권이 될 수 있나?
B장로 : 당신이 그걸 어떻게 알아?
A장로 : 내가 본인에게 직접 들었어.
B장로 : 에이, 이 양반 순진하기는, 그 거짓말을 진짜로 믿어?

 나를 한 번도 만나보지 않았고, 나에 대한 정보도 없는 이가 같은 연회의 회원이기도 한 목사에 대하여 이렇게 잘못된 확신을 가지고 폄훼할 수 있을까? 그런데 이런 얘기들이 전국적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널리 퍼져 있었다.

 3)새물결과 동성애프레임:내가 감리교목회자모임인 새물결 2대회장을 한 것은 사실이다. 감독회장출마를 위하여 새물결회장직을 내려놓고 개인자격으로 출마하였다. 그런데 어느 날 뉴스앤조이에 실린 기사(오보이다.)제목 한 줄(‘감리교새물결 이동환목사 지지’)이 구실이 되어 졸지에 새물결은 동성애를 지지하는 집단이며 따라서 박인환도 동성애지지자라는 말이 전국 유권자에게 일파만파로 퍼져나갔다.

분명히 밝히거니와 새물결이 시작된 지 3년이 되었지만, 지난 3년 동안 동성애에 대한 논의조차 해 본 적이 없다. 나 역시 동성애에 대한 어떤 입장 표명도 해 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교회에 만연되어 있는 “동성애는 죄”라는 보수적인 여론에 편승하여 감독회장 후보로 나선 이를 동성애프레임으로 공격하는 것이 과연 신앙적인가 하는 생각을 한다.

 보수적인 생각을 가진 평신도표를 얻기 위하여 프레임을 만들고 근거도 없는 흑색선전도 불사하는 것을 ‘선거전’이기 때문에 용납할 수 있는 문제들인가?  충분히 설명하면 받아들여질 것으로 믿었지만 그것은 나의 순진한 생각이었을 뿐이다. 설득하는 데 실패하였다. 프레임의 벽을 넘기에는 시간도 힘이 모자랐다.

좌우이념의 갈등을 해소하고 화해의 길에 나서야 할 교회가 교회가 좌우이념의 각축장이 된 것 같아 안타깝고 또 그것이 선거국면에 교묘히 이용된다는 사실이 슬펐다.

 

4.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

이철 당선자는 어느 특정 진영의 당선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절차적인 문제로 선거무효소송 등이 제기된 것으로 안다. 급하다고 바늘허리에 실을 매어 사용할 수 없다는 그들의 충정을 이해한다. 그러나 나 자신은 감리교회가 더 이상 소송으로 얼룩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와는 별개로 선거과정 중에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들에 대해서는 진솔하게 사과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타후보에게 표를 던진 42%의 민의가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

목회자의 생활을 안정시키지 않고서는 좋은 목회를 기대하기 어렵다. 선거제도의 개선 없이 정직한 지도력을 세울 수 없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소위 보수라는 이름으로 사회와 역행함으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정개정위원장을 신앙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으로 뽑아야 한다. 감리회의 신뢰도와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일을 중히 여겨야 한다.

나는 앞으로도 뜻을 같이 하는 목회자와 평신도지도자들과 함께 감리회의 변화를 위해 헌신하려고 한다. 변하지 않으면 변질된다는 말을 명심하고 변화의 동력이 되려 한다.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도 급변하고 있다. 우리가 변화되지 않으면 도태되고 말 것이다.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나를 지지해 준 2318명의 목회자.평신도 유권자들께 감사를 드린다. 구태를 지키려는 사람도 많지만 그에 못지않게 변화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한 선거였다. 2318명이 그런 사람들이다. 기독교대한감리회의 변화와 바로 섬을 위해 표를 주신 2318명의 표심이 언젠가 좋은 열매를 맺게 될 것이라 확신하고 기도한다.
 

박인환 gojumo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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