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을 사랑했고, 베트남이 사랑한 ‘애국’
(<호치민-혁명과 애국의 길에서>, 다니엘 에므리, 성기완 역, 시공사,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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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 지금은 도시의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 이름이지만 그는 베트남 독립의 아버지이다. 1900년 태어나 식민지로 전락한 조국의 현실과 피식민지 백성으로 겪은 차별 속에 20세기 가장 유명한 독립 운동가이자 공산주의자 중 하나가 바로 호치민이다. 그리고 오늘 소개할 책이 바로 베트남의 역사와 호치민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이다.
호치민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은 여러 가지가 더 있다. ‘호치민 평전(윌리엄.J.듀이커)’과 같은 어려운 책도 있고, 청소년들을 위해 쓰여 진 책도 있다. 호치민이 직접 작성한 옥중일기, 호치민 시집, 연설문과 기고 글 등을 정리한 ‘호치민-식민주의를 타도하라’와 같은 책도 있다. 그 외에도 찾아보면 수많은 책이 있지만, 제가 오늘의 책을 소개하고 추천하는 이유는 이 책의 경우 사진을 비롯한 자료도 많이 있고, 일단 책 자체가 읽기 쉽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호치민 관련 서적인 절판된 상태라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 이 책의 경우, 카카오페이지에 전자책이 올라와 있어서 접근성이 매우 좋기 때문이다.
이 책의 시작이 아마 베트남을 가장 잘 규정하고 있는 말일 듯 하다.
“전쟁, 또 전쟁, 이것이 베트남의 비극이다.” 베트남의 역사는 끝임없는 투쟁의 역사였다. 아마 우리나라의 역사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중국의 북쪽에서 국경을 맞대고 있었다면 베트남의 경우 남쪽에서 국경을 맞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통일 제국이 들어서면 언제나 한반도와 베트남의 중국 통일 제국의 침략에 시달려야 했다. 심지어 베트남의 시초가 되는 왕국의 경우 시발점은 중국의 광저우였다. 우리에게 만주가 고토라면 베트남에게는 광저우가 고토인 것이다.
베트남은 한무제 이후 천년에 걸친 중국 점령과 간섭기를 거쳐야 했다. 독립 이후에는 심지어 남과 북이 분열되기까지 했다. 그러나 중국과의 오랜 투쟁이 우리나라에 민족에게 동일성을 부여했듯 베트남 역시 오랜 투쟁이 베트남의 민족과 언어적 동일성, 그리고 독립성을 부여해주었다. 그러다 남과 북으로 갈라져 있던 베트남이 응우웬 왕조에 의해 통일이 되면서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영토와 외형적인 모습이 잡히게 된다. 그러나 그 통일의 기쁨도 잠시였고, 이내 프랑스의 침략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며, 베트남의 프랑스의 식민지로 전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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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0년 이런 역사적 배경 속에서 피식민지의 백성으로 응우웬신꿍이 태어난다. 그는 출세와 성공에 대한 욕망이 컸다. 식민 시기에 출세란 민족의 반역자가 되는 길일 수 있었겠지만 그럼에도 그는 출사를 원했다. 그러나 현실은 피식민 계층이 그것도 고위 관리 집안이 아닌 사람이 출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 때 유학을 결심하고 떠난 길이 그의 인생을 바꾸게 된다. 그는 프랑스에 머물며 비참한 피식민지 백성의 서러움을 눈으로 보는 동시에 몸으로 직접 겪게 된다. 그리고 국가의 독립을 위한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갔다. 이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이야기의 전개이다. 당시 프랑스가 택한 정치제도(민주주의)를 거부했고, 사회주의자가 된다. 그럼에도 그는 이상적이기보다는 실용적인 면이 강했다. 그렇기에 그는 독립을 위해서는 누구와도 손을 잡을 준비가 되어 있었고, 그 누구의 도움이라도 받았던 사람이다.
그 과정에 그는 이름을 개명하게 된다. 응우웬 아이 꾹(Nguyễn Ái Quốc). 쉽게 말해 이름을 애국(아이 꾹)으로 바꾼 것이다. 그렇게 이름까지 개명해가며 그는 계속해서 독립을 위한 마음을 다잡았고, 독립된 후 하나의 베트남이 되는 순간까지 계속해서 살아간다. 그리고 이 책은 그의 삶과 투쟁의 역사에 대한 기록이다.
베트남은 한국분들이 가장 많이 택하는 여행지 중 하나이다. 그렇게 여행 오시는 분들에게 이 책을 더욱 추천한다. 베트남의 어느 도시를 택해 누구를 만나건 호치민은 모두에게 환영받는 존재이다. 이에 대해 알고 여행지에게 만난 이들과 관련된 대화를 나누다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평생 모든 것을 바쳐 나라와 민족의 독립과 자유를 위해 노력한 사람.
한나라의 통치자였으나 죽을 때 겉옷과 신발 두 켤레만 남기고 간 사람.
유서에 장례식에 인민의 돈과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화장할 것을 부탁한 사람.
그 사람이 바로 호치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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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현 목사 (베트남선교사)
장세현 베트남선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