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와 선지자’가 오늘날에도 존재하는가?
신약 교회의 시작은 사도행전 2장의 오순절 날 성령 강림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후 40일 후에 승천하시면서 “너희는 몇 날이 못되어 성령으로 침례를 받으리라(행1:5)”고 했다. 이 말씀대로 예수님이 승천하신 지 열흘이 지나, 오순절 날에 제자들이 성령으로 침례를 받고, 이날에 삼천 명이 구원을 받았으며, 계속해서 “주께서 구원받는 사람들을 날마다 교회에 더하게 하셨다”는 말씀처럼 교회가 시작된 것이다. 그 후 초대 교회인 예루살렘 교회와 이후에 안디옥 교회 안에는 사도들과 선지자들이 있었다.
사도행전 13장 1절에 “안디옥 교회에 선지자들과 교사들이 있었다.”고 했다. 여기 나오는 선지자들은 구약시대에 나오는 선지자들이 아니라, 신약의 교회 안에 있는 선지자들이다. 당시에는 신약성경이 없었기 때문에, 이들 선지자들은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계시를 받아 하나님의 말씀을 성도들에게 전달했다. 사도와 선지자들은 신약 교회의 기초를 놓은 사람들이다(엡2:20). 말하자면 이들은 기독교의 기초를 확립하고나서 죽은 뒤 사라진 은사자들이었으므로, 성경 학자들은 이들을 ‘기초적 은사자’라고 했다. 하지만 복음 전하는 자와 목자와 교사들은 예수님이 재림하실 때까지 지속적으로 교회를 개척하고 성장시키는 은사자들이므로, 학자들은 이들을 ‘영구적 은사자’라고 불렀다.
한편, 1세기 때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비성경적인 자들인 거짓 사도들과 거짓 선지자들이 있어왔다. 그들은 자신을 가리켜 사도나 선지자로 여기거나 칭하면서 기독교와 교회를 어지럽히며 미혹해 왔다. 여기서는 이러한 거짓 사도들과 거짓 선지자들의 출현과 그들의 존재와 정체에 대해 여러 사항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신약성경 에베소서 4장에, 예수님께서는 그분의 몸인 교회를 세우기 위하여 주신 5가지 은사자들에 대해 말씀하셨다.
- 에베소서 4장 7-8절과 11절의 말씀은 다음과 같다.
- 다 음 -
7절 : 그러나 우리 각 사람에게 그리스도의 은사의 분량대로 은혜를 주셨나니
8절 : 그러므로 말씀하시기를, 그분께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실 때에 포로로 사로잡힌 자들을 사로잡아 이끄시고, 사람들에게 은사를 주셨다, 하셨느니라
11절 : 그분께서 어떤 이들은 사도들로, 또 어떤 이들은 선지자들로, 또 어떤 이들은 복음 전도자들로 또 어떤 이들은 목사들과 교사들로 주셨으니
본문 7절은,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세우기 위해 구원받은 성도들에게 ‘은혜’를 주신다는 말씀이다. 따라서 여기서의 ‘은혜’는 문맥적으로 볼 때 구원의 은혜가 아닌, 영적인 기능을 의미하는 ‘은사’를 뜻한다. 8절은, 부활하시고 승천하신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승리에 대한 보상으로 11절에 나타나 있는 바와 같이, 여러 사람들에게 주시는 특별한 영적 기능인 은사를 말한다. 11절은, 부활하시고 승천하신 교회의 머리되신 예수님께서 전체 교회를 세우실 필요를 아시고 그의 몸인 교회에 주시는 5가지 은사자들(사도, 선지자, 복음 전도자, 목사, 교사)을 언급하셨다.
그럼 11절에 나오는 5가지 은사자들의 역할에 대해 차례대로 알아보자. 먼저, 사도들은 말씀을 전하고 교회의 기초를 세우기 위해 예수님이 직접 세우신 사람들이다. 이들은 선지자들과 함께 교회의 토대(기초)를 놓는 사역자들이다(엡2:20). 다음으로, 선지자들은 하나님 말씀의 대변자였다. 이들은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계시를 받아 교회에 전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더 이상 선지자들이나 사도들은 없다. 왜냐하면 그들의 임무는 교회의 기초가 놓이고, 신약성경이 완성되었을 때 끝이 났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들은 기독교의 기초를 확립한 뒤 죽고 사라졌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그들이 사라진 이후에, 누구든지 자신을 가리켜 사도나 선지자로 칭하거나 여기는 자들은 비성경적인 인물들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복음 전도자들은 구원받지 않은 자들에게 주로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복음을 전한 후에, 그들을 지역 교회로 인도해야 한다. 그리고 목자(목사는 오역임)들은 양들을 먹이고 돌보는 자들이다. 목자의 일은 지역 교회의 장로가 해야 할 여러 가지 사역 가운데 하나이다. 그런데 목자와 장로의 차이점은 목자는 ‘은사’인데 비해(엡4:8), 장로는 지역 교회의 ‘직분’이라는 점이다(딤전3:1). 신약성경은 지역 교회에 복수의 장로들이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행20:17, 벧전5:1). 그리고 교사들은 성도들에게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며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성령님으로부터 능력을 받은 사람들이다.
한편, 어떤 이들은 목자들과 교사들의 은사가 동일한 은사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를테면 사람이 목자와 같은 마음을 가질 수는 없어도, 가르치는 교사일 수는 있다. 또한 목자는 교사만큼 가르칠 수는 없어도, 양들을 돌볼 수는 있다. 그러므로 목자와 교사의 은사는 서로 다른 은사라 볼 수 있다. 그리고 만일 엡4:11절에 나오는 ‘목자들과 교사들’이 같은 사람들이라고 한다면, 동일한 문법의 법칙에 따라, 에베소서 2장 20절에 나오는 ‘사도들과 선지자들’이라는 어휘의 구조도 ‘목자들과 교사들’과 같은 구조이므로 ‘사도들과 선지자들’도 같은 은사를 가진 사람이라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사도들과 선지자들’은 같은 사람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목자들과 교사들’도 서로 다른 은사를 가진 사람들로 보는 것이 올바른 분별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에베소서 4장 7-8절과 11절의 말씀에 대해, 건전한 학자들의 성경적인 해석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일부 기독교 종파와 교파, 즉 로마가톨릭과 신사도운동주의자 그리고 지방교회 등에서는, 교회의 은사와 직분에 대한 몰이해로 말미암아 큰 폐해를 낳았는데, 이에 대한 사례들을 살펴보자.
사례 1) : 로마가톨릭교회
로마가톨릭교회에서는, 마16:18-9의 “또 내가 네게 이르노니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하시고.”라는 이 말씀을 잘못 해석하고 가르치며 적용해 왔다. 즉, 가톨릭교회의 이 말씀에 대한 견해는 다음과 같다. 1) 그리스도교회는 사도 베드로 위에 세워졌으며 2) 가톨릭교회의 최초 주교로 베드로가 임명되었고 3) 베드로가 로마에서 그의 후계 주교들에게 천국의 열쇠를 인계하였으므로 4) 가톨릭교회만이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참 교회’라고 주장해 왔다.
이러한 것이 로마가톨릭교회 형태의 사도 계승과 관련된 내용들이다. 따라서 한 교회가 사도로부터 이어온 정통 신앙을, 그 사도직을 계승한 사람들이 그 교회를 담당하는 주교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대리해서 현장 사목을 하는 이들이 신부이다. 여기서 주교직은 다른 주교가 안수하는 것으로 계승되며 이를 통해 사도직이 전수된다고 한다. 어쨌든 로마가톨릭교회의 수장인 교황은 로마의 주교로서,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로부터 시작하여 오늘날까지 이어져 왔다는 말이다. 하지만 성경에 ‘사도들의 계승’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 언급된 곳은 전혀 없다. 그러므로 베드로를 따르는 사람이 베드로를 계승하여 사도가 될 수는 없다는 말이다. 그리고 로마교회의 권위나 교황의 권위에 관해서도 성경에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으며, 교황이란 단어조차 성경에는 나오지 않는다.
사례 2) : 신사도운동주의자
신사도운동주의자에 대해 살펴보자. 신(新)사도(使徒)운동은 영어로는 New Apostolic Movement(새로운 사도적 운동)이라고 한다. 이 운동은 미국의 풀러신학교 교수인 피터 와그너에 의해 시작된 운동이다. 그는,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은사가 오늘날에도 교회 안에서 자리를 잡아야 하나님께서 원래 계획하신대로 올바른 교회가 세워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신사도운동가들이 오늘날에도 하나님으로부터 직통계시를 받아 신자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그는 ‘지난 1600년 동안 교회의 직분 체제가 비성경적이었다’고 하며, 자신이 주도하는 신사도운동에 대해, ‘1517년 루터와 칼빈이 일으킨 종교개혁보다 더 큰 개혁운동이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그리하여 신사도운동가들은, 엡4:11절에 나오는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은사자들이 오늘날에도 교회 내에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말하기를 ‘새 술은 새 부대에 부어야 한다’고 하며, 기독교는 옛 포도주이며 헌 가죽부대로써, 이제 이것을 신사도개혁운동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말하자면 신사도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핵심 주장은, 초대교회의 사도권이 오늘날에도 계속해서 이어져 내려오고 있으며, 이것이 예언사역을 하는 리더자들에게 계승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신사도운동가들은 엡4:11의 말씀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비성경적인 주장을 해 왔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의 권위를 내세우고 그것을 위장하기 위해, 자신들을 사도나 선지자로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사례 3) : 지방교회
지방교회는 국내에 약 100개 정도 있으며, 주의 회복의 역사로써 이루어진 교회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한 지역에 한 교회라는 교회관과 기타 특수한 교리들로 인해, 기성 교파에서는 지방교회를 이단시 하는 시각이 있다. 그리고 지방교회 안에는 장로들과 집사들이 있지만, 이들 외에도 전체교회를 위해 별도로 내세우는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은사를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그리하여 그들은 지방교회의 창시자인, 중국인 워치만 니와 그의 동역자인 위트니스 리와 일단의 지도자들을 사도나 선지자로 칭하며 인정해 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권위있는 학자들은, 사도와 선지자의 은사는 기독교의 기초를 놓은 기초적인 은사자들로서, 이들은 교회의 기초를 놓은 뒤 죽고 사라졌다. 그 후에는 엡4:11에 나오는 나머지 은사자들인, 복음 전하는 자와 목자와 교사는 영구적인 은사로 인정하고 있다. 어쨌든 지방교회 신자들은 워치만 니와 위트니스 리, 이 두 사람의 사상을 지나치게 신봉하는 것이 큰 문제점이며 폐단이라 볼 수 있다. 이 교회에 대한 체제와 조직은 한국복음서원에서 발행된 「정상적인 그리스도인의 교회생활」이란 책에 잘 나타나 있다.
위와 같이 1세기 이후 오늘날까지 ‘사도와 선지자’라고 주장하는 거짓 교회들과 관련된 사례들에 대해 살펴보았다.
성경을 잘못 해석해 온 많은 사람들이 신약 교회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은사들’ 가운데, ‘사도와 선지자’에 관한 은사가 성경에 나와 있다고 한다. 즉 고린도전서 12장 28절에 “하나님이 교회 중에 몇을 세우셨으니 첫째는 사도요 둘째는 선지자요 셋째는 교사요 그 다음은 능력을 행하는 자요 …”라고 했다. 그리고 에베소서 4장 11절에 “그분께서 어떤 이들은 사도들로, 또 어떤 이들은 선지자들로, 또 어떤 이들은 복음 전도자들로 또 어떤 이들은 목사들과 교사들로 주셨으니”라고 했다. 이처럼 성경을 잘못 해석해 온 자들이 신약성경에 사도와 선지자의 은사가 나와 있는데 “왜 지금은 교회 가운데 이런 은사들이 없는가?”라고 반문을 하며, 복음 전도자들과 목사들과 교사들이 있다면, 오늘날에도 사도와 선지자들도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하는 것이다.
오늘날 개신교회와 가톨릭교회를 막론하고 ‘사도와 선지자’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이들은 기독교의 토대를 세운 사람들로서 교회의 기초를 확립한 뒤에는 역사에서 사라졌다(엡2:20). 물론 초대 교회시대에도 거짓 사도들과 거짓 선지자들이 있었다. 이를테면 고후11:13에, “그런 사람들은 거짓 사도요 속이는 일꾼이라”고 했다. 그리고 행13:6에 “바예수라 하는 유대인 거짓 선지자인 마술사를 만나니”라고 했다. 이처럼 ‘거짓 사도와 거짓 선지자’가 초기 교회시대에도 존재하였다.
따라서 1세기나 오늘날이나, 거짓 사도들과 거짓 선지자들은 얼마든지 생겨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가톨릭교회와 신사도운동가들과 지방교회 등에서 행해온 사례들을 살펴보았다. 결론적으로, 오늘날에는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은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영적으로 거듭난 기독교 신자들은 오늘날 ‘거짓 사도들과 거짓 선지자들’과 같은 은사자들의 존재를 인정해서는 안 되며, 또한 그들의 주장들이 성경과는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와 같은 거짓 은사자들의 가르침과 속임수에 현혹되거나 미혹되지 않아야 하며 나아가 주변 신자들에게도 올바른 교회 진리를 전해주어야 할 것이다.
권영문 / 전 경성대 교직원, 현 기독교 칼럼니스트 / 「성경 번역과 해석 올바른 설교」 저자
권영문 kymn@ks.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