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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숨, 삶

기사승인 2019.08.17  22: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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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인생에서 가장 큰 행복으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꼽는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가족을 위해 바쁘게 살면서도 정작 가족과 함께 할 시간 한 번 내기가 어렵다. 친구와 이웃과의 만남은 물론이거니와 자연과 보내는 시간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사람들의 삶의 만족도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하위이다.

특별히 약속을 잡을 필요도 없으니, 바로 가까이 있는 정원이나 숲으로 가보자. 거기 잠시 머물러 있으면 하나님이 ‘좋다’ 하셨던 생명들의 환영인사를 받게 될 것이다. 다양한 색과 소리, 삶이 있는 생명들이 우리의 마음을 끌어당겨 웃음 짓게 해줄 것이다. 주님 보라고 하신 들풀이나 하늘 나는 새들을 볼 새 없이 지냈더라도, 신선한 바람과 맑은 공기를 건네면서 창조주 하나님 안에 머물면서 쉬었다가 가라고 품는다.

여름내 바삐 살아왔다면 잠시 멈추어 서자. 쉬는 게 비생산적인 소모의 시간이라고 생각된다면 필히 멈추어 서서 ‘바쁘게’ 살아온 여름을 돌아보자. ‘바쁘다(忙)’는 건 한자로 마음(心)을 망(亡)하게 하는 것이다. 이제라도 쉬면서 놓쳐버린 중요한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아보자. 쉼은 단순한 멈춤이 아니라 삶을 다시 세우는 기도다. 돌아보고 바라보게 하여 마음이 평화롭게 되어 창조주 하나님께 가 닿을 수 있게 해준다.

창조의 일을 마치시고 ‘참 좋다’ 하셨던 하나님도 쉬셨다. 쉬며 교제하면 행복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창조 일곱 번째 날을 쉬시며 복되고 거룩한 날이라고 지정하신 이유도 그 때문이지 않을까?

잠깐의 쉼일지라도 반복하다 보면 하나님이 불어넣으셨던 첫 숨이 기억나게 될 것이다. 그 숨이 우리를 지금 걷고 있는 ‘죽음’의 길에서 ‘생명’의 길로 돌아서게 할 것이다. 그리고 다른 생명들도 제 숨을 쉬도록 자연스레 도울 것이다. 하나님의 첫 숨이 나를 있게 했듯, 모두가 서로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쉼’이 필요하다. 쉼이 있어야 숨이 회복되고 삶이 행복해진다. 또한 삶도 풍성해진다. 여름내 누구와 어디서 어떤 쉼을 누렸던지, 남은 여름을 통해 하나님의 창조 안에서 충분한 쉼을 누려보게 되길 바란다. 그 쉼이 날마다 복되고 거룩한 날을 살게 해주리라. 더 자주 더 가까이 자연을 찾아가 오래 머물다가 주께서 그렇게 하셨듯 ‘좋다’ 하면 지구에 짐 지운 것들을 알게 될 것이다. 하나뿐인 지구를 무려 1.6개나 사용하고 있는 세계인이나, 그보다 무려 2배나 되는 3.3개의 지구 자원을 소비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무엇부터 내려놓아야 할까? 생각하면 할수록 필요만큼 누린다는 게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주께서 보라고 하신 새들의 식의주를 보면 둥지는 새끼를 키울 만큼만 주변의 진흙과 풀, 나뭇가지만을 이용하여 짓고, 옷은 자신의 털 한 벌 뿐이다. 자연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새뿐만이 아니라 저마다 그러한데, 우리도 창조 안에 온전히 머물다보면 지금의 탐욕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멀리가기 힘들다면, 자연을 자신의 일상에 끌어당겨 지내봐도 좋다. 나무 한 그루에 기대어서라도 쉬다보면 필요만큼 누리는 길을 어렴풋하게나마 보게 될 것이다. “나무들은/ 난 그대로가 그냥 집 한 채/ 새들이나 벌레들만이 거기/ 깃들인다고 사람들은 생각하면서/ 까맣게 모른다 자기들이 실은/ 얼마나 나무에 깃들여 사는지를” 정현종 시인이 노래하는 것처럼, 나무들은 건들지 않으면 평생 그 자리에 서 있다. 나무는 급히 일하지도 쉼을 위한 여행을 떠나지 않는다. 그래도 비와 바람, 햇살과 구름, 흙, 물과 모든 생물들이 풍성히 깃든다. 우리 모두가 나무(자연)에 기대어 참 쉼을 누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래본다. 창조된 자연 안에서의 ‘쉼’이 우리의 ‘숨’을 회복시켜 지음 받은 그대로의 생명이 더 아름답고 풍요롭게 하길 기도드린다. <국민일보 기고 20190811>

 

유미호 /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

유미호 ecomiho@hanmail.net

<저작권자 © 당당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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