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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의 <성 베드로의 순교> 그리고 감리회 감독선거

기사승인 2018.09.23  17:2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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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를 살았던 미켈란젤로는 <성 베드로의 순교>를 그렸습니다. 이 작품은 ‘예수가 십자가에 바로 달렸으니 자기는 거꾸로 달려 죽겠다.’고 했다는 베드로의 순교와 관련한 전설에 따라 십자가에 거꾸로 달리는 베드로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미켈란젤로의 <성 베드로의 순교>에서 십자가에 달리기 직전의 베드로는 머리를 완전히 뒤로 돌린 채 준엄한 표정으로 관람객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습니다. 미켈란젤로는 “나는 이렇게 십자가에 거꾸로 달려 죽었다. 하지만 너희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듯한 베드로의 준엄한 눈초리를 통해 매일 이 그림을 보아야 하는 부패하고 타락한 16세기 교황과 고위 성직자들을 질책한 것입니다.

‘아버지’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의 ‘파파’(papa)는 교황을 가리키는 호칭입니다. 하지만 초대교회 시절부터 11세기까지 이 호칭은 모든 주교를 가리키는 호칭이었습니다. 또... 주교(主敎)는 1세기인 사도시대부터 기독교에 존재했던 성직으로 영어로는 ‘비숍(Bishop)’이라 번역되며 사도전승을 주장하는 가톨릭교회, 성공회, 정교회, 감독제교회에서 일정한 교구를 관장하는 최고위 성직자를 가리킵니다. ‘비숍(Bishop)’은 본래 ‘감독하는 자’, ‘관리자’, ‘지도자’를 뜻하는 그리스어 ‘에피스코포스(episkopos)’에서 온 것이기 때문에 감리회 등 감독제교회에서는 ‘비숍(Bishop)’을 주교(主敎)가 아니라 감독(監督)으로 호칭하기도 합니다.

로마 황제 네로의 기독교 박해가 극심하던 64년에 베드로가 로마에서 순교한 후 베드로를 이어 연속해서 재임한 13명의 주교가 모두 순교하는 등 초대교회의 주교들은 일반적으로 순교자를 의미했습니다. 교황록에 의하면 313년 콘스탄티누스 1세가 <밀라노 칙령(Edict of Milan)>을 통해 기독교를 공인한 후 신앙의 자유가 허용되고, 몰수한 교회 재산 반환과 충분한 국가의 보상을 보장하기 전까지 재임한 31명의 교황 중 21명이 순교했습니다. 기독교가 공인되기 전 재임한 교황의 2/3가 순교했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박해가 사라진 후 기독교는 이탈리아 반도의 1/5을 소유하는 등 급격히 가진 자들의 종교로 전락했고, 왕과 귀족들의 성직서임이 일반화 되고 주교 등 고위 성직자들이 국가의 공직에 등용되기 시작하면서 급격히 부패하고 타락하게 됩니다.

지금 감리회의 ‘비숍(Bishop)’ 즉 감독선거가 한창입니다. 감독선거는 순교를 각오하고 교회를 지키고 보호할 ‘비숍(Bishop)’의 책임을 감당할 사람이 누구인지를 선택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시작되자마자 감독선거는 온갖 불법으로 얼룩져 가고 있습니다. 모두가 16세기 교회의 부패와 타락의 핵심이었던 돈 또는 성(性) 문제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이런 이들이 감독을 하겠다고 나서고, 공정하고 깨끗하게 선거를 관리해야 할 책임을 진 자들은 그 불법을 눈 감아 주고 있습니다. 만약 그 자리가 고난과 십자가의 길이라면 이들이 그 자리를 맡겠다고 나서고 또 힘 있는 부자들에게 그 직을 맡기기 위해 그런 불법을 감행했을까요? 오늘의 감리회가 부패하고 타락한 16세기의 교회를 비판하고 또 웨슬리를 비롯한 종교개혁자들의 후예라고 말할 자격이 있는 것인지 참으로 의문입니다. 요즈음 내가 감리교도임이 부끄럽습니다. 내가 감리회 목사임은 더욱 부끄럽습니다.

 

박경양 kmpeace@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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