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찬양하라!” 신자들은 이 말을 들으면 어떤 현상이 머리에 떠오를까. ‘찬양(讚揚)’과 의미가 비슷한 말, 그러니까 유의어로 ‘찬송(讚頌)’ ‘찬미(讚美)’가 있는데, 혹 찬송가를 부르는 모습이 떠오르는 것은 아닐까. 그렇대도 아주 틀리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찬양(讚揚)’이 무엇인가의 아름다움이나 훌륭함을 기리고 드높인다는 의미이니, ‘찬양’한다는 것은 무엇인가의 아름다움이나 훌륭함을 기리고 드높인다는 의미가 된다. 그러니 찬송가를 부르는 것은 찬양하는 것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할 것이다.
이는 ‘예배(禮拜)를 신자들이 모여서 형식을 갖춰 드리는 것만으로 생각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롬12:1) 이 말씀은 우리의 삶 전체를 예배로 드리라는 것이고, 그런 삶을 사는 것이 우리가 드려야 할 영적 예배, 즉 합리적이고 합당한 예배라는 것인데, 환언하면 최상최고의 예배라는 말이 된다. 그러니 성도들이 모여 드리는 예배는 삶으로 드리는 예배의 일부분에 국한된다. 그 같은 마음, 심령으로 모여 한마음으로 예배를 드릴 때 그 예배는 비로소 진정한 예배가 된다. 그렇지 않다면 그 예배는 예배가 아니라 한낱 종교의식에 지나지 않는다.
찬송가도 하나님을 찬양하는 삶을 사는 가운데, 그런 마음, 그런 심령으로 부르지 않으면 모래위에 지은 집과도 같다.
지금은 교회에서 찬송가·성가를 부르는 합창대를 ‘찬양대’라하는데, 예날에는 ‘성가대’라 했다. 의미상으로 볼 때 양자는 별 차이가 없다. 다만 ‘성가대’라는 표현에는 찬송가·성가를 부른다고 하는 데에 방점이 찍힌 듯한 느낌이 강하고, ‘찬양대’에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마음으로 찬송가·성가를 부르자는 의지가 깃들어 있는 것 같다. 아마 그런 의미에서 ‘성가대’를 ‘찬양대’라고 바꾼 것 같다.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
찬양대(원들)는 정말 열심히 연습을 한다. 그런데 나는 사시적(斜視的) 품성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열심인 건 ‘찬양’이 아니라 ‘찬송가·성가를 부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물론 찬양은 연습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많은 기도와 묵상이 있을 때 가능해진다.
찬양대원들은 연습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가사를 (성경) 말씀에 비춰 가며 기도하는 가운데 묵상함으로 찬양하는 마음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휘자는 이에 관해 들려주고 기도함으로 연습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찬송가·성가 가운데에는 안타깝게도 성경적이지 않은 가사가 많은데, 지휘자는 이런 것들을 분별하는 가운데 선곡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는 앞에서 찬송가·성가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삶을 사는 가운데 불러야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 된다는 의미의 말을 했는데, 그런 나는 어느 때 부터인가 기도 중 자신도 모르게 삶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게 해주시라고 간구하게 되었다. 그런데 막상 삶으로 찬양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구하려 하니 그게 잘 되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역시 기도 중 ‘삶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살아계심을 드러내는 것이 삶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다’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기도드리고 있다.
‘아버지 하나님, 이 아들이 삶으로 전능하신 하나님, 사랑의 하나님께서 살아계심을 드러내게 하옵소서. 드린 기도를 이뤄 받고 착한 행실, 사랑의 행위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여 주옵소서. 몸, 그러니까 저의 전존재를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산 제물로 드리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그렇게 살 때, 저의 삶은 죄악으로 어두워진 세상에 그리스도의 밝은 빛을 내는 삶이 되고, 악취 가득한 세상에 그리스도의 향기로운 향기를 내는 삶이 되고, 사랑 없어 각박한 세상을 사는 사람들이 저 자신을 그리스도의 소금으로 녹여 맛을 냄으로 살맛이 나게 하는 삶이 되는 줄로 믿사오니, 저로 하여금 그런 삶을 살게 하옵소서.
말하자면 먹을 것이 없어 먹지 못해 기진한 사람에게 몇 숟가락의 밥과 같은 삶, 목이 말라 타들어 가는 사람에게 한 모금의 시원한 생수와 같은 삶을 살게 하여 주옵소서. 그리스도의 밝은 빛, 그리스도의 향기로운 향기, 녹아져 맛을 내는 그리스도의 소금 같은 삶을 살게 하옵소서.’
나는 워딩 상으로는 약간의 다름이 있을지라도 내용은 이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기도를 날마다 하루도 빠짐없이 있는 힘을 다해 간절히 드리고 있다. 정말로 그리되기를 바라며 드리고 있다. 나뿐 아니라, 집사람과 자식, 손자들까지도 그리되기를 간구하고 있다.
그러며 진정한 마음으로 이런 기도를 드리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있다. 자랑이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랑이 아니라 은혜이다. 기도는 내가 드리지만, 실은 하나님께서, 성령님께서 붙잡아 인도해 주시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니 은혜인 것이다.
나는 자신을 못난이, 완악한 자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조차도 은혜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 같은 나이기에 의인 아닌 죄인을 부르러 오신 그분께서 불러 주셨다는 것을 알고 믿기 때문이다.
20대 초중반에 믿기 시작했으니 60년이 가까워지고 있으나, 아직도 개차반 같은 꼴을 면하지 못하고 있으니 한심한 일이다. 그래도 믿기 전보다는 조금이라도 나아진 것도 사실이니 이 또한 은혜이다.
그리 살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지향점만은 십자가가 분명하니 은혜이다. 그러니 행복하다. 이 세상에서의 하늘나라를 누리며 살고 있는 것이다. 삶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진 못하지만, 그러려고 기도하며 애쓰고 있으니 그만으로도 하늘나라다. 행복하다. 은혜 또 은혜, 감사 또 감사이다. 아멘,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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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모든 죄 사함 받고 주 예수와 동행하니 그 어디나 하늘나라…
...초막이나 궁궐이나 내 주 예수 모신 곳이 그 어디나 하늘나라…
임종석 seok9448@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