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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를 위한 불편한 예배

기사승인 2022.07.04  01:47:21

민학기 윌로우리버 연합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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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를 위한 불편한 예배

<기꺼이 불편한 예배>, 김재우, 이레서원

얼마 전, 이웃 목사님 가정과 함께 캠핑을 다녀왔다. 도착한 첫날은 기온이 많이 높아 캠핑이 가능할 지 걱정되었지만, 점차 날은 시원해졌고 어느새 캠핑을 즐기고 있었다. 공기 좋고 풍경 좋은 곳에서 불을 피우고 숯불에 구워 먹는 바비큐 맛이란, 더불어 내가 바라보고 있는 호수의 아름다운 전경은 이곳이 천국인가 싶을 정도로 황홀했다. 

둘째 날 저녁에는 아이들을 재우고, 모닥불 앞에 모여앉아 서로 진지하게 목회와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국에서는 다소 흔한 일이었지만 미국에 온 후론 나에 대한 이야기를 물어본 사람을 만나본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랬기에 나는 너무나 오랜만에 위스콘신에서 목회를 하기까지의 여정을 풀어 놓게 되었다. 

유학을 오기 전 한국에서 영어예배를 섬기면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문화적 배경의 사람들을 만나고 섬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이를 통해 인종, 문화, 언어를 초월하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체험하였고, 다문화 목회의 소명을 품고 미국으로 오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하나님의 나라는 그리스도 안에서 다세대, 다문화가 어떠한 차별과 억압없이 서로를 있는 그대로 형제와 자매로 보듬고 품는 사랑의 관계라 믿는다.

현재는 백인 회중들이 중심인 세 개의 교회를 섬기고 있다. 미국에서 목회의 여정을 걷게 된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타문화 목회를 섬길수록 백인 위주 시골지역의 배타적이고 보수적인 문화를 경험하게 되었고 내가 소명으로 받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로 연합된 다문화 목회가 정말로 가능할지에 대한 약간의 의문과 회의감이 생겨나고 있던 차였다. 나의 고민을 그 목사님 부부에게 나누었을 때, 한 분이 내게 물었다. “목사님이 생각하는 다문화 목회는 뭐예요? 다양한 문화 사람들이 한데 모여 미국 문화가 바탕이 된 영어예배를 다문화 목회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한국에서 영어예배를 섬겼고, 그것을 다문화 목회라 생각했던 나였기에 목사님의 질문은 ‘진정한 다문화 목회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였다. 만약 한국인, 중국인, 인도인, 러시아인, 콩고인, 프랑스인, 멕시코인, 캐나다인, 미국인을 한곳에 모아서 각 나라의 문화와 언어는 수용되지 않은 채 미국 문화 속에서 영어예배를 드린다면, 그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었다기보다는 미국이라는 단일문화 안에서 하나로 된 것이지 않은가. 그것을 다문화 목회라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된 다문화 목회란 무엇일까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고 있는 공동체는 이 땅에 과연 존재할까? 

이 질문에 대한 좋은 예시는 너무나 우연히 오늘 소개할 책을 통해 찾아왔다. 

찬양 인도자로도 알려져있는 김재우 선교사는 미국 조지아주의 클라크스턴에서 전 세계에서 온 난민과 이민자를 섬기는 독특한 목회를 섬겨오고 있다. 그의 동네에는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지역의 난민들이 매년 수백 명씩 이주해 온다. 그는 이들을 예배의 자리로 초대를 하는데, 매주 각자 음식을 조금씩 만들어 와서 나눠 먹는 포틀럭 (Potluck) 저녁 식사를 시작으로 예배가 시작된다고 한다. 다음은 그가 섬기고 있는 다문화 목회에 대한 그의 설명이다.

“사람들이 어느 정도 모이면 큰 원 모양으로 둘러서서 서로 손을 잡고 식사 기도 노래를 부른다. ‘슈크란, 감사해, 그라시아스, 아싼떼.’ 아랍어, 한국어, 스페인어, 스와힐리어로 감사해라는 뜻인 이 단순한 노래는 우리 공동체에서 만들었다.” 

“이 예배에는 나이가 많은 사람, 어린아이와 갓난아기, 몸이 불편하거나 장애가 있는 사람, 공통어인 영어를 잘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고정 멤버와 새로 방문한 사람이 섞여 있다. 장시간 어른들과 함께 예배해야 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종이와 색연필이 항시 준비되어 있다.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도록 돕는 배려이자 동시에 글이나 언어가 아니어도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해도 된다는 허락이기도 하다.” 

“예배를 이렇게 식사로 시작해서 오감으로 배우고, 느끼고, 표현하도록 진행된다. 왁자지껄한 파티 분위기의 식사 후에는 몇 곡의 찬양을 부르며 예배를 이어 간다. 그날 찬양을 인도하는 이가 누구인지에 따라 노래스타일이 달라진다.”

“다세대이며 다문화 예배 공동체인 우리 공동체에서 모두가 동의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함께하는 예배는 불편하다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편한 예배를 기대하지 않는다. 한도를 넘는 소음, 처음 맡아보는 냄새, 적합하지 않은 실내 온도, 부대껴 앉아야 하는 자리, 못 알아듣는 언어, 낯선 음악 스타일, 너무 길거나 너무 짧은 설교, 입에 맞지 않는 음식, 예배 중에도 계속해서 들어와서 집중을 깨트리는 이들, 낯선 얼굴의 방문객…그런데 우리 공동체에서는 이렇게 불편한 예배를 아무렇지 않게 여긴다.”

사실 한국인으로서 하나 됨에 대해 생각할 때 쉽게 떠오르는 것은 획일화이다. 우리는 획일화되는 것이 하나되는 것이라 교육받았으며 그것에 익숙하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초등학교 때부터 모두가 똑같은 흰 우유와 급식을 먹었고, 중학교부터는 엄격한 두발 규정과 교복을 입었으며, 방과 후에는 대부분 학원을 갔고 학교에서 배운 것보다 몇 단원은 앞선 선행학습을 했다. 대부분 학생들의 목표는 SKY에 입학하는 것이며, 대학을 간 후에는 남자들의 경우 군대에 입대에 보다 더 엄격한 획일화된 생활을 하게 된다. 졸업 후에는 대부분 대기업, 공기업, 공무원에 입사를 목표로 준비하며, 취업 후에는 수도권에 아파트 집 한 칸 장만하는 것을 목표로 살아간다. 

우리의 삶에 대한 획일화는 우리도 알게 모르게 이곳, 저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김재우 선교사가 섬기는 다문화 목회는 특정한 문화와 언어로 획일화된 목회가 아니었다. 그의 목회에는 다양한 인종, 문화, 그리고 언어가 포함되었다. 그로 인해 생기는 불편함은 있었지만, 그 예배에 참여한 이들 모두는 그 불편함을 성령님께서 부어주시는 존중과 사랑으로 마땅히 받아들였다. 다문화 목회를 섬기는 김재우 선교사는 사랑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사랑은 가까이 가는 것이다. 상대방 가까이로 이사 간 사랑은 알아들을 수 없고, 통역할 수 없어도 마음으로 전해지는 언어이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가 사는 곳으로 이사 오셨다. 사랑이 오셨다.”

이 책을 덮으며 나는 생각한다. 진정한 다문화 목회란 다양한 이들이 함께 예배드리기 위해 기꺼이 불편함을 당연함으로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하고.

민학기 목사 (윌로우리버 연합감리교회)

민학기 윌로우리버 연합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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