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을 패러디한 독특한 상이 있다. 바로 ‘괴짜들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이그노벨상(Ig Nobel Prize)이다. 과학적인 업적 가운데 재밌거나 엉뚱한 연구 결과에 수여 하는 이그노벨상은 1991년 미국의 유머 과학잡지 '기발한 연구 연감(Annals of Improbable Research)'에 의해 제정됐다.
2020년 이그노벨상 심리학상은 ‘눈썹의 생김새를 통해 나르시시스트를 분별하는 법(Eyebrows cue grandiose narcissism)’을 연구한 캐나다 토론토대 미란다 지아코민(Miranda Giacomin)박사와 니콜라스 룰(Nicholas O.Rule)박사가 수상했다. 이들의 연구는 2018년 ‘성격학회지(Journal of Personality)’에 발표되었는데 연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들은 얼굴 생김새만으로 나르시시즘, 즉 '자기애'가 강한 사람을 구별할 수 있다는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눈썹이 결정적인 요소라는 가설을 세웠다. 실험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토론토 대학교 39명의 학생의 사진을 찍어 본인에게 보여준 뒤 자신의 자기애 성향을 평가하라고 했다. 1(자아도취적이지 않음)에서 8(극도로 자기도취적)까지의 척도로 등급을 매기도록 했다. 두 번째는 그 사진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이 사람의 자기애 성향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평가하게 한다. 역시 동일한 방법으로 등급을 매기도록 했다. 두 점수가 얼마나 유사한지를 보면 평가가 신뢰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얼굴을 보고 자기 성향을 평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때 연구진은 눈썹과 눈 부분을 가린 사진을 보여줬다. 실험 참가자들은 일부 사진들 중 눈썹을 가린 사진보다는 눈썹을 드러낸 사진에 더 높은 점수를 줬고. 눈썹이 가까이 모여 있을수록, 진할수록, 두꺼울수록, 숱이 많을수록 더 높은 점수가 매겨졌다. 결국 눈썹으로 특정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사람이 얼마나 자기애적 성향에 사로잡혀있는가를 볼 때 눈썹을 보면 알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캐나다 맥이완(MacEwan) 대학에서 39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비슷한 연구의 결과에서도 얼굴 전체에서 눈썹을 가렸을 때 나르시시스트 점수의 정확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눈썹이 상대의 나르시시즘 인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또한 연구의 결과 과도한 나르시시즘을 갖고 있는 사람의 경우, 눈썹의 밀도가 높고 더 빽빽한 경향을 보였다고 했다.
이런 연구들은 나르시시스트의 특징을 알아보고자 한 흥미로운 시도들이다. 하지만 이 실험과 연구는 “행동관찰이 아닌 척도를 사용했다는 점, 연구 참여자가 모든 사람을 대표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인과관계를 역으로 해석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런 특징을 보이는 눈썹을 가진 사람을 무조건 나르시시스트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최근 계엄과 내란의 대표적 주동자 중의 하나였던 전 국방부장관의 눈썹이 위에서 언급한 눈썹의 특징을 정확하게 나타낸 것을 보면 위의 실험과 연구결과는 매우 설득력이 있다고 여겨진다. 그 사람이 나르시시스트인지 알고 싶다면 제일 먼저 눈썹을 살펴보라. 도움이 될 것이다.
임석한 목사(성복교회)
임석한 skygrace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