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아코니아는 교회의 본질로서 설교와 동등한 위치에 있어야 한다.
(1) 그동안 디아코니아학은 전체 신학 내에서도 실천신학 안에서도 그 자리를 얻지 못하였던 게 사실이다. 그것은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목회교육과 총체적 신학의 발전사와도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필리피에 따르면, 실천신학 안에서 목회관련 교과과정이 사회 실천적 이론작업에 대한 요구가 절실함에도 불구하고, 전통적 목회교육과정에만 집중되어왔다는 견해이다.
개신교 신학은 상대적으로 개인에게 향하는 선포에 집중한 나머지, 선포된 말씀에 대한 순종의 삶으로서의 실천을 위한 사회문제 설정과 사회 윤리적 문제들에 대한 성찰을 제시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순종하라! 고만 선포하고는 어떻게? 무엇으로? 순종하는지를 안 가르쳐 온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설교로 선포된 말씀은 행동의 증언으로 전환되어 사회봉사 속에서 육화 되어야 한다. 여기에 이를 담당해야 할 디아코니아학이 실천신학 영역 속에 자리 잡아야 하는 확고한 이유이다. 이렇듯 디아코니아학은 말씀선포의 언어행위를 행동 실천적 언어행위로 변화시켜주어야 하며, 이 양자 간이 사회적인 상호행동의 대화 형태로 전환시켜주어야 함을 말한다.
이에 기초된 디아코니아 활동은 선포된 말씀이 침묵의 행동으로 증언되고, 이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이 행동으로 확증되는 것이다. 이는 곧 하나님의 사랑이 신앙인(교회)을 통해 이웃사랑의 실천으로 나타남을 말한다. 한 마디로, 디아코니아는 교회의 본질로서 교회에서의 말씀선포인 설교와 동등한 위치에 있어야 한다.
성만찬의 빵과 포도주에 대한 의식적이고 예전적인 행위는 전승사적으로 볼 때, 예식적 행위보다 더 분명한 것을 전해준다. 즉, 원시기독교 공동체는 주의 만찬을 배부르게 하는 식탁 봉사로 현재화 시켰던 사실을 볼 수 있다. (고전 11:22). 이와 같이 주의 만찬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사랑이 공동체적으로 함께 사는 실천적 삶으로 현재화 되는 예전적 행동을 강조하고 있다.
(2) 디아코니아학은 단순한 실천신학 차원이 아니라, 신학전반에 걸쳐 특별히 주제화 되어야 한다. 따라서 디아코니아학은 다른 신학적 분야의 원리들에 대해서도 자신과의 관계를 규명하고 설정해야 한다. 다아코니아학은 교회봉사의 역사적인 사건과 관계하기 때문에 교회사와 관계를 갖는다. 디아코니아 활동을 중심한 교회사는 물론, 교회의 정치적 사회활동에 대한 교회의 영향력 측면에서 교회사의 관점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무엇보다도 조직신학과의 관련성도 중요하다. 디아코니아학은 신론, 기독론, 성령론, 신앙론, 구원론, 종말론, 교회론 등의 조직신학적 주제들을 디아코니아학적 실천조직신학으로 재작업을 해야만 한다. 이것이 바로 그 동안 실천을 도외시한 신학적 이론이 교회의 실천적 삶과 더불어 서로 상호작용 할 수 있도록 회복시키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이는 실천적 삶이 배제된 교의학이 무의미한 죽음의 신학이듯이, 실천조직신앙에 근거하지 않는 디아코니아 실천은 일반 사회사업의 경영으로 전락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회와 신앙인의 바람직한 디아코니아 활동을 위해서 ‘디아코니아 교의학’이 재정립 되어야 한다.
또한 기독교윤리학과의 관련성이다. 전통적인 기독교윤리학이 주로 순수한 이론적인 가르침에 머물렀다면, 디아코니아학은 실천적인 신학윤리로서, 교회의 사회봉사적 형태들을 고려하는 사회윤리로서의 ‘디아코니아 윤리학’이어야 한다.
따라서 교의학적인 교회론은 디아코니아 관점으로 확장 되어야 하며, 신학적인 윤리는 디아코니아 관점으로 현실 속에서 구체화 되어야 한다. 나아가 교회에 대한 이해도 봉사하는 공동체로서의 교회이해로 발전되어야 할 것이다.
상기의 상당부분은 지난해 경기연회 예수학당 주관으로 개최한 제3회 웨슬리 목회세미나에서 발표된 내용으로, 박인갑 목사(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 Ph.D)의 논문에서 저자의 허락을 받아 발취 인용하였다.
경기연회 남양지방 원천교회
곽일석 목사(iskwag@naver.com)
곽일석 iskwag@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