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을 삶의 보람으로 여기는 사람들
극단적이고 감정적이며 변덕스러운 행동의 특징을 나타내는 B군 성격장애 중 오늘은 반사회성 성격장애를 살펴보자. B군 성격장애중 연극성(히스테리성), 경계선, 자기애성 성격장애는 추후 다뤄보려고 한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 연쇄살인마인 경철(최민식역)과 ‘추격자’에서 연쇄살인범 강호순을 모티브로 한 영민(하정우역), ‘배트맨’의 조커, 이 세 인물의 공통점은 반사회성 성격장애자라는 것이다. 영화 속 인물이 아니더라도 2023년 부산 서면의 돌려차기 사건으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이현우도 반사회성 성격장애 검사에서 반사회성 성격장애자로 판명되었다. 이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면서도 어떠한 죄책감이나 양심을 찾아볼 수 없는 반사회성 성격장애자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의 안위는 관심도 없으면서 선거철마다 ‘정치쇼’를 하면서 표를 구걸하고, 당선되면 그 영향력으로 다시 악랄한 행위를 반복하는 정치인들 중에도 반사회성 성격장애자들이 많이 있다.
미국정신의학협회에서 발표한 DSM-5에 따르면 반사회성 성격장애는 타인의 권리를 무시하고 침해하는 행동양식을 보이는데(다음 중 3개 이상), 1) 법적 행동에 관련된 사회적 규범을 준수하기 못하고 구속될 만한 행동을 반복해서 한다 2) 반복적인 거짓말을 한다. 3) 충동적이거나 무계획적이다 4) 신체적 싸움이나 폭력 등이 반복됨으로써 나타나는 불안정성 및 공격성을 보인다, 5) 자신이나 타인의 안전을 무시한다. 6) 지속적인 무책임성을 보인다. (일정한 직업을 갖지 못하거나 당연히 해야 할 재정적 의무 불이행 등) 7) 타인을 학대하거나 절도 등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이를 합리화한다. 18세 이상이어야 하고 15세 이전에 품행장애의 증거가 있어야 하는 등의 진단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이들의 특징을 좀 더 살펴보자.
1. 타인을 냉혹하게 착취한다.
반사회성 성격장애의 특징은 타인을 냉혹하게 착취하는 것이다. 그들은 다른 사람의 감정, 권리, 신체를 지속적이고 습관적으로 침해한다. 이들은 사람을 존귀한 존재로 여기지 않는다. 그들에게 다른 사람은 분노 폭발의 대상이요, 이용해도 괜찮은 도구일 뿐이다. 애인에게 매춘을 시키고 자기는 그 돈으로 노름을 하거나 다른 여자를 끌어들이는 데 사용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일상적인 일이다. 그들은 애초에 남을 믿지 않기 때문에 사람을 배반하고, 자기를 믿고 있는 사람을 돈 때문에 태연히 팔아치운다. 그리고 태연할 수 있는 자기 자신에게 강함을 느끼며 만족해한다.
2. 거짓말을 잘 한다.
그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거짓말을 쉽게, 자주, 밥먹듯이 한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뒤집는다. 이전에 했던 말을 영상으로 보여줘도 상황이 불리하면 ‘모르쇠’로 일관한다.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것은 자기애성 성격장애자와 동일한 특징이다.
3. 충동적이고 잔인하고 폭력적이다.
그들은 고문하거나 성폭행하거나 살인하거나 자신 때문에 사람들이 죽어나가도 전혀 괴로워하지 않는다. 타인의 목숨보다 자기의 조그만 이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들은 양심이 마비된 사람들이기에 죄책감이나 죄의식이 없다. 범죄사실이 드러나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
4. 공감능력이 부족하다
그들은 다른 사람의 생각, 감정, 고통에 전혀 공감하지 못한다. 보통 사람들은 타인이 상처받고 고통을 받으면 함께 괴로워하지만 그들은 그런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특히 이들은 인지적 공감보다는 정서적 공감능력이 결여 되어 있기 때문에 타인의 고통이나 두려움에 무감각한 모습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게 남을 해치거나 탐할 수 있다.
5. 금기에 대한 관념이 희박해 통제할 수 없다.
반사회성 성격장애자의 또 다른 특징은 사회적 규범이나 통념을 경시하거나 때로는 적대시한다는 점이다. 법을 무시하는 데서 일종의 쾌감을 느끼고, 그럼으로써 자신의 강함이나 존재감을 실감한다. 무법자적인 생활방식에 자만심을 느낄 때도 있고, 명확하게 사회에 대한 반항의식 없이 그저 내키는 대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거나 부당하게 남을 착취할 때도 있다. 인간사회는 기본적으로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성립된다. 범죄란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며 그것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자들의 최소한의 규칙이다. 그러나 반사회적 성격장애자는 이런 금기에 대한 관념이 희박하거나 훼손당해 있다.
6. 반사회적 성격장애,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반사회적 성격장애자를 사이코패스 또는 소시오패스라고 부른다. 이 둘은 차이점이 있다. 사이코패스는 본인이 저지르는 행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별로 개의치 않는다. 그러나 소시오패스는 분명히 자신이 하는 행동이 우리 사회의 규범을 위반하는 잘못된 것임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자기의 이기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른다. 사이코패스는 상대방이 무슨 감정을 느끼는지 알아차리는 능력의 부재인 성향이고, 소시오패스는 상대방이 무슨 감정을 느끼는지 알지만 그것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것, 그래서 상대방의 감정을 외면하거나 이용하는 특징을 보이는 성향으로 구분될 수 있다. 사이코패스는 태어나면서 반사회적 성격장애 성향을 가지고 태어나서 오히려 유전적이고 생물학적인 측면이 보다 강조된 반면 소시오패스는 성장과정에서 환경적인 영향을 많이 받아서 반사회적 성격장애가 일어난 경우가 더 많다.
임석한 skygrace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