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홍콩에서는 ‘성소수자’ 인권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 레인보우 워크숍 세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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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P 연합뉴스 2014년 우산혁명 모습 | ||
<홍콩을 떠나는 사람들>
1997년에 홍콩은 중국에 반환되었다. 덩샤오핑은 향후 50년동안 독자적인 법률, 언론, 집회의 자유 등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국과 같은 나라이지만 다른 제도의 일국 양제를 약속한 것이다. 그러나 그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고 결국 2014년 홍콩의 우산 혁명이 일어났다, 쏟아지는 최루액을 우산으로 막아내며 시민들은 저항했다. 이번 레인보우 워크숍에 참여한 홍콩 허브처치의 티모시 (Timothy,41세) 목사와 인터뷰 하였다. 그는 “최근 홍콩에는 국제엠네스티뿐 아니라 진보적 언론사들이 이미 짐을 싸서 떠나 버렸다. 더 이상 정부를 비판할 수 있는 플랫폼이 남겨져 있지 않으며, 자유가 억눌려 아무도 말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베이징은 인권문제를 사사건건 미국과 연결하고 있다. 2020년 이후 홍콩에서는 더 이상 시위가 없고 오직 개인들이 모이는 작은 운동만 있을 뿐이다. 무슨 일을 하려 해도 국가안전기획부의 허락아래서 가능한 상황이다, 이렇게 나빠진 홍콩의 이미지를 만회하기 위해 유일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LGBTQ인권뿐이다.” 이야기를 전하는 티모시 목사는 홍콩 정부가 인권 정부인 체하려는 레이보우 워싱을 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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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허브처치 티모시 목사 | ||
<보수적 교회의 가르침에 질문을 하며>
티모시 목사는 1세대 기독교인이다. 20여 년 전 순복음 교회 소속 단체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그들의 신앙이 너무 극단적이었다고 회상했다. “모두가 죄인이라고 하면서 성소수자들을 콕 집어서 죄인이라고 불렀고, 컴퓨터에 바이러스가 걸리면 그들은 기도했다. 정말 이상한 건 그들이 이스라엘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가자지역에 폭탄을 던지는데 말이다.”티모시 목사는 보수 교회에서 영적인 선물을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경쟁하는 데 사용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새로운 사람들, 경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성서는 새롭게 해석되고 확장되어왔다. 여성신학, 흑인 신학, 해방신학, 민중 신학, 장애신학도 모두 그 흐름을 따르고 있다. 티모시 목사가 성소수자 인권운동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게이 기독교인을 만나게 되면서다. 그가 처음 만난 사람은 미국 선교사였다. 대만에서 그와 함께 일을 하며 친구가 되었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 미국 선교사는 부모도 목사였고 형제도 목사였고, 방언도 하고, 중국어로 설교도 잘하고, 피아노도 쳤다. 게이가 죄라면 어떻게 그가 성령을 받았을까? 왜 하나님은 그에게 그토록 많은 탤런트를 허용했을까? 그를 통해서 성적 지향, 인종, 계급등을 고려한 소수자우선신학(Affirming Theology)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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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브처치 교인들과 | ||
< 신학교에 들어가다>
티모시는 홍콩으로 돌아와 홈리스, 도박꾼, 마약 중독자들을 위한 일을 했다. 주변화된 사람들과의 경험이었다. 사회과학을 공부했던 그에겐 중요한 경험이었지만 예수님이 걸어왔던 길이 아닌가? 그리고 신학교에 들어갔다.
신학교에서는 이미 첫학기때부터 ‘성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어디 그뿐인가 교회 역사속에서 흑인, 여성들을 괴롭힌 역사를 알려준다. 이러한 과정은 성소수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티모시목사는 과거 교회에서 배운 많은 것들을 벗겨내는 (unleaning) 과정을 지나왔다. 그는 물었다. “죄는 무엇인가?” “ 복음은 무엇인가?”
<신학교에서 만난 게이 친구>
티모시 목사가 신학교 2학년이 되었을 때 일이다. 두 명의 학생이 최초로 게이라고 커밍아웃했다, 학교밖에 거주하는 학생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기숙사에 사는 학생 때문에 문제가 되었다. 그와 함께 방을 쓰게 된 학생이 기숙사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 학생 부모들이 불평했다. ‘왜 신학교에서 게이를 받아들이는가?’ 학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학생이 학교를 떠났다. 기숙사는 만약 게이 학생이 룸메이트를 찾지 못한다면 기숙사에 들어올 수 없다고 말했다.
그 당시, 티모시는 생각했다. “ 만약 불의가 있어서 누군가 고통받는다면, 너도 억압자다. 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와 함께 방을 쓰겠다고 나섰다.
“나는 천천히 그의 사랑에 관해 그리고 그가 어떻게 기독교인이 되었고 신학생이 되었는가를 들었다, 나는 침묵하지 않았다, 만약 침묵하면 내가 직장을 얻을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리고 페이스북에 ‘동성애는 죄가 아니다’라고 올렸다, 그러자 많은 사람이 회개하라고 댓글을 달았고 교회 사람들은 티모시와 이야기하지 말라고 했으며 그는 나쁜 영향력 아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학생이 내 의견에 동의했다. 그렇게 우리는 소수자우선모임 (affirmative fellowship)을 함께 했다. 교회 쉼터에서 예배를 드리고, 레즈비언 목사를 불러 학교에서도 예배를 드렸다. 이렇게 그는 집단으로 LGBT를 지지하는 일을 시작했다.”
<왜 LGBT를 지지하냐고? 나는 목사다>
티모시목사는 난민촌 봉사를 하며 여자 친구를 만났다. 그는 성인교육을 하고 여자친구는 아이들을 돌보았다. 여자 친구는 티모시가 LGBT를 지지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LGBT를 도와 바꾸는 것으로 생각했다. 티모시가 변호사 조언을 받는 등 게이 피플의 인권을 위해 일한다는 것을 이야기하자 약혼자는 놀랐다,
“ 우리의 가치가 다르다는 것이 드러났다. 난 낙태에도 여성들의 선택을 존중한다. 그러나 이것이 생명권에 위배된다며 그녀는 화를 냈다. 당신은 왜 생명을 잘 존중하지 않는가? 라고 말했다. 이후 이혼에 관해 물었다. ‘가정에 학대가 있다면 이혼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응답하자 그녀는 충격을 받았다. 미래에 우리 사이에 문제가 있다면 나와 이혼할 것인가? 라고 그녀는 물었고 이것은 함정이었다. “이렇게 티모시목사는 약혼자와 헤어졌다.
사람들은 이성애자 티모시가 왜 LGBT를 지지하냐고 묻는다. 그는 답한다. ” 난 목사다“ 비기독교 지지자들도 물었다.” 왜 당신은 여전히 기독교인인가? “티모시 목사는 너무 여러 사람 눈에 평범하지 않았다. 그는 2년 정도 상담사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나는 누구인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고 극복했다,“
<에큐메니컬 운동이 중요한 이유는?>
”나는 신학교에서 ‘성육신’은 하나님이 백인이 되려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 신은 흑인이든 황색인이든 모두가 될 수 있다. 우리는 각자의 문화 전통을 이용해 기독교인이 될 필요가 있다. 굳이 다른 사람을 따라 할 필요가 없다. 우리 모두 다른 노래를 부른다. 이것이 다양성이다. 모든 것을 다르게 만든 것이 신의 창조다.“
”에큐메니칼은 당신이 내가 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너에게 가서 네가 보는 것을 통해 배우는 것이다. 이것은 아주 풍성하고 다양하고 재미있고 신난다. 게다가 에큐메니칼은 저세상이 아니라 (구체적인) 이 세상에 있다. 인권을 위해 싸우는 것이고 그 안에서 사회 진보를 보았다. 흑인 노예, 시민운동, 페미니즘 등 나는 발전하는 것을 본다. 세상은 점점 더 좋아진다. 그래서 이 운동에 함께 하고 싶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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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바뀔 때 교회는 변한다, 지금 변화하는 홍콩에서 교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 교회는 항상 증언자였다. 하나님의 현존을 증언하는 자리가 아닌가? 나는 난민촌에서 활동하며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중동 남아메리카, 인도, 스리랑카…. 그들은 정말 놀라운 이야기를 해주었다. 어떻게 정의를 위해 싸우는가? 어떻게 고통을 당하는가? 그들이 겪었던 고문이야기도 들었다,“
”나는 홍콩의 상황이 나쁘다는 것을 안다. 살해 실종 등을 위해 싸운다. 포기할 이유도 없다. 깨어진 것이 있다면 당신은 그것을 채워야 한다. 깨어진 곳이 바로 희망이다. 교회는 가장 어려운 시기에 증인이 되어야 한다. 더 힘들 때 교회는 더 크게 소리쳐야 한다. 평화로울 때 교회는 침묵한다. 모두와 함께 즐겁게 지낸다. 가장 힘든 시기에 교회는 함께 소리를 높이고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 이것이 교회의 미션이다.
<권력에 의해 지배되는 교회를 어떻게 막을 수 있는가? 다양성을 확보하는 길이 있는가? >
“시스템을 통해서다. 우리는 파워의 존재를 부인할 수 없다. 파워는 .항상 거기에 있다. 우리가 하는 것은 ‘책무, 책임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가시화와 투명성(visible, transparency)이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시스템이며 조직이다. 목회자가 영원히 목회 자리를 잡을 수 없다. 특정 기간만 하도록 파워를 제한한다. ”
“우리 교회는 운영위가 있다. 한국의 장로같은 것이다. 이들은 사람들에 의해서 뽑힌 사람들이다. 2년 동안 일하며 3번 연임할 수 있다. 장로가 있다. 그들은 평생직이다. 그들은 교회를 돌보는 일을 한다. 예배를 인도하고 기도할 뿐이다. 그러나 교회의 정책을 결정할 수 없다. 그들의 역할은 목회적 사역이다.
정책, 방향 그리고 경영은 목사와 운영위에서 한다. 장로는 돌보는 일에 집중한다. 영적인 측면에서 그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나님이 부른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에게 경영하라고 부르지는 않았다.
우산 혁명을 지나온 청년목사 티모시는 독립교단이다, 그는 그저 생존을 위한 목회가 아니라 성공적인 목회를 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것의 대안이 바로 ’포괄적 교회(inclusive church) 라고 말한다, 허브처치를 통해서 그는 동성애 인권뿐 아니라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동물권을 확장하며 현재 홍콩관련 다큐를 찍기도 한다, 이것을 직접 상영하기 어려워 사람들을 직접만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새로운 세대를 위해 상상하기>
티모시목사는 이번 워크숍에 참여하며 ”한국 상황을 보니 10여년전 대만과 홍콩의 모습 같다, 난 새로운 사람들에게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Q&A, 무지개 신학교 등의 활동을 보고 놀랐다. 내가 앞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한국 사람들은 교단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교단 밖에서 어떻게 생존해야 하는가를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난 미래에 국제 연대가 더욱 강해져야 한다고 믿는다, 홍콩과 대만의 보수 교회는 연대하고 연결하며 함께 일한다, 서로 정보를 나눈다, 포괄적인 교회도 연결되어야 한다, 함께 워크숍을 하고 훈련을 해야 한다.
”젊은 친구들의 언어는 바뀌었다. 새로운 방식의 커넥션이 필요하다, 새로운 비전, 공통의 비전을 걱정 없이 그저 상상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 교회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각자의 언어로 그것을 기술해 볼 필요가 있다, 에큐메니칼은 그런 것이 아닌가, 새로운 세대를 위한 포용적, 에큐메니컬 그리고 소수자우선교회 (inclusive, ecumenical, affirmative church를 상상하는 그런 것 말이다.
최형미 choihyungmee@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