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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그때 그들이 흘려들었던 예언자의 소리』

기사승인 2024.05.17  17:13:39

백남호 울진 영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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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어느 시골 마을 목사,『그때 그들이 흘려들었던 예언자의 소리』를 읽고 새기며...-

   
 

백남호목사(울진 영광교회)

겨울 지나 ‘봄을 열고 선다’는 입춘(立春) 즈음이 무색하게 밤사이 내린 흰 눈을 이불삼아 이른 잠에서 깬 마을. 겨울을 견딘 의젓한 매화가지 오른 담을 곁에 두고 간밤에 눈 지붕을 얹은 우편함에 책 한 권이 피어있었지요. 곱~게... 품에 안은 순간, 낭창~ 무게만큼이나 봄처럼 다가왔던 것은 언제나 그렇듯 ‘책 한 권은 곧, 사람’, 굳이 흔한 인용을 앞세우지 않더라도 학문에 정진하고 있는 중견 성서신학자의 여전하고 한결같은 존재와 삶이 그렇듯 오롯이 스며있었지요.

결코, 곱지 않은 습벽(習癖)이라 애써 드러내고 싶지 않지만 책의 진면목(眞面目), 속살을 만나기도 전에 짓고 쓴 이를 소개한 글에 먼저 눈길 머문 때문일까요? ‘책날개’란 이름처럼 흡사, 펄럭이고 있는 저 날개로 저 높고 아득한 곳, 쉽사리 가닿지 못한 비행으로 오른, 때론 심오하고 끝 모를 깊은 곳으로 내려가 만난 세상이 어떠할까? 싶은 기대는 물론 또한, 거기까지 이르고 오르느라 알게 모르게 흘렸을 땀과 눈물, 뜬 눈으로 지새웠을 하얀 밤을 짐작해서일까? 그만한 학자와 스승의 충분한 깜냥을 지녔겠구나 싶은 기대로 첫 장을 여는 손은 가볍게 떨리고 있었지요.

표지에서 만난, “그때 그들이 흘려들었던 예언자의 소리”는 물론이거니와 “그들은 반역하는 족속이다. 듣든지 말든지 자기들 가운데 예언자가 있다는 것만은 알게 될 것이다”(겔2:5)는 옛 선지자를 통해 다시 듣는 생생한 음성은 하늘 음성임에 충분할 만큼 한참은 그 앞에 떨며 머물러 있어야 했지요. 흡사, 호렙의 떨기나무 앞 맨발로 선 채로.... 목회자라는 마음에 난 길 때문인지 ‘듣든지 말든지’라는 말씀이 며칠 동안 쟁쟁하게 귓가에서 떠나질 않았고요.

성서학 서적에서 만나는 관련 성구는 물론, 주(註)을 통해 밝힌 참고 성구를 나름 꼼꼼히 찾아보고 긴 호흡을 두고 새기고 묵상하는 것은 물론, 그것이 성서학 서적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예의이자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독자들 또한 적지 않아서일까요? 이러한 관심은 물론, 저 역시 두이레 강아지 마냥 이제 막 눈 쓴 희미한 미력으로나마 성서 원어의 단어와 문장을 꼼꼼히 살피려는 노력으로 읽고 새기는 내내 기본에 충실한 성실한 저자(著者)의 저작(著作)을 만나는 기쁨이 적지 않았지요. 저자의 글이 여전히 정갈하고 정연한 기풍을 잃지 않았구나! 하는 감흥에 기댄 주제넘은 판단은 그래도 과거 한때 나마 선지동산이라는 같은 하늘 아래 시공(時空)의 삶을 공유했던 연(緣)에 의지한 때문일까요? 저자의 다만, 깊고 너른 이해를 바랄 뿐이지요.

저작에 서린 저자의 노력이 그 분야의 시도에 비하여 남다른 것은 학문적 관점과 함께 목회적 관심을 고려한 세심함이 서린 균형감각 또한 잃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지요. 저자는 예언서를 연구하는 접근 방식에 있어 타 성서학 연구서와 결을 달리하듯 예언자가 전한 말씀에 집착에 가까우리만큼 천착(穿鑿)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저자는 고집스레 말씀 한 절 한 절을 꼼꼼히 찾고 새기며 되새김질 하는 노력을 독자들에게 촉구하며 이를 통해 예언자들을 통한 하나님의 생생한 시대의 음성, 목소리를 만나기를 바라고 있지요. 예언자가 몸과 맘을 드려 살았던 시대적 상황은 물론 시대적 메시지에 한 걸음씩 더 들어가기를 결코, 목청을 높이지 않으면서도 친절하게 안내하듯 권유하고 있지요. 마치, ‘여기 길이 있다고...’ 그리고 그것을 세미한 음성처럼 만난 이들은 마침내 깨닫게 되지요. 활자화되고 박제화(剝製化) 심지어 생명력을 잃고 단단하게 굳어버린 석화(石化)된 말씀이 활력을 잃은 채 더 이상 변화의 동력(動力) 내지 추진력을 잃고 만 시대에 그래도 다시 생생한 음성, 하늘 목소리,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를 바라는 간절한 바람이 거기 서려있다는 것을... 물론 그것은 마치, 시인 기형도가 노래했던, “성경이 아니라 생활에 밑줄을 그어야 한다”는 하여, 듣고 만난 이들에게 맹렬한 분노를 자아냈다는 일견, 거북하고 불순한(??) 권면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저자는 “예언이 권위가 있는 것은 그가 전하는 말이 자신의 주장이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말씀(목소리)이었기 때문”이라며, “말씀이 예언자에게 임하는 순간, 예언자는 직무가 무엇인지 자각하고 깨닫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하나님의 뜻이 서린 하나님의 말씀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담지자(擔持者)이자 대언(代言, 對言者) 역할에 충실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예언과 대언은 대상을 가리지 않았으니 백성은 물론, 왕과 고관,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는 이방인은 물론 눈에 보이지도 않는 존재를 향한 음성이었다”는 말도 잊지 않았지요.

저자는 “그러면 오늘날 이 시대의 예언은 무엇이고 예언자란 누구인가?” 물음표 앞에 세워 둔 독자에게서 나직하지만 선명한 목소리를 듣고 싶은 소박한 바람을 잊지 않았지요. “우리가 듣고 전하는 설교가 예언이며, 그 말씀을 전하는 목사와 전도자가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예언자이며, 그들의 입술을 통해, 심판의 메시지와 희망의 메시지가 전해지고 들려져야 한다.”고... 그들, 시대의 예언자들을 통해 전해진 말씀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듣고, 삶을 성찰하며 변화를 모색할 수 있는 것이 다름 아닌 ‘복된 일’이 아니겠느냐?고... “예언은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들려주시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이라”고... 그의 간절한 바람과 소망을 담은 목소리가 새삼스러우며, 사뭇 강펀치처럼 다가오는 것은 그 여전함에 의문을 품은 힘과 위력을 잃은 시대의 말씀 때문 아니겠는지요?

저자는 “예언자들은 그 시대의 백성들로부터 비록 환영받지 못한 말씀을 전해야 하는 이들이었지만, 그 말씀 속에는 그들의 삶을 이끌어가는 사명이 있었다”는 지난하고 힘겨운 예언자의 소명은 물론, 엄중하고 준엄한 사명을 밝혀주고 있지만, 그 만큼이나 따스한 위로와 격려가 서린 당부와 응원을 예언자의 말씀을 통해 선물하고 있지요.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리라”(사40:8, 벧전 1:24)는 말씀과 함께 하나님의 말씀, 사람을 향한 하나님의 뜻과 마음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자는 또한, 예언서가 지닌 난해함을 부인하지 않지요.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전혀 다른 문화와 역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점이나, 직설적 표현과 함께 비유적 표현을 포함한 것은 물론 다양한 장르와 표현의 간극과 차이는 물론 당시 시대와 사건의 진위를 파악하기 힘든 점 등을 들어 예언서의 이해 가능성에 쉬이 고개를 끄떡이지 못하고 있지요. 그래서일까? 저자는“자신의 저작을 통해 예언서의 말씀이 조금 더 쉽게 읽히고, 예언자의 외침이 더 가깝게 들렸으면 한다”는 바람과 함께 부디, “여기서 다시 듣는 예언자들의 외침이 구약 성경을 전하고 듣는 이들에게 조그마한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지요.

이처럼 감히, 산고(産苦)에 비길만한 노력과 수고를 통해 얻은 결실 앞에 살면서 문득, “혼자가 아님을 확인하기 위해여 마음에 개켜둔 이야기 편지를 쓴다”는 시인의 고백 담아 또한, 부디 책 거울삼아 돌아보는 우리 삶이 어제보다 더욱 맑고 깊고 그윽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 책을 그리고 저자를 만난 수줍고 부끄러운 부족한 마음을 전하네요.

잠시 울컥했던 것은 이사야! ‘자녀는 이름대로, 아들이 이 시대의 예언자로 살아가기를 기도하신 부모님께’라는 저자의 고운 마음으로 한자 한자 몸 드려 또한, 마음 드려 또박또박 써 내려간 헌사(獻詞)를 만났기 때문일까요? 또한, 마치, 오래전 따스하고 향긋한 차를 사이에 두고 나누었던 차담(茶談)처럼 들려주었던 저자의 고백은 무척이나 오래된 기억을 더듬듯 거슬러 올라야 했지요. 선지동산 교정을 오르내리며 들었던 ‘여기는 예언자의 소리, OOO 신학대학 방송국입니다. V.O.P.’라는 목소리가 펜을 들게 해 주었던 것 같아..., 내겐 바로 그 목소리가 흘려들었던 목소리였으니까...” 가볍게 떨리던 목소리 때문이었을까요?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라는 어느 시인의 절절한 고백마냥 부디, ‘그때 그들이 흘려들었던 예언자의 소리’를 진리와 생명, 길을 삼아 아침을 깨고 잠을 이루었을 저자의 노력과 수고가 헛되지 않기를...

혹? 거기 그간 골몰하여 찾고 있는 해답이나 저만치 아련하지만 진리에 가닿을 길이 있을까? 싶어 찾게 된다는 책, 부디 저자의 책이 이런 저런 사람들에게 지식의 고개를 넘어 진리에 이르는 조붓하나 곧고 바른 오롯한 오솔길이었으면, 또한, 떨리는 마음으로 해답을 찾는 조심스런 노크에 활짝 열린 문이 되었으면 하네요. 결코 작지 않은 바람을 담은 간구 이지만 “나의 친구, 이사야 박사님의 책을 만난 교계와 신앙계가 그 이전보다 더 밝아지고 맑아지길... 주여! 부디, 이 바람 담은 기도가 주님의 뜻과 같기를... 한없이 부족하고 또한 부족한 친구에게 나마 ‘처음’이라는 선물을 기꺼이 허락해준 친구에게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어쭙잖은 턱없이 부족한 글이 이사야 교수님의 수고와 노력에 누가 되질 않기를 바라며 재삼 떨리며 삼가는 마음으로...

 

『그때 그들이 흘려들었던 예언자의 소리』이렇게 읽고 새겼으면...

본서는 예언서 전반의 개론적 이해에 있어 활용도나 실용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예언자가 전하는 일련의 말씀들을 찾아가며 예언서를 이해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기에 성도들을 위한 성경교재로 활용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대체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문체로 서술되어 있어 이해도 역시 높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성서 신학적 이해에 있어서 복잡하거나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은 폭넓은 성서학적 이해를 통해 충분히 선별하여 정제된 형식으로 정리, 서술하고 있는 학자의 경지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기에 더더욱 그러하다. 저자가 옥석을 가리듯 선별한 말씀들을 강물을 따라 흘러가듯 새기고 묵상하다 보면 이내 대해(大海)에 이른 듯 예언서 전체의 내용을 짐작하는 것을 넘어 어느덧 충만하게 만끽 할 수 있을 것이다.

사경회, 성경 강좌 등 제한된 시간 내에 예언서 전반의 내용 및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 과제 앞에서 범위나 분량 면에서 개론적 이해와 전달에 있어 최적화된 책으로 그 활용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자면 기회가 닿는다면 이 책을 저술한 이사야 박사의 생생한 목소리를 만나는 강좌나 세미나 형식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유익하다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개인적으로 예언서 연구에 관심을 가진 이들은 본서에서 미주(尾註)를 통하여 밝혀 놓은 학술적 참고 자료와 도서를 활용하면 내용의 첨삭은 물론 보다 깊은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각 예언서를 정리하면서 저자는 각 예언서가 관심하였던 중심 주제 내지 메시지를 제목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가령, 이사야에서 귀 기울여야 할 하나님이 음성으로“굳게 믿지 아니하면 굳게 서지 못하리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러한 메시지에 비추어 소단원의 내용에 집중하고 묵상하면 설교의 좋은 길잡이는 물론 그 활용도가 높다고 할 것이다.

특히, 예언서 본문 이해에 있어 그간 오해했거나 오용(誤用)되었던 메시지를 점검해 볼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가령, 호세아 6:1-3을 두고,‘여호와께로 돌아가자’는 메시지로 읽어 온 이들이 적지 않은 경우가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 소제목 뒤에 선명한‘?’를 새겨두고 있다. 활자화된 말씀으로 읽고 새길 때 쉬이 범할 수 있는 오용을 경계하며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하나님의 음성에 서린 분위기와 체온을 느낄 때라야 그 의미와 진위가 분명해 지는 말씀이라는 것이다. 이렇듯 본서는 예언서 본문의 바른 이해를 위한 좋은 길잡이 역할에 그 활용도가 높다고 할 것이다.

물론, 하나님의 말씀을 단순히 ‘실용성’이나 ‘활용도’로 판단하는 부족한 식견이 부끄럽기는 하지만.... 이 밖에도 본서에서 주목할 만한 그 밖의 사항은 머리에서 가슴에 이르는 그 지난하고 험난한 여정만큼이나 본서를 통해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만나는 청자(聽者)이자 독자(讀者)들의 몫이 될 것이다.

 

 

백남호 울진 영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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