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최 집사는 한 달 넘게 감기로 고생했습니다. 열은 없는데 기침과 몸살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겨우 몸이 나아지니 이번에는 입맛부터 잃어버렸지요. 자주 다니던 회사 앞 맛집도 예전처럼 맛있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감기약을 오래 먹은 부작용이 아닌가 싶고, 이 기회에 다이어트라도 해볼까 싶었습니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식욕이 있습니다. 식욕을 돋우는 것은 혀에 있는 미각세포입니다. 사람이 음식을 먹거나 마실 때, 입 안 신경세포가 그 맛을 음미해 뇌로 신호를 보내주니, 기분도 좋아지고 만족감도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커피에는 약 800가지 이상의 향기 성분이 있지만, 맛만 놓고 보면 쓴맛, 단맛, 신맛, 짠맛, 그리고 감칠맛까지 다섯 가지뿐입니다. 이 맛들은 모두 커피에 원래 들어 있거나, 커피를 볶는(로스팅) 과정에서 생겨납니다. 그리고 이 다섯 가지 맛을 완성해 주는 맛이 바로 감칠맛입니다.
감칠맛은 다시마 육수나 표고버섯, 멸치 국물 같은 데서 많이 느껴지는 맛이지요.그런데 커피에서도 이런 맛을 ‘우마미’라고 부릅니다. 일본어의 ‘우마이(旨い, 맛있다)’와 ‘미(味, 맛)’가 합쳐진 말인데, 1908년 일본 화학자 이케다 기쿠나에가 다시마에서 글루탐산을 발견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그는 글루탐산이 바로 감칠맛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조미료 MSG(글루탐산나트륨)도 개발하게 되었지요.
맛없는 음식도 조미료가 들어가면 훨씬 맛있어집니다. 한동안은 우리나라에서 “MSG가 건강에 해롭다”라는 얘기가 있었지만, 근거 없는 낭설이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음식을 찾아보기조차 어려울 정도입니다.
어떤 맛이 나야 커피가 좋은 커피로 평가받을까요?
쓴맛이 너무 강하면 정말 쓰기만 한 커피가 되고, 신맛이 지나치면 마시기 힘들어집니다. 결국 단맛, 쓴맛이 모두 적절히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거기에 감칠맛까지 더해진다면 아주 훌륭한 커피가 완성되지요. 감칠맛은 커피의 부족한 맛과 향을 보완해 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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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도 다양한 교인들이 있습니다. 쓴소리를 잘하는 교인도 있고, 톡톡 튀는 신맛 같은 교인도 있지요. 아주 부드럽고 친절한 교인도 있고, 조금 재미없고 무미건조한 모임도 그 교인만 오면 신기하게 활기가 살아나는 소금 같은 교인도 있습니다.
누구 하나 과하게 튀지 않고 서로 균형이 잘 맞으면, 모두 다 소중한 교회의 일꾼이 됩니다. 그런데 거기에 감칠맛 나는 교인이 들어오면 어떨까요? 그때부터는 교회가 정말 맛있고 향기롭고 행복해지는 교회가 될 것입니다. 지금은 교회마다 감칠맛 교인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최우성(태은교회 담임목사, 강원대학교 커피과학과 교수, 감리교신학대학교 평생교육원 교수, ph.D, D.Min)
최우성 ws_40@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