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부의 선거인 수보다 투표용지 2장 더 나왔다”
2표 차로 갈린 남부연회 감독선거가 결국 소송으로 번졌다. 남부연회 감독선거에서 2표차로 낙선한 오금표 목사측의 감시위원 이수희 목사, 이장호 장로, 참관인 김기수 목사, 조흥준 장로 등 4인은 황병원 선거관리위원장을 상대로 ‘남부연회 감독 선거가 무효임을 확인하고 재투표를 시행할 것’을 구하는 소송을 9월 30일 총회특별재판위원회(위원장 최종호 목사)에 제기했다. 기감 제36회 총회의 감독·감독회장 선거를 치르고 나서 제기된 첫 소송이다.
이 소송은 당초 28일에 남부연회 선관위원 4인을 직무유기와 개표위반을 이유로 고발하는 고발장을 임시로 제출했다가 30일 정식소장 제출 시 선거무효와 재투표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으로 바꼈다.
원고들은 남부연회 감독선거가 선관위원들의 선거관리 부실과 위법, 선거인 명부상에서 확인된 투표인 수와 개표결과가 다른 점, 그리고 투표함이 봉인되지 않고 방치되다가 총회 본부 선관위로 송부된 점 등을 지적하며 남부연회 감독선거무효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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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인을 배제한 무효표 판정
1차 개표결과 초박빙 표차이로 승부가 갈리자 재검표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1차 개표 결과와 재검표 결과가 일치하지 않자 선관위원들이 무효표를 판정했는데 이 과정에서 참관인들을 배제한 것을 두고 원고들은 선관위원들이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선관위는 양측 참관인들에게 1차 개표에서 분류된 서로의 무효표를 골라내게 하는 방식으로 재검표 했다고 한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그 결과 이웅천 후보측 참관인은 오금표 후보에게 기표한 표묶음에서 무효표 4개를 골라내고 오금표 후보측 참관인은 이웅천 후보에게 기표한 표묶음에서 2개를 골라냈다고 한다. (다른 버전도 존재한다. 선관위원과 종사자들이 참여한 1차 개표시 9장의 무효표가 발견되었고 참관인들이 가세한 재검표시에도 추가 무효표가 발견되었는데 그 중에 2장이 무효표로 인정되었다는 증언도 있다.)
이 과정에서 이웅천 후보측 참관인이 오금표 후보의 표묶음에서 이웅천 후보에게 기표된 투표용지 1장을 찾아냈다고 한다. 이 1장의 투표용지 때문에 1차 개표에서 1표차거나 동수였던 결과가 검표후 바뀐 것으로 보기도 한다.(재검표에서 3표차로 이웅천 후보가 앞서다가 1개가 무효처리 되면서 2표차가 됐다는 증언도 있다.)
재검표에서 모두 6장의 투표지가 무효표로 걸러졌는데 문제는 선관위원들이 6장의 표를 무효처리하는 과정에서 참관인들을 배제했다는 데 있다는 것이 원고들의 주장이다.
원고 중의 하나가 무효표 판정과정에 참관하겠다고 요구하자 선관위원이 ‘무효표 선정 권한은 선관위가 가지고 있으니 참관인은 제외하겠다’며 참여시키지 않았고, 무효표 판정이 끝난 이후 무효표를 확인하고 싶다는 요구 또한 ‘분쟁의 소지가 있으므로 불가하다’는 응답으로 거절하더란 것이다.
그렇게 참관인이 무효표 확인을 두고 20여분간 실랑이를 벌였으나, 무효표를 확인하지 못한 채 한번 더 재검을 하여 2차 검표와 차이가 없자 개표를 마무리하고 발표까지 했다는 것인데, 원고는 “무효표 판정의 권한은 선관위에 속한다 하더라도 개표 및 재개표 과정에서 참관인의 참관을 거절한 것은 명백한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원고들이 무효표에 민감해 하는 이유는 무효표의 판정 여부에 따라 당락이 바뀔수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만일 오금표 목사의 무효표 4표가 사실은 무효표가 아니었다면 오금표 목사가 2표차로 당선됐을 것이란 뜻이다. 선관위원들이 무효표 판정에 참관인을 배제했기 때문에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이런 주장도 가능하게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
개표용지 봉인 여부 및 송부의 시기
원고들은 개표작업을 마치고 봉인된 상태로 총회 본부 선관위로 송부되어야 할 투표함이 봉인되지 않은 채 선거 다음날 아침까지 방치되다가 오후 늦게서야 총회 본부로 송달한 사실이 확인된다며 선거관리가 총체적으로 부실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 지금이라도 총특재에서 무효표를 확인해 보면 될 듯하나 봉인되지 않은 채 밤새 방치되었기에 ‘손을 탔을 것’이라는 이유로 오금표 목사측에선 무효표 확인을 수용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남부연회 선관위원들은 선거 당일 개표를 마치고 투표함을 봉인을 하지 않은 채 투표장소였던 남부연회 사무실에 맡기고 귀가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원고측은 경찰을 대동하여 남부연회 본부에 설치된 CCTV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선거다음날 아침 9시경에 한 선관위원이 투표함이 보관된 장소에 연회 총무와 함께 들어가 검은색 가방에서 투표용지를 꺼내 책상에 펼치는 장면과 신원미상의 여성 등 세 사람이 대화하는 장면을 포착했다고 본지에 알렸다. 그리고 이를 무언가를 꾸미는 심각한 불법행위로 규정했다.
연회 총무는 이 장면에 대해 선관위원이 무효표를 보여주는 것에 대해 놀랐고 아직 투표함이 총회본부로 송부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얼른 투표함을 송부하라고 채근하고 나온 것이 전부라고 해명했다. 영상의 여성은 선관위원의 가족으로 알려졌다. 연회본부는 선거일(26일)과 이후 27일, 28일 등 3일치의 CCTV영상을 모두 확보하고 있으며 요청이 있을 경우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CCTV를 확인한 연회본부는 투표함을 보관하고 있던 밤사이에 특이점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선거인 1,030명 보다 2장이 더 나온 개표 결과
원고들은 소장에서 남부연회 선거의 명부상 투표인 수는 1,030명이었던 것에 반해 기표된 투표용지의 수는 1,032표로 확인되어 추가된 2표의 출처를 알 수 없다며 부정선거 의혹 제기와 함께 “투표용지의 수가 명부를 확인한 수보다 많은 때에는 재투표를 한다. 다만 투표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할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교리와 장정 의사진행 규칙 【694】 제25조 투표용지의 수)”는 조항에 따라 재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초과된 2표의 투표용지 수는 마침 두 후보의 표차와 동일해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원고들의 주장이다.
표차이가 발견되자 선관위가 명부와 투표용지를 다시 확인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누락된 1표를 찾았고 이 때문에 나머지 한 장이 오금표 목사의 표로 간주되어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이웅천 후보의 당선 역시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선관위의 주장이었다.
문제는 누락된 표를 찾은 시점이다. 선거 당일이 아니고 다음날 오전이었다는 것인데, 이 때문에 원고들은 봉인되어 있어야 할 투표함이 무단으로 개봉되었음이 확인될 뿐이라고 주장하며 참관인 없이 확인한 1표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무효표를 인정하지 않듯이 새로 찾았다는 이 1표에 대해서도 ‘손을 탔을지 누가 아느냐’는 이유에서다.
원고측은 27일 아침에 모 선관위원이 봉인되지 않은 투표함을 가지고 밖으로 나갔다가 오후 3시경에 택배를 이용해 총회본부로 송부하는 데 까지 걸린 ‘사적으로 보관된’ 6시간 동안 ‘무슨 일이든 일어 날 수 있었다’고 보면서 “이상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선거는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는바 무효가 되어야 함이 타당하니 감독선거가 무효임을 확인하고 재투표를 시행하도록 결정해주시기 바란다”고 총특재에 요청했다.
이처럼 선관위원회의 미숙한 선거관리가 확인되고 마침 매우 근소한 표차이로 낙선한 오금표 목사측은 의혹을 한 껏 제기하면서 선관위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다만 감시인과 참관인들이었던 이 사건 원고들이 왜 개표 당시에 끝까지 무효표를 확인하려 들지 않았는지, 그리고 투표함 미봉인을 지적하지 않았는지는 의문이다. 원고들 주장대로 선관위원들이 서명을 재촉하였고 총회 본부 선관위에서도 개표결과 송부를 재촉하여 왔기 때문에 서명할 수 밖에 없았다고는 하지만 미심쩍은 상황을 해소하지 않고 개표결과에 서명하였다가 뒤늦게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참관인이나 선관위원 모두 미숙한 선거관리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
이웅천 당선인측 "개표결과 동의하고 왜 문제 삼나"
이처럼 오금표 목사측이 이번 선거 결과에 불복을 선언하고 선거무효와 재투표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이웅천 당선인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웅천 당선인은 “이 사건이 당선증까지 받고 선거가 끝난 후에 벌어진 일이므로 이후의 사안과 분리하여 살펴야 한다”며 미숙한 선거관리로 인해 벌어진 소동에 억울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또한 자신은 이 사건에 피고가 아니고 행한 일이 없으며 개표에 관여한 바도 없으므로 선관위의 대응을 지켜 볼 수 밖에 없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이웅천 목사측의 한 참관인은 “현재 보도되고 있는 뉴스 중에 사실이 아닌 것을 많이 얘기하고 있다”며 답답해 했다.
이 참관인은 “개표당시 무효표의 판단기준과 처리에 대해 선관위가 설명을 했고 먼저 개표했던 감독회장 선거 개표 결과에서도 명부의 선거인 수보다 1개 많은 1031표가 나왔으나 선관위가 일단 개표한 수를 가지고 계수하자 하여 상대 참관인도 문제삼지 않았고 감독선거 개표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하겠다며 선관위의 협의 요청에 대해 동의하고 개표했던 사안인데다 서로가 수차례씩 검수를 완료했으며 개표결과에 동의한다고 결과지에 서명해 놓고는 이제와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입장이었다.
이 참관인은 자신이 참여한 당선증 전달시 까지의 사안에 대해 원고의 소송에 피고보조참가인으로 참여하여 반론을 펼치기를 원했다. 이후의 사안은 선거결과에 상관이 없는 선거후관리의 문제일 뿐 당락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사건을 맡은 총특재가 임기를 만료하는 오는 10월 말까지 어떤 결론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회기가 바뀐 후에도 총특재가 꾸려지기까지 시일이 걸리기에 결론이 나기까지는 상당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선거무효를 주장하면서 재선거가 아닌 재투표를 주장하는 이유에 대해 원고는 “투표용지의 수가 명부를 확인한 수보다 많은 때에는 재투표를 한다. 다만 투표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할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는 장정 조항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선거무효와 재투표가 양립할 수 있는지에 따라 청구취지의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장정은 선거무효시 재선거만을 명시하고 있다.
원고측은 이 사건을 사회법정으로 가지고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이웅천 목사의 취임을 막기 위해 사회법정에 가처분 신청을 할 것이라고 오금표 목사의 한 측근이 밝혔다. 감리회에 또 법정의 시간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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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자득 webmaster@dangdangnews.com
